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3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반쪽이 3편

0 개 1,463 송영림

■ 불완전한 완전함

 

반쪽이는 민담 속 인물이지만 신화의 영웅형 주인공들과 닮아 있다. 그의 출생 이전의 난관에 있어서도 부모의 오랜 불임이나 아버지의 그릇된 식욕이 그러하고, 장애 역시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이디푸스 신화’와도 비슷한 데가 있다. 오이디푸스와 그의 아버지 라이오스는 둘 다 그 이름에 ‘절뚝거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반쪽이의 불완전성이나 반쪽이 아버지의 식탐 등이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결말 부분은 민담형 이야기의 전형으로 반쪽이가 세상과의 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이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해준다.

 

반쪽이는 서양의 민담 ‘신데렐라’나 ‘라푼첼’ 또는 ‘불행한 공주’ 등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그는 가족에게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아이로 세상에 나와 특별한 지혜와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쪽이라는 신체적 조건 때문에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을 수가 없고 사회적인 진출의 기회조차도 박탈당하고 있다. 신데렐라가 재투성이라는 이유로 집안에서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왕자 앞에 나아갈 기회조차 박탈당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반쪽이 역시 형들의 멸시와 폭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이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이 바로 반쪽이나 신데렐라의 외면이 아닌 내면이다. 결국 중요한 본질은 내면이며 그들이 어떠한 처지나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자신에 대한 사랑과 신념인 것이다. 그들이 만일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어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자책했다면 그런 삶의 주인으로서 거듭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라푼첼’과도 비슷한 데가 있다. 반쪽이의 아버지가 식탐을 억누르지 못하고 잉어의 반을 먹는 것과 라푼첼의 어머니가 상추에 대한 식탐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비슷한 맥락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부모로서의 자격에 덜 미치는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반쪽이가 다른 사람들보다 영리하고 힘이 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라푼첼 역시 그 누구도 갖지 못한 매우 특별한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 두 인물의 그러한 능력은 세상과의 통로를 열어주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한다. 그들은 외부의 부당한 힘에 의해 갇혀 있으나 늘 외부와의 소통을 갈구하며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하여 온전한 성숙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반쪽이는 그리스의 민담 ‘불행한 공주’와도 닮아 있는데 불행한 공주가 세상으로 나가 모이라(Moira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 명의 여신을 일컫는 이름으로, 특히 한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고 그가 겪어야 할 불행과 고통의 몫을 할당하는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와의 대결에 맞서 자신의 불행을 극복해야만 했던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불행한 공주가 불행을 자기가 원한 것이 아니라 타고 태어난 것처럼 반쪽이 역시 그저 신체적 결핍을 자기 의도와 상관없이 타고났을 뿐이다. 이렇게 반쪽이에게서 세계적인 보편성과 원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이미 시공간을 초월하여 가장 인간적인 삶에 대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쪽이의 어머니가 우물 속의 잉어를 먹고 임신을 하는 것은 어쩌면 우물이 양수를 상징하고 물고기인 수생생물이 잉태와 태아를 의미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때 불에 구워 먹는 행위 역시 음에 해당하는 물과 불에 해당하는 양의 기운이 만나 음과 양의 조화로운 교합을 이루는 것으로, 이것 또한 잉태와 탄생을 예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44 | 8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50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287 | 8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30 | 8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42 | 8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73 | 8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72 | 8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63 | 9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9 | 9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19 | 9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3 | 9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9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2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08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78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2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1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