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0 개 3,247 한일수

 

673bc375b20ec01f2fbdd3ddfe468a08_1469664889_0931.jpg

 


오클랜드 전원일기 (6) 

 

먼저 살던 키위도 비즈니스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당 한 쪽에 온실도 마련해 놓았고 채소밭도 조성해두었다. 자급용 농장인 셈이다. 잔디를 깍고 나서 깍은 잔디를 퇴비용으로 쌓아 놓았는데 삽질을 해보니 지렁이가 무더기로 살고 있었다. 채소밭도 마찬가지였다. 지렁이가 살 수 있는 토양이라면 농작물도 잘 자랄 수 있고 산성화가 되지 않은 농토라고 할 수 있다. 지렁이는 평생 동안 땅속과 땅위를 오르내리면서 흙을 갈아엎어 물과 공기의 길을 터준다. 토양을 위한 완전무결한 존재로 흙 속의 보물덩어리라 불리고 있다. 

 

터전이 있어야 필요한 요소들이 모여든다. 포용력이 넓은 리더(Leader)한테는 필요한 인재들이 모여드는 법이다. 채소밭과 온실이 있으니 가꿀 모종과 씨앗들이 수집되기 시작했다. 알고 지내는 친지들이 그것들을 나누어 주었고 이것저것 모아서 기르다 보니 옛날 시골 집 텃밭 같이 작물들이 길러지고 있었다. 옆 집 키위가 씨 마늘을 주면서 재배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마늘은 동지 때 심어서 하지 때 수확하는 작물이다. 뉴질랜드에서는 6월에 심어서 12월에 수확하게 된다.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은퇴하고 뉴질랜드에 와서 교외에서 살게 되니 마땅히 할일도 없고 출입할 때도 없었던 아내는 채소 가꾸기에 취미를 붙였는지 눈만 뜨면 밭에 나가 사는 일이 다반사였다. 여름에는 물이 부족하여 연못에서 끌어다 공급하는 일이 힘들었는데 손과 팔을 너무 혹사해 관절이 아파 고생하기도 했다. 돈 주고 시장에서 사다 먹는 편이 훨씬 편하고 돈도 적게 들 텐데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하는지 자문자답(自問自答)해볼 때도 많았다. 

 

유기농식품(Organic food)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경제성 위주의 농작물 재배 또는 가축 사육 과정에서 살충제, 살균제 등의 농약과 화학비료, 성장 호르몬제, 항생제, 가축사료 첨가제가 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유통 과정에서 방부제를 살포해야 된다. 이로 인해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식용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그들 잔류 성분이 몸속에 들어가 건강을 해치고 각종 질병을 유발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군다나 옥수수, 감자, 콩 등에서 성행하는 유전자 조작(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식품의 범람은 인류의 재앙으로 까지 확산될 기미까지 있으나 자본주의 거대 종자 산업체의 농간으로 규제가 어려운 현실이다. 

 

지구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토양과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유기농 식품을 섭취해야 되는 당위성은 식품 건강적인 면도 있지만 지구환경 보존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될 사안이다.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고, 항생물질 잔여물, 촉진제, 인공 첨가제, 방부제, 색소나 향 첨가물, 심장병을 유발하는 성분을 함유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숙한 면역계를 지닌 아이들에게는 특히 요청되는 식품이다. 또한 유기 농법을 통해서 토양을 보존하고 토양 미생물을 번식시켜 생태계의 선순환(善循環)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는 반드시 우리 삶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자연은 정복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相生)과 공존의 삶을 연출하는 곳이다. 인류도 자연의 일부로 잠시 세상에 나와서 살다가 물러서는 존재인데 자연의 섭리를 조작하는 GMO 식품의 횡포는 극히 우려되는 사항이다. 

 

가장 안심하고 조달해서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식품은 직접 길러 먹는 방법에 의존함이 최 상책일 것이다. 뉴질랜드 기후 풍토 덕분인지 일체 화학비료, 농약 등을 살포하지 않더라도 작물들이 잘 자라주었다. 다섯 평 남짓한 밭에 고추를 심었더니 얼마나 잘 자라는지 풋 고추를 아무리 따 먹어도 끝이 없이 열리고 잎과 줄기가 무성해서 고춧잎 요리도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었다. 익은 고추는 말려 빻아서 김장용, 요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추 뿐이겠는가? 마늘, 오이, 호박, 부추, 콩, 야콘, 상추, 쑥갓, 질경이, 도라지, 더덕, 겨자, 깨, 피망, 차요테, 수수, 옥수수, 미나리……. 씨 뿌려 싹이 나고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열매가 열려 커나가는 과정은 행복이 주렁주렁 매달려 자라나는 것 같았다. 운송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채취해서 싱싱한 채로 섭취하니 얼마나 신선한가? 

