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는 왜 목이 길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타조는 왜 목이 길까?

0 개 2,753 한일수

오클랜드 전원일기 (3) 

 

 

1201ebd991efa6a45a6a1e4a900c20eb_1465430937_1117.jpg
 

 

타조는 현존하는 새 종류 중에서 가장 크나 날을 수는 없다. 물론 뉴질랜드 섬이 마오리 족에 의해 발견 되었을 때 키가 3미터나 되고 몸무게가 230kg이나 되는 가장 큰, 그리고 날지 못하는 모아(Moa, 恐鳥)라는 새가 살고 있었다. 그 새는 타조와 비슷하고 날개가 없는 거대한 새였다. 그리고 초기 정착자들의 좋은 먹이 감이 되었으며 알은 물을 운반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였다. 천 오백만년 전부터 서기 1500년 대 까지 생존했으나 무분별한 잡아 먹기와 남 섬에서의 환경변화로 멸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조는 전체 길이가 1.8m 정도 되며 다리 힘이 강하고, 발가락이 바깥과 가운데의 2 가락뿐인 유일한 새이다. 최고 시속이 145km이며 부화 후 한 달 된 새끼의 시속도 56km나 된다고 한다. 수컷의 깃털은 원래 모자나 그 밖의 장식품에 이용되어 왔고 가죽은 피혁 제품으로 개발되기도 하였으며 살과 알은 식용으로, 알껍데기는 공예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뉴질랜드 교민 중에 타조 농장을 대단위로 운영하면서 타조 가죽 제품, 시판 용 타조 고기를 개발하고 관광자원으로도 농장을 개방했던 교민이 있었다. 그러나 농장 투자 비용이나 운영비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타조 전용 농장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현실이라 판단된다.

 

평생 동안 타조는 구경도 못하고 살아오다가 뉴질랜드에 까지 와서 타조를 식구로 거느리는 처지가 된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알고 지내는 키위들도 농장주택으로 이사를 했다고 하면 대뜸 어떠한 동물이나 작물들이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타조도 있다고 하면 엄청 놀라는 기색이었다.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드문드문 타조 키우는 농장이 있었는데 차츰 사라지기 시작하여 2천 년대에 들어서는 데어리 플랫 일대에서도 타조 키우는 집은 우리 집 뿐이 없을 정도로 귀하게 되었다. 

 

타조는 왜 목이 긴 것일까? 타조 머리 부분과 몸통 사이가 많이 떨어져 있어 목이 길어 질 수밖에 없었다고 넌센스(Non-sense) 퀴즈에 나올 법한 문답을 할 수 있다. 날더러 어떻게 타조를 키우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면 내 식구로 편입이 되었으니까 같이 살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타조를 방목하면 어디로 튀어 다닐지 모르고 잡기도 힘들다. 사람한테 달려들면 위험하기도 하여 패독(Paddock)을 형성하여 그 안에서 타조가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으며 뛰어 놀도록 하고 있다.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를 거느렸는데 매일 아침 모이로 옥수수를 주었다. 몸 집이 커서 먹는 양도 많으며 드럼통에 물을 받아 놓고 찍어 먹도록 하는데 물 소비량도 상당하다. 식수나 생활용수를 빗물에 의존하는 농장 지역에서 여름철에는 타조에게 물을 공급하는 일도 벅차게 될 때가 많다. 모이는 하루 쯤 걸러도 살 수 있지만 물 없이는 견딜 수가 없기에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이다. 타조는 물통에 물이 없으면 빈 물통을 마구 쪼아 물 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얼마나 물을 많이 들이키는지 타조가 소변 볼 때 보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 같이 쏟아낸다. 

 

초여름이 되어 타조가 알을 낳게 될 때는 복덩이가 굴러 내려온 것 같은 기쁨을 맛본다. 마리당 일주일에 한두 개 낳는데 빈 땅에 어느새 낳았는지 하얀 보물덩이가 보일 때면 성취감에 흥분되기도 한다. 초여름에서 여름이 한창 진행 될 때까지 알을 낳는데 한 해에 30여개의 알을 수집할 수 있었다. 알 하나가 달걀 30개에 해당하는 질량을 함유하고 있는데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지만 비위에 거슬린다고 못 먹는 사람들도 있다. 우선 양이 많으니 한 두 끼 먹다가 질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껍질이 두꺼워 함부로 깨트리기도 힘들뿐더러 속이 빈 알을 장식용, 공예용, 작품용 등으로 활용하기위하여 양쪽에 구멍을 뚫어 내용물을 다 쏟아내고 빈 알을 확보한다.

 

속이 빈 알을 나무 가지에 장식해놓았더니 타조가 나무위에 알을 낳은 것 같기도 하고 나무에 타조 알 열매가 열린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알 표면에 서예 글씨를 써서 작품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였다. 크리스탈(Crystal) 또는 도자기 스탠드에 올려놓고 장식을 하면 그럴듯한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1201ebd991efa6a45a6a1e4a900c20eb_1465430964_4235.jpg
 

 

모이 값이라도 충당해 볼까 해서 대문간에 타조 알 판매 간판을 달아보기도 하였다. 아무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대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어 나가봤더니 안으로 들어가 타조를 구경할 수 있느냐고 요청하는 사람만 있었다. 아는 교민이 집에 놀러와 몇 개를 사 주었는데 한 개를 다 먹기도 전에 질려버려 나머지는 달걀로 가져가기도 하였다. 우리 집 식구들은 비위가 좋아서 그랬는지 전을 부쳐 먹기를 즐겼고 파티에 갈 때는 플레이트 메뉴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인공부화기가 있어 새끼 번식도 시도해보았다. 타조 알은 부화하는데 42일이 걸리며 그동안에 정전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몇 주 지나 안에서 성장을 멈추는 알도 있고, 알을 깨고 나와야 할 시점에 힘이 모자라 외부에서 알을 깨 주면 세상에 나오나 얼마 못 버티고 죽어버리기도 한다. 사실 알껍데기가 얼마나 단단한지 장정 두 사람이 딛고 올라서도 깨지지 않는다. 그런 알껍데기를 뚫고 나와 겨우 한 마리가 생존하여 한 달 정도 잘 크는 가 했더니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기도 하였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9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3 | 10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6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6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6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6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4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43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