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에서 무슨 일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동물 농장에서 무슨 일이?

0 개 3,607 한일수

f4afa3845a3a15c6fc36a9f8163b6802_1466634839_0882.jpg


오클랜드 전원일기 (4)

 

“장원(莊園) 농장에서 평소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가축들이 돼지의 지도 아래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물들 스스로가 농장을 경영한다. 동물농장은 평등의 이념에 입각한 이상적 공동체를 이루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어느 사이엔가 돼지(동물 기득권 층) 만이 특권을 누리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 부패하고 타락하여 인간과 돼지의 모습은 따로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1903-1950)이 1945년에 발표한 동물농장(Animal farm)의 줄거리 내용이다. 스탈린 주의를 비판한 정치적 풍자소설로 소련 체제가 1990년 해체됨으로서 소설의 내용이 현실화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꼭 소련 체제를 비판했다기보다는 인간 사회의 불합리와 정치 지도자들의 위선을 꼬집었다고 볼 수 있다. 

 

동물 사회에서 자기들끼리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동물 집단의 관리체계는 어떻게 형성되는지 궁금하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개미, 벌 등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의 경우 인간 사회보다 더 체계적이고 법과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인간 사회보다 더 정의롭고 공정하며 인간들과 같이 비겁하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동물들은 먹을 만큼 먹었으면 물러설 줄도 알고 탐욕을 부리거나 다른 동물들을 희생으로 삼고 착취하는 일은 없는 모습이다. 물론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처절한 모습도 있지만 이는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인류 문명의 진행에 따라 인간과 가장 밀접한 동물은 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집에서 기르는 가장 우선순위의 동물이고 닭을 길러 알을 채취하고 고기를 섭취하여 왔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250억 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세계 총 인구의 3-4배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그만큼 닭에 얽힌 우화나 속담도 많다. 

 

‘용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더 낫다.’이는 거대 조직의 하류 계층보다는 작은 규모에서라도 상류층에서 행세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뜻이 되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은 끝없는 소모전만 야기할 뿐이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화는 기필코 오고야 만다는 신념을 피력한 어록으로 유명하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이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남에게 감추기 위해서 뻔뻔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려 할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전직 대통령 하나가 수천억 원의 부정축재로 재판을 받고 벌금을 선고 받았을 때 자기는 가진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어 웃음거리가 된 일도 있다. 

 

실제로 일어 날 수 있는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풍자도 있다. “농장에는 아주 끔찍이 사이가 좋은 암탉과 수탉이 있었다. 둘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은 다른 동물들이 모두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농부가 일어나 보니 수탉이 암탉을 닦달을 하는데 그 모습이 금방 암탉을 잡아먹을 기세였다. 그래서 농부가 수탉에게 물었다. 그렇게 사랑하던 암탉을 왜 갑자기 학대를 하느냐? 그러자 수탉이 대꾸하기를 ‘저 년이 오늘 아침에 오리 알을 낳았단 말이에요.’ 농부도 다시 할 말이 없어졌다.”

 

프리레인지(Free range) 달걀이라고 해서 좀 더 비싼 값으로 팔리기도 하는데 닭장에서 키우지 않고 방목하여 키운 닭에서 낳은 달걀이라고 해서 그렇다. 농장주택에서 닭을 방목해서 직접 키워 달걀을 채취해보니 확실히 맛과 영양이 달랐다. 노른자도 붉은 빛을 띤 양분 덩어리로 보였다. 그러나 발톱과 부리로 흙을 파서 곤충과 식물의 씨 그리고 파충류도 잡아먹는데 집 안마당까지 들어와 온 화단을 헤집고 다니며 여기저기 배설물을 쏟아내는 게 골치였다. 또한 방문 앞에 찾아와 새벽부터 울어대며 잠을 못 자도록 방해하는 데는 참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가금류 중에서도 생김새도 제일 의젓하고 절도가 있는 동물은 거위이다. 거위는 안마당은 주인의 영역인 줄 알고 있는 듯 안마당까지는 들어오지 않는다. 