 

뉴질랜드에 이민 오게 된 동기도 자연회귀적인 욕망이 많이 작용한 것이지만 실제로 와서 농촌 생활까지 경험하게 되니 목적에 부합되는 삶을 영위한 것 같다. 다행히 한국에서 보다 더욱 왕성한 건강을 유지하고 병원 신세지는 일이 거의 없이 지내니 뉴질랜드 자연 환경과 유기농 식품의 섭취 결과가 아닐까 하고 회고해보기도 한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도심지에서도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여 유기농 식품을 직접 조달해 먹을 수 있다. 힘든 일이 아닐뿐더러 기쁨을 느낄 수 있기에 취미생활도 될 수 있다.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댓글 0 | 조회 7,090 | 2015.06.09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 더보기

주례 없는 주례사

댓글 0 | 조회 6,060 | 2015.12.23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고민거리 하나가 주례(主禮)를 누구로 모시느냐이다. 신랑 신부 측 부모님과 당사자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고 주례자를 통해서… 더보기

바이칼 호수에서 아오테아로아 까지

댓글 0 | 조회 5,970 | 2015.07.15
“나는 바이칼 호의 가을 물결을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오. 나의 고국 조선은 아직도 처서(處署) 더위로 땀을 흘리리라고 생각하지마는 고국서 칠천 리, 이 바이칼 … 더보기

백두산 천지

댓글 0 | 조회 5,877 | 2015.01.29
한국인이 백두산 천지(白頭山 天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하겠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백두산의 정기(正氣)가 흐르고 있으며 고구려의 혼(魂)이 …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

댓글 0 | 조회 5,571 | 2014.09.09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을 요새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이 이해할까 싶다. 젖 먹이가 아닌 어린 애가 울 때는 호랑이가 온다고 겁을 주어 달래기도 했고 곶감을 준… 더보기

중국인들이 몰려온다

댓글 0 | 조회 5,282 | 2016.02.24
우리가 흔히 중국 사람이라고 말하는 중국인은 내용적으로 각각 성격이 다른 부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로 표… 더보기

모자이크 사회

댓글 0 | 조회 5,275 | 2015.11.26
현대사회는 모자이크(Mosaic)와 같다. 하나의 모자이크가 훌륭한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참여한 각자의 조각들이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 더보기

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I)

댓글 0 | 조회 4,963 | 2016.03.23
조물주는 세상에 똑 같은 모습이나 개성을 지닌 인간을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좌우 대칭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심지어 얼굴도 자세히 보면 좌우가…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사들이기

댓글 0 | 조회 4,917 | 2016.04.29
금년 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금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가 한창이다. 그런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미국 최고의 부동산 …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Ⅱ)

댓글 0 | 조회 4,887 | 2014.08.12
어느 눈 먼 소녀의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월광곡, 어느 날엔가 나에게도 눈 먼 소녀가 있어, 그녀의 영혼이 허전하다고 느낄 때…… 서양 음악가 중에 우리에… 더보기

일곱 베일의 춤

댓글 0 | 조회 4,497 | 2016.03.10
‘모든 괴짜가 다 천재(天才)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천재는 다 괴짜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아… 더보기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

댓글 0 | 조회 4,332 | 2017.03.08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가지고 재물 때문에 남을 헐뜯거나 돈만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행복을 위해서 노력해야……9900만원 재산을 가진 사람한테 100만원만 빌려달라… 더보기

김포공항에서 주저 앉아버린 애 엄마

댓글 0 | 조회 4,027 | 2015.05.26
뉴질랜드로의 한국인 이민 물결이 한창 상승세를 이룰 무렵 1995년 5월에는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 멤버들의 야유회가 열렸다. 남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더보기

민들레의 영토

댓글 0 | 조회 3,800 | 2014.06.24
“골프장 관리인과 잔디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집 주인에게 공적(公敵) 1호인 민들레는 그러나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잡초이다”라고 멕시코 시니 뉴스지가 표현했다. 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한인총회가 처음 열리던 날

댓글 0 | 조회 3,763 | 2014.09.23
일제 강점기의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를 뉴질랜드 다민족 사회에… 더보기

동물 농장에서 무슨 일이?

댓글 0 | 조회 3,607 | 2016.06.23
오클랜드 전원일기 (4)“장원(莊園) 농장에서 평소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가축들이 돼지의 지도 아래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 더보기

태평양 문명 시대의 오세아니아

댓글 0 | 조회 3,467 | 2014.08.26
1900년대 초 미국 국무장관이던 헤이(John Hay)가 ‘지중해는 과거의 바다, 대서양은 현재의 바다, 태평양은 미래의 바다’라고 말했다. 이를 100년이 지…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I)

댓글 0 | 조회 3,421 | 2014.07.22
인간의 영혼(靈魂)은 모든 참된 문학,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문제이리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오직 인간만이 현재에 살면서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 더보기

풍수 -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댓글 0 | 조회 3,338 | 2015.10.14
부동산 광고를 보거나 부동산 옥셔니어(Auctioneer)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면 제일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로케이션(Location) 이다. 부동산(不動産)은… 더보기

빗물 받아먹는 선진국

댓글 0 | 조회 3,313 | 2016.07.13
오클랜드 전원일기 (5)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도시 상수도가 건설되어 생활용수, 음료수, 분수용 등으로 물을 공급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이롭게 만든다. 그러나 로… 더보기

오클랜드 쓰나미

댓글 0 | 조회 3,250 | 2016.09.14
21세기에 접어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2004년 12월 26일 1,200km 길이의 단층대가 인도 지각판과 버마 지각판 사이의 … 더보기
Now

현재 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댓글 0 | 조회 3,248 | 2016.07.28
오클랜드 전원일기 (6)먼저 살던 키위도 비즈니스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당 한 쪽에 온실도 마련해 놓았고 채소밭도 조성해두었다. 자급용 농장인 셈이다. … 더보기

엄마야 누나야 해변 살자

댓글 0 | 조회 3,120 | 2014.07.08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시인(1902, 8 - 1934, 12)은 … 더보기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댓글 0 | 조회 3,085 | 2015.09.09
‘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 더보기

아, 스코틀랜드!

댓글 0 | 조회 3,013 | 2014.10.14
아는 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모르는 만큼 답답하고 불편하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이 나라의 가장 인기 종목인 럭비나 요트 경기에 대해서 그 경기 방식에 익숙하지 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