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하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이름에 대하여

0 개 2,659 오소영

선영. 세영. 은영. 한결같이 고운 여자들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 이름의 주인들은 모두 남자들. 내 남자 형제들의 이름이다.

 

그 중에 진영이 있다. 남자 이름같은데 여자다. 그게 바로 내 이름이다. 뭔가 한참 잘못되어 뒤바뀐것 같다. 왜 남자들에게 여자 이름을 지어주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 투정을 참 많이했다. 나는 왜 오빠처럼 예쁜이름 안 붙여주고 남자 이름이냐고. 오빠 이름하고 바꾸면 안돼냐고 떼를 쓰기도했다.  

 

“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란다”

 

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 안 계셨다.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뱃속 애기가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생전에 지어놓으신 이름을 그냥 배당받았던 것이다. 오빠도 나처럼 불평을 했을까? 왜 여자 이름이냐고.

 

“고얀것들, 너들이 이 할비의 뜻을 거역하고 바껴나온 것도 모르고....” 할아버지의 노한 말씀이 어디선가 들려오지 않을까?

 

학교다닐 때. 일본식 이름이 싱에이였다. 그 이름이 너무 싫어서 어린 마음에도 학교다니기 싫기도 했다. 싱에이가 뭐야? 해방이 되었을 때 광복의 기쁨보다 싱에이란 이름을 떨쳐버린게 더 마음이 가벼웠다. 진영이 맘에 안들었지만 싱에이는 더더욱 싫었다. 옥자 애자 순자. 그런 이름들이 부르기 쉽고 부러웠다.

 

자짜 들어가는 이름이 전부 일본식 이름이라는걸 커서야 알았다. 바꼈거나 말았거나 우리 할아버지는 그게 싫었던것 같다. 할아버지가 대단한 애국자였는지 그건 듣지 못했다. 그러나 대단한 분이었다는걸 어렴풋이 짐작을 했다. 그것도 아주 나중에. 뒤늦게 이해를 하게되었다.

 

처녀때. 영화 춘향전에 나온 조미령 이란 배우가 있었다. 아름다울미(美)자에 방울령(鈴)을 쓰는 이름이었다. 난 그 이름에 요즘말로 뿅 갔었다. 이름만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조미령 춘향이. 수차례 춘향전이 더 나왔지만 그이만큼 단아한 춘향이는 다시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생김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 이름만이라도 닮고 싶었다. 똑같이는 할 수 없고 뒤집어서 령미라고 스스로 고쳤다. 친구들한테 편지를 써서 령미라는 이름으로 보냈다. 새 이름 다지기 작업이었다. 누구는 전봇대에 새 이름을 크게 써서 여기저기 붙여놓으라고도 했다. 그래야 세상에 내 이름으로 알려진다나. 이름을 더렵혀도 불효라는데 아예 버리려는 불효를 했던 철부지였다. 

 

그 시절 윤달드는 해에 이 고치면 탈이 없다고 생이를 뽑고 금이를 해 박던게 유행이었다. 오늘날 성형이 유행이듯 아가씨들이 누렇게 금이를 박고 해맑게 웃던 때였다.

 

나같은 겁보는 그런건 죽어도 할 수 없었다. 겁 안나고 돈 안드는 이름 뒤집는게 고작이었다.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던가. 웃기는 옛날 이야기다.

 

아이들을 낳고부터 내 이름은 잊어버리고 살았다. 누구엄마라는게 내 이름이었다. 그 엄마라는 이름같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호칭이 어디 또 있을까? 그 때는 내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해 낼 일이 없었다. 그냥 엄마면 만족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나는 두개의 이름을 더 얻었다. 하느님의 귀한 자녀가 되면서 대모님이 지어준 영세명 안젤라가 있다. 어차피 영어 이름이 필요한 이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잘 쓰고 있다.

 

이제 또 하나 소영의 사연을  말해야 할 차례다. 필명이겠지. 쉽게들 말한다. 맞기는 맞는 말인데 많이 쑥스럽다. 대가도 아닌 주제에 무슨 필명까지...

 

십년 전 쯤 이웃 지인을 따라 그 분의 친구집에 간적이 있었다. 마침 그 집 주인의 친구가 한국에서 여행을 와 계셨다. 그 분은 정년퇴직을 하고 쉬는 중이었다. 소일거리를 찾아 배운게 작명법이었다. 새로익힌 기술을 연습하고 싶어 사람들 이름을 차례로 물어갔다. 그 분에 의해서 소영이란 내 이름이 탄생된 것이다. 해설은 이랬다. 뒤늦은 나이에 인생살이 특별할건 없고 글쟁이 글이나 잘 쓰라는 이름이란다. 지금까지 잘 쓰고있으니 이름 덕을 보고 있는것일까?..... 민ㅇ식 선생님. 그 분께 감사를 드려야겠다.

 

이제 이름을 불만하고 고치려는 철없던 시절도 다 지나갔다. 하나의 이름값 하며 살기도 버겁다. 셋의 이름을 가졌으니 남보다 세곱의 책임이 있다.

 

같이 늙어가는 내 피붙이들의 돌림자 진영의 이름을 추하지않게 깔끔한 삶으로 마 무리 해야겠다. 

 

가슴 따뜻하고 진솔한 사랑도 베풀 줄 아는 하느님의 자녀 안젤라로 살고싶다. 하느님 보시기에 밉지않은 삶은 어떤것일까? .. 또한 나무랄데없는 안젤라로 이웃들과도 가까이 교감하는 코리안. 교양미 넘치는 멋쟁이 인격체로 초라하지않은 노후를 살아야 할 것이다.

 

세번째 소영이란 이름이 너무 예쁘고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름만큼 멋진 글을 많이 써야할텐데 어깨가 무겁다. 이름값 하기에 어려움도 많다. 독자들이 사랑해 주시는 보답으로 소영은 오늘도 열심히 글을 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87 | 5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09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77 | 5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88 | 5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98 | 5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34 | 5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8 | 5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42 | 6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7 | 6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6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00 | 6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6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6 | 6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0 | 9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8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4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7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8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9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4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