 

닭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기 위해서 펜스를 치고 그 안에서만 활동하도록 했으나 날라서 나와 버린다. 날개 일부를 절단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였다. 어느 교민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다. 50여 미터의 끈으로 다리를 묶어 놓으면 그 범위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방목효과도 이룰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그 아이디어는 하룻 만에 들통이 나고 말았다. 닭들이 움직이며 끈이 서로 얽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아는 교민들한테 토종닭이니 잡아먹으라고 했으나 잡아 주면 먹겠다는 반응이었다. 안 먹으면 그만이지 닭 모가지를 비틀지는 못하겠다는 뜻이다. 

 

가금류들의 번식이 너무 많아 번식률을 줄이려고 알을 품지 못하게 방해도 해 보았다. 그러나 용하게도 비밀 장소에 알을 숨겨 놓고 부화해서 봄이 되면 새끼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우리 집 바운더리 밖으로 동물들을 내보내려고 자루에 닭, 오리 등을 담아 500미터 떨어진 경계선 펜스 밖으로 운반 중이었다. 거의 끝에 도착할 무렵 자루 안에서 푸덕푸덕하더니만 밖으로 탈출해버렸다. 나는 걸음을 재촉하여 집안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동물들이 멀리 내보내졌으므로 집으로 못 찾아오겠거니 생각했으나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모두 다시 돌아와 있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서울에 온 마리 앙투아네트

댓글 0 | 조회 2,150 | 2017.03.21
1793년 파리에는 프랑스 대혁명의 제물로 바쳐진마리 앙투아네트가 있었고2017년 서울에는 대변혁의 와중에서……한국의 초대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한국인들… 더보기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

댓글 0 | 조회 4,332 | 2017.03.08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가지고 재물 때문에 남을 헐뜯거나 돈만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행복을 위해서 노력해야……9900만원 재산을 가진 사람한테 100만원만 빌려달라… 더보기

이상향 理想鄕

댓글 0 | 조회 1,821 | 2017.02.22
공해 없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최고의 복지 국가,입시 지옥이 없고 교육비 걱정이 없다는 이 나라의모습이지만 이상향은 개인의 마음속에…신석정 시인은『그 먼 나라를… 더보기

무애의 정신으로 생명과 자유를……

댓글 0 | 조회 1,930 | 2017.02.08
“박물학자들이 벼룩을 보니 그 벼룩보다도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 먹고 있다. 그리고 이 벼룩에는 더 작은 벼룩이 붙어서 뜯어먹으니 그렇게 한 없이 계속된다.… 더보기

죄수의 딜레마

댓글 0 | 조회 2,005 | 2017.01.26
둘이서만 범죄 사실을 알고 있는 죄수가 있는데 서로 분리 심문을 해서 범죄 행위를 추궁한다고 가정하자. 두 죄수에게 각각 ‘상대방의 죄목을 얘기해주면 거기에 대한… 더보기

붉은 닭의 총명함이……

댓글 0 | 조회 2,250 | 2017.01.11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이제 정유년(丁酉年, The year of rooster)을 맞이했다. 역법(曆法)에 따르면 ‘丁’은 ‘불의 기… 더보기

한국과 뉴질랜드 사이

댓글 0 | 조회 2,270 | 2016.12.21
지난 11월 하순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몇 백만의 촛불 시위가 기승을 부릴 때 뉴질랜드에서는 현직 집권당 당수이며 정부 최고 행정수반인 죤 키 총… 더보기

퀸스트리트에 펼쳐진 홍익인간

댓글 0 | 조회 1,839 | 2016.12.07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2.8. - 1936.2.21.) 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설파했다. 한국이 205… 더보기

아크로폴리스와 아골라

댓글 0 | 조회 2,359 | 2016.11.23
서울에서 강남 시대가 전개되기 전 까지 옛 서울대 본부가 자리하고 있던 문리대 정원은 한국이 현대화에 이르는 역사의 광장이었다. 종로 5가에서 혜화동 로터리에 이… 더보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댓글 0 | 조회 1,891 | 2016.11.08
벌써 30여 년 전에 들은 말이지만 지금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외국인 바이어(Buyer)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기가 알기… 더보기

