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병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학교병

0 개 1,194 김준

이곳 오클랜드에서 꽤 오랜 시간 사교육에 종사하다 보니 오클랜드 각 학교마다 전통적인 ‘학교병’이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심부의 명문 공립 오*** 보이즈 그래마는 워낙에 까다로운 물리선생님이 있는 바람에 물리에 지나치게 치중된 교육을 하고 시험문제 또한 매우 까다롭고 어려워 학교 내신이 뚝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IB과정 원조로 유명한 A*C는 7월 학기라는 특성과 중국인 학생이 많다는 특성이 맞물려 Y13학생들이 Mock exam이 끝난 2월 부터 Final 시험을 치르는 5월까지 3개월여의 시간 (그 황금같이 중요한 시기) 동안 마음이 ‘공중부양’ 되는 병이 있다. 북쪽의 대형학교인 랑***는 학생들의 학과 외 특별활동이 일종의 압력으로 작용해 공부에 목표를 둔 학생들 마저도 타 학교 학생들의 두 배에 가까운 특별활동에 매여 있는 걸로 유명하고  웨****크 걸스는 Y13의 물리 화학 과목 중 어려운 챕터 각 한개씩은 학생들에게 자료만 주고 대충 끝내버리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이런 다양하고도 심각한 학교별 전통들 가운데 필자에게 한 학교만 꼽아 그 ‘어마무시’한 내용을 소개하라 한다면 단연 북쪽의 명문 공립 웨****크 보이즈를 뽑겠다. 이런 공적인 지면에 특정 학교의 문제를 언급한다는 것은 사실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학부모님들의 적절한 학교 선택과 일종의 ‘긍정적 선입견’을 위해 그리고 그 악습과 싸워 승리했던 필자의 사랑하는 한 학생을 소개하기 위해 가능한 한 약한 어조로 이야기 하겠다. 

 

 

웨****크 보이즈.. 최근 캠브리지 코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인근 부동산 시장을 ‘매도우위’ 시장으로 이끈 장본인 이기도 하다. 한창 ‘남오문 북서호’ (남쪽 지역엔 오클랜드 보이즈 그래마 북쪽엔 웨스트레이크 보이즈)로 불리며 명성을 날리던 시절 필자는 이제 곧 Y11에 올라갈 학생을 한 명 만나게 된다.

 

M은 BMX를 좋아하고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학생이었다. 처음 만나 상담을 해보니 그 동안 공부에 크게 의지가 있었던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고 가능한 한 지루하지 않도록 수업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일년 정도 지나면 공부 궤도에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의 시간이면 사실 상당히 긴 시간이긴 하지만 그간 여러가지 ‘놀기’에 특화 된 몸과 마음을 한 순간에 뒤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니 약간은 길게 보며 진로를 찾아가기로 했다.

 

Y11 시작 되고 한 해의 시간 동안 M이 보여준 학습 의욕과 능률과 실력은, 필자가 판단하는 M의 타고난 가능성에 비해 많이 낮았고 계속되는 약하고 지리한 실망의 시간은 우리 서로를 지치게 했다. 오죽 했으면 필자가 M의 어머니께 개인지도를 그만 두고 싶다고 말씀 드렸을까.. 어찌어찌 해서 계속 관계를 유지하게 되긴 했지만 Y12를 같이 시작하는 마음이 그리 즐겁지도, 희망적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방학을 지내고 난 M은 그 사이 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괄목상대’ 라더니 이런 경우를 말하나?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단연코 확고한 목표의식과 공부에 대한 의지였다. 지난해의 M이 정말 이 아이인가 싶을 정도의 변화는 필자를 신나게 만들었고 우리는 멋진 연말의 결과를 바라보며 멋지게 공부했다.  그런데 간혹 M의 마음이 불편해 보이는 때가 있었다. 처음엔 크게 신경 쓰진 않았었는데 고학년이 되면 컨디션 난조가 큰 문젯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이유를 물었는데 필자는 M으로부터 참으로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학교에 한 똑똑한 학생이 있단다. 교장선생님은 이 학생을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게 만들어 학교의 명예를 높이고 싶어한단다. 물론 학교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생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은 자신들이 공부하고 노력한 것을 보여줄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사실 이었다. 학교 외 시험 (예를 들면 경시 대회)의 정보나 자료 그리고 신청자격까지 모조리 그 학생만 독식하도록 배려한다니 공교육기관에서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 서로들 하는 이야기니까 어느 정도의 과장이나 오해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전교생이 모두 같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필자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 한 두해가 아닌 다음에야..

