무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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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사람들

0 개 2,260 정윤성

몇달전 가볍게 계획한 베트남 여행을 지금 하고 왔다. 참 더운 나라다. 시원해도 30도 이상이다. 충분히 차갑게 보이는 호텔 수영장은 늘 생각보다는 따뜻했다. 건기와 우기.. 두 계절만 존재한다는 이곳. 지금이 우기라 건기가 좀 더 여행하기가 쉬우리란 상상을 하다가 같이 메콩강 일일투어에서 만난 이곳 출장 일정 중인 삼성 직원의 한마디에 이렇게 무덥고 비오는 이 계절의 여행 시기가 좋은 때란 걸 알고는 조금 덜 더운느낌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내 어릴적 뉴스보도나 관련된 주변 분들뿐만 아니라 즐겨 보았던 관련 영화로 기억나는 건 전쟁에 관련한게 전부인 나라. 베트콩에게 마지막 남은 도시 사이공은 저 바다 멀리서 화염에 휩싸인 항구의 영상이 까마득한 기억으로 스쳐가고 장비도 제대로 없었던 불쌍한 보트피플의 기억으로 어렸던 나에겐 적지 않은 충격으로 기억되어 있다. 베트콩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저랬을까? 백문의 글을 통한 반공교육보다 한쪽으로 기울었던 당시 다큐멘터리는 어렸던 나를 반공주의자의 대열에 서게 하기도 했던 그런 나라 베트남은 어떤 국가보다도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 난 이 나라를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여행을 갔다. 어렸을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면 왠지 숙연해기기도 미안하기도 하는 출처가 불분명한 감정이 여행 시간동안 늘 내마음의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뭐지? 잘모르겠다. 분석이 쉽진 않지만 대충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베트남전쟁 이후 전쟁 복구와 제초제로 인한 전 국민들의 전후 고통, 또 작고 왜소한데 얼굴색도 한국인보다 진해 볼품이 없어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경제 개발 수준, 국민 생산 수준 등 내머리속 정보들은 내가 그들을 다소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위험성이 다분히 있는 감성적이면서도 인종차별적 발상이지 않을까 하는 추리을 해봤다. 형님벌인 세째 동서께서 이곳 베트남 현지 사업체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는 이유가 아니었다면 오지 않았을 나라.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을 지금 해본다.

 

이 나라 사람들이 낙천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게을러 보이진 않았다. 끊임없이 다니는 분주한 그리고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도 소통에 문제가 없는 도로를 다니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난 시내를 다니는 동안 늘 그 사람들의 표정을 보려 애썼다. 어찌 표정만을 가지고 행복지수를 확인할 수 있을까만은. 떠나 오는 옛 사이공 시민들의 표정, 비가 때려 오는데 온 몸이 젖어 가고 있고 차로 부터 튀여 오는 도로가의 흙탕 물, 오토바이 나라 베트남이지만 우의 하나 걸치고 얼굴을 때리는 비를 아랑곳하지 않으며 게다가 무더위까지 하나 더 얹힌 계절이라면 내가 평소에 엄청 행복하다 한들 그 환경의 스트레스는 곱게 얘기해서 좀 높다는 거지 X 나게 짜증나는 상황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이러한 자연 환경에도, 끼어들거나 좀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상대 운전자에게도 그들의 표정은 일그러지지 않는다. 참 오랜 시간동안 이런 환경을 참아와서 그런가? 참을성이 많은 사람들임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삼성갤럭시노트 신형이 아닌데도 빗속 운전중에 전화 통화를 하고 어린 딸이 두손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빠는 한손은 딸을 잡고 한손은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가는 모습, 때려 오는 빗방울이 눈에 들어 갔는지 눈을 비비며 오토바이 운전을 하는 아가씨, 수백대의 자전거와 자동차가 섞여 직진으로 오는 상황에서도 다 세우고는 좌회전하는 택시 그러나 소리치거나 삿대질은 찾아 볼 수 없다. 혹여나해서 가로질러 가는 차 때문에 서있는 수백대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의 가장 앞줄에 있는 사람들 표정을 보았다. 아무도 인상이 구겨진 사람이 없었다. 낙천적인 사람이 아니고선 생활이 안되는 곳이 바로 호치민 시티었다. 

 

그리고 재밌는 사실은 내가 다녔던 그 어느 도시보다도 영어 소통이 문제가 없는 나라였다. 하다못해 코코넛을 파는 등짐지기도 영어로 자기동네 지나갈때 거리 안전 교육과 볼거리를 안내하면서 코코넛을 덤으로 파는 모든 언어를 영어로 한다. 그리고 평소에 만났던 그 사람들은 참 친절했다. 관광서비스 종사자들이 교육이 잘되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베트남! 내가 알고 있는 미국 역사 중 유일한 대미국 승전국이다. 한 2년전 어느 날 미국을 비난하는 큰 아들에게 “아들아! 미국이란 나라는 싫어하기엔 너무 강하다.” 라고 했던적이 있었다. 화폐전쟁을 읽고는 더욱 이해를 하게된 나는 늘  미국이란 정부는 예산확보를 위해 또한 국가 유지를 위해 그리고 정부와 그들 미국의 경제를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가진 나라!  미국은 전쟁에는 전지전능 수준의 국가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었다. 그 어떤 강대국도 패했던 미국을 이긴 대단한 나라임에도 내가 만난 그들은 자랑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설명을 하니 긍정만 할 뿐이다. 나서서 자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저렴한 소비자 가격들은 나를 더 기분좋게도 하지만 미안하게도 했다. 이렇게 생각할란다. 그들이 선량하기 때문이라고. 언젠가 다시 올 베트남...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미국에 승리한 국가와 국민들은 지금 다시 자본주의로 달려가는 중이다. 조금은 씁쓸했다. 다음에는 세계 최강의 전쟁 영웅들이 살고 있는 저 북쪽 하노이를 가보고 싶다는 섕각을 해본다. 베트남~ 나와 내 조국 한국에게 좋은 걸 많이 주었고 또 주고 있는 나라이고 사람들이다. 잔혹했던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 달라 하지 않는다. 이 곳에 사업하러 오는 좋은 목적 외에 값싼 섹스관광을 하러 오거나 감히 베트남이란 나라의 경제 수준을 가지고 돈을 벌려는 이들을 하대하려 한다면 위험한 생각일 것이다. 이번 여행으로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상상 이상으로 강한 사람들임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아듀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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