와이나무 시냇물을 걸으며

댓글 0 | 조회 2,886 | 2016.10.26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鄕愁)에 나오는 ‘옛 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가는……’ 그 실개천은 오늘 날 흐르지 않고 있다. 첫 사랑의 클리세(Cliche)… 더보기

새벽을 찾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2,025 | 2016.10.12
10여 년 전 태권도 7단인 어느 교민을 만났을 때 무슨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끔 골프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더니 골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이… 더보기

추석 대보름 달 감상

댓글 0 | 조회 2,906 | 2016.09.28
세월의 수레바퀴는 이곳 남국의 하늘 아래에서도 어김없이 추석이라는 명절을 맞이하게 해주고 있다. 한국에서 가을 수확 철을 맞아 조상을 기리고 한 해의 농사에 감사… 더보기

오클랜드 쓰나미

댓글 0 | 조회 3,251 | 2016.09.14
21세기에 접어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2004년 12월 26일 1,200km 길이의 단층대가 인도 지각판과 버마 지각판 사이의 … 더보기

스토리가 있는 인생은 아름답다

댓글 0 | 조회 2,372 | 2016.08.25
오클랜드 전원일기 (마지막회)1960년대 초에 서울 중앙극장에서 개봉되었던 영화, ‘초원의 빛’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 더보기

세상에 공짜는 있는가?

댓글 0 | 조회 2,162 | 2016.08.11
▲ 퀸스타운 금광촌 당시 광부 중국인 집​오클랜드 전원일기 (7)​“어느 돈 있는 사람이 호기심에서 매일 아침 산책을 하며 같은 위치의 골목길에 100달러 지폐 … 더보기

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댓글 0 | 조회 3,249 | 2016.07.28
오클랜드 전원일기 (6)먼저 살던 키위도 비즈니스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당 한 쪽에 온실도 마련해 놓았고 채소밭도 조성해두었다. 자급용 농장인 셈이다. … 더보기

빗물 받아먹는 선진국

댓글 0 | 조회 3,313 | 2016.07.13
오클랜드 전원일기 (5)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도시 상수도가 건설되어 생활용수, 음료수, 분수용 등으로 물을 공급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경이롭게 만든다. 그러나 로… 더보기
Now

현재 동물 농장에서 무슨 일이?

댓글 0 | 조회 3,608 | 2016.06.23
오클랜드 전원일기 (4)“장원(莊園) 농장에서 평소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가축들이 돼지의 지도 아래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 더보기

타조는 왜 목이 길까?

댓글 0 | 조회 2,417 | 2016.06.09
오클랜드 전원일기 (3)타조는 현존하는 새 종류 중에서 가장 크나 날을 수는 없다. 물론 뉴질랜드 섬이 마오리 족에 의해 발견 되었을 때 키가 3미터나 되고 몸무… 더보기

147 식구를 거느리는 남자

댓글 0 | 조회 1,804 | 2016.05.25
오클랜드 전원일기 (2)짐승들도 자기 가족은 알아본다. 아주 사나운 셰퍼드(Shepherd)이지만 주인한테는 상냥함은 물론 한 집안에서 생활하는 다른 동물들을 헤… 더보기

운명은 전설처럼 찾아온다

댓글 0 | 조회 1,946 | 2016.05.12
오클랜드 전원일기 (1)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이민 준비를 할 때부터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배달겨레의 자손이 바다 밖으로 나가 살게 된 것은 극…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사들이기

댓글 0 | 조회 4,917 | 2016.04.29
금년 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금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가 한창이다. 그런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미국 최고의 부동산 … 더보기

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Ⅱ)

댓글 0 | 조회 2,721 | 2016.04.14
“창문을 열어다오, 빛이 더 들어오게, 좀 더 빛을 … 좀 더 빛을……” 독일의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uette, 1749.8.28.-… 더보기

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I)

댓글 0 | 조회 4,963 | 2016.03.23
조물주는 세상에 똑 같은 모습이나 개성을 지닌 인간을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좌우 대칭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심지어 얼굴도 자세히 보면 좌우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