 

한동안 심적으로 힘들어하던 M이 마음을 잡았다. 학교에서 건드릴 수 없는, 선생님들이 누구 한 사람만 선호해서 점수를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연말 캠브리지 파이널 시험에서 그 녀석을 누르고 말겠단다. 

 

그 해 M은 Y12 수석을 했다. 개인의 영광 뿐 아니라 학교병 치료를 위한 한방의 주사였으면 싶다. 

 

학습 자본주의(Ⅱ)

댓글 0 | 조회 1,338 | 2016.11.09
학생들을 가르치는 다소 비판적으로 사람을 바라봐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다 보니 요즘 우리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자세가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필자… 더보기

학습 자본주의(Ⅰ)

댓글 0 | 조회 1,891 | 2016.10.27
영국에 위치한 세계 최고수준의 캠브리지 대학교엔 신입생이라면 대부분 지원하고 싶어하는 트리니티 컬리지가 있다. 캠브리지 대학교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 더보기

내 인생은 나의 것

댓글 0 | 조회 1,533 | 2016.10.12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는 모든 것 책임질 수 있어요~필자가 중학생 때인가… 전국을 휩쓸었던 유행가 가사이다. 당시 신문에 ‘청소년들의 반항… 더보기

산을 높이랴 골을 메우랴

댓글 0 | 조회 1,348 | 2016.09.29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있다. 지형을 이야기하고 산세를 이야기 할 때, 또는 어려운 일을 당한 지인을 위로하고 응원할 때 흔히들 쓰는 표현이다. 그런… 더보기

NCEA

댓글 0 | 조회 1,938 | 2016.09.14
얼마전 NCEA internal 시험에 관련해서 필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젠 그러려니.. 할 때도 됐건만 학생이 느낄 당혹스러움과 그 동… 더보기

지금은 우등생이 되어야만 할 때

댓글 0 | 조회 1,607 | 2016.08.24
‘카톡!’무음으로 설정하는 것을 깜빡 했나 보다. 수업시간엔 조용하도록 설정해 놓는데 말이다.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무시하려 했는데 조금맣게 뜬 메시지 알림창을 보… 더보기

느려도 황소걸음

댓글 0 | 조회 1,414 | 2016.08.10
그 즈음도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이었다. 오클랜드에 그런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는것을 처음 알게된 필자는 마치 금방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 마냥 어두운… 더보기

기회의 땅? 기회의 인간!

댓글 0 | 조회 1,933 | 2016.07.28
G가 한국 대학교에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뜻 밖의 소식이었다.이미 입학이 결정된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변경이라니? 혹 집안에 문제라도 생겼나? 미국에 가지 … 더보기

이제 절반?

댓글 0 | 조회 1,220 | 2016.07.13
이제 2016년의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term 2 방학이 시작 되었다. 선뜻 느껴지는 것은 이제 반이 지났구나.. 이제 반년 남았구나.. 하는 2분법적인 감각… 더보기

누가 엠마왓슨을 자퇴 시켰나?

댓글 0 | 조회 2,214 | 2016.06.22
최근 NorthShore의 한 공립학교가 IB과정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리고 2017년 Y12 1년차시행을 위한 정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IB과정에 대한 문… 더보기

IB 유감?

