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중독, 느리게 살 수 있는 용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속도중독, 느리게 살 수 있는 용기

0 개 2,432 피터 황

 7db200da08614ab5171bf2bd7aab5695_1473915227_8099.jpg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 느리게 따라가다 보면 상위무리에서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이 모두를 괴롭힌다. 근면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이 지금의 선진한국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회학자들도 있지만 반면에 놓치고 잃어버린 것 또한 많았음을 인정해야 한다. 고도성장을 위해 치른 우리의 대가는 아직도 고스란히 사회적 아픔과 상처로 남아있다.

 

1748년 산업시대의 여명에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윤과 속도의 관계를 ‘시간은 돈이다’ 라는 금언으로 단언했다. 그리하여 인간은 시간을 재고, 시간은 다시 인간을 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돈이다 보니 다급하게 서두르는 태도는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침투했다. 특히 젊은 시절엔 누구나 더 빨리 생각하고 더 빨리 일하고 더 빨리 말하고 더 빨리 읽고 더 빨리 쓰고 더 빨리 먹고 더 빨리 움직이라는 사회의 요구를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제 인류는 속도 강박 증, 속도 제일주의에 빠진 지 500년 만에 빠른 것의 폐해에 대해 고민에 빠져있다.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칼 오너리(Carl Honore)가 그의 저서에서 주장하는 ‘슬로우 라이프(Slow Life)’의 키워드는 실천하기에 절대 어렵지 않다. 첫째, 걷기와 산책을 즐겨라. 걸어본 사람은 이미 깨달았겠지만 산책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어떤 목적만을 위해서 달리는 것이 아니고 그저 거기에 존재함으로 써도 기쁨을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둘째, 슬로우 푸드로 식단을 바꾸는 것이다. ‘효율’과 ‘생산성’ 이란 이름으로 순간적으로 미각을 자극하고 순식간에 먹어 치워야 하는 패스트 푸드를 경계해야 한다. 슬로우 푸드가 단지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랜 세월 지역의 풍토와 문화를 통해 길러진 전통적인 식재료로 만든 ‘신토불이’ 음식을 즐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의 재료를 길러내는 생산지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테루아르, Terroir)까지 포함된다. 거창하게 말한다면 슬로우 푸드란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을 통해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천천히 되묻는 시간이다. 그러니 행복하고 천천히 식사해야 한다. 

 

셋째는 슬로우 러브다. 사랑은 조심스레 퍼즐을 하나씩 맞춰 나가는 것처럼 시간과 노력이 수반된 인내심을 통해서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서로에게 필요한 것만을 확인하고 나면 가슴 설렘은 곧 잊혀지는 세태가 되었다. 현대인의 사랑은 얼마나 효율적이고 빨라야 하는가? 

 

넷째, 적절한 노동이다. 노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귀중한 결과물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언 플러그(Un-plug)다. 텔레비전과 스마트 폰 앞에서 보내는 우리의 인생을 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평균 15년이라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 폰 자체도 건강에 문제가 되지만 기기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광고를 통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갖고 싶고 필요로 하는 욕망들이 생겨난다. 그 필요와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더 바쁘게 일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특히 불황의 시대에 소비자를 움직이는 기적의 단어, ‘가성 비(가격대비 성능 비)’를 따져 소비하는 트렌드가 보편화되면서 검색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 투자하게 되었다. 언 플러그는 그 시간을 자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역동적인 생활방식에 투자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속도 중독의 시대를 역행하듯이 느리게 살기 위해서는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음주문화도 마찬가지다. 단지 취한다는 목적으로만 보자면 다른 술에 비해 도수가 낮은 와인은 비경제적인 술이다. 하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자, 일단 돌리지’ 하고 시작되는 술 문화에 대해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소주나 위스키 대신 와인을 마시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와인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보자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화끈함’ 이라는 음주정서에 와인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폭탄주의 주법 자체가 가진 재미와 스릴 그리고 긴장감이 주당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말이다. 

 

와인은 결코 ‘세련된 서구문화’와 ‘부유한 신분의 상징’도 아니고 무슨 ‘현학적이고 고상한 취미의 대상’도 아니다. 오히려 와인을 술이라기보다는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오랫동안 숙성되는 과정을 통해 더욱 훌륭한 맛을 내는 와인은 무엇보다 ‘원샷’과 ‘폭탄주’로 대표되는 우리의 술 문화를 반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 현대에 와서 와인은 일상의 필수품이며 식생활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속도 제일주의를 거부하는 새로운 운동, 슬로우 무브먼트(Slow Movement)가 사회각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빠른 것이 우리 인류에게 공헌한 바는 매우 크다. 하지만 돈이나 효율성, 경제성장을 우선시 하는 사회에 살면서 인류는 작지만 소중한 우리 삶의 행복들과 얼마나 점점 멀어져 왔던가. 뒷마당에 봄의 꽃들이 만발했지만 꽃 향기를 맡을 여유가 없다면 빠른 속도를 통해 얻어지는 행복의 가치를 중시하는 똑똑한 사회를 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과연 우린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가 반문해 보게 된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18 | 11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14 | 11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36 | 12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77 | 12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6 | 12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592 | 12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0 | 18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0 | 18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5 | 18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7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1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3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8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9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9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3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4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4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