댓글 0 | 조회 2,187 | 2016.06.09
지난 5월 세계 고등학교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가 하나 있다.5월 초에 치러진 2016년 IB May Final exam의 Physics 시험문제가 그것인… 더보기

현재 학교병

댓글 0 | 조회 1,195 | 2016.05.25
이곳 오클랜드에서 꽤 오랜 시간 사교육에 종사하다 보니 오클랜드 각 학교마다 전통적인 ‘학교병’이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중심부의 명문 공립 오*** … 더보기

시험의 기술(2부)

댓글 0 | 조회 1,585 | 2016.05.12
지난 컬럼엔 시험장에서 학생들이 지켜주었으면 하는 일들을 적었다. 이번호엔 5회에 걸친 공부의 기술 시리즈의 막을 내리는 ‘시험 준비’에 대한 글을 적고자 한다.… 더보기

시험의 기술(1부)

댓글 0 | 조회 2,034 | 2016.04.29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지금도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마다 강조하고 충고하고 하는 이야기들을 모두 쏟아놓고 싶었다.‘다른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를 잡아라. 가르칠수… 더보기

공부의 기술 - 자료선별의 기술

댓글 0 | 조회 1,250 | 2016.04.13
■ 자료선별의 기술 (무엇을 참고할 것인가?)6개월전쯤이라 기억된다. 이른 오후 학원에 앉아 이것저것 관리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데 계획에 없던 분이 찾아 오셨다.… 더보기

공부의 기술 3.2 - 쓰기의 기술

댓글 0 | 조회 2,790 | 2016.03.24
이제는 실제적으로 어떻게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살펴 보도록 하자. 아래는 2014년도 NCEA Level2 (Y12) 화학과목 중 유기화학 시험에 대…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Ⅲ-1) - 쓰기의 기술

댓글 0 | 조회 2,010 | 2016.02.25
간혹 필자와 상담을 하는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영어’가 약해서 과학도 잘 하지 못한다 라며 일견 억울한듯한 감정을 드러낼 때가 있다. 만약 한국에서처럼 자신에…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Ⅱ) - 관리의 기술

댓글 0 | 조회 1,470 | 2016.02.11
지난 컬럼 에선 공부의 기술 중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정리’에 대해 이야기 했다. 글을 읽은 필자의 지인이 질문했다. 이렇게 공부의 필수조건들을 알고 있으니 학…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Ⅰ) - 정리의 기술

댓글 0 | 조회 1,201 | 2016.01.27
이제 2016학년도 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두 달 여간의 긴 방학 동안 학생들은 연말 시험의 결과를 받아보았을 텐데 어떤이는 끈질긴 노력이 주는 달콤함을 맛… 더보기

융합 과학의 시대 - 논리적 분석 훈련을 하자 3

댓글 0 | 조회 1,172 | 2016.01.14
필자의 지인중 한 분이 자신의 전 회사 상사에 대해 해 준 이야기가 있다. 그 분은 당시 캐나다로 기술 이민을 가신 분 이었는데 그 분이 가진 ‘기술’이라는 것이… 더보기

융합과학의 시대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2

댓글 0 | 조회 1,240 | 2015.12.23
그럼 융합과학 이라는 사회, 연구분야가 있다고 치고 과연 이런 과학계의 변화와 성장이 우리 아이들의 과학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일까? 이미 영국에선… 더보기

융합과학의 시대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

댓글 0 | 조회 1,396 | 2015.12.10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K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개인적인 일을 자세히 공개 할수는 없지만 한국 최고수준의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박사과정의 연… 더보기

기회의 방학

댓글 0 | 조회 1,274 | 2015.11.26
이제 각 과정의 시험이 이미 끝났거나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11월 말이 되었다. 어떤 학생들은 이미 길고 긴 여름 방학에 들어갔을 테고 또 어떤 학생들은 … 더보기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

댓글 0 | 조회 2,913 | 2015.11.11
공부의 때.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 이제는 평생 교육 시대다. 세 사람이 모이면 그 중엔 꼭 나의 선생님이 있다. 공부에는 끝이 없다. 어릴때부터 들어온 공부에… 더보기

기출문제풀이(Ⅱ)

댓글 0 | 조회 1,541 | 2015.10.28
자.. 그럼 기출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선 기출문제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NCEA 학생들은 NZQA 웹 페이지에서 모든 페이퍼들을 다운받을 수 있다. 다운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