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전설처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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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전설처럼 찾아온다

0 개 1,945 한일수

오클랜드 전원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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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이민 준비를 할 때부터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배달겨레의 자손이 바다 밖으로 나가 살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02년 12월 22일 제물포(현재의 인천)에서 한국 역사상 최초의 첫 공식 이민선이 미지(未知))의 땅 하와이를 향해 떠나던 날 떠나는 사람이나 떠나보내는 가족 친지들이나 눈물 속에 이별을 고했다. 20여 일의 항해 끝에 1903년 1월 13일 101명의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역사적인 상륙을 하게 되는데 이들이 한민족 최초의 해외 이민 역사를 창조한 것이다. 

 

그러나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해외 생활을 개척해냈다기보다는 당시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에 노동력이 부족했고 조선 말기 계속된 혹독한 흉년과 가뭄으로 농민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허덕이던 때라 살아 남기위한 몸부림으로 농업 노예나 다름없는 노동 이민 길에 합류한 것이다. 

 

현재는 한반도 인구의 10%가 넘는 730 여만의 배달겨레 후손들이 세계 방방곡곡에 뿌리내려 살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3만 여 한인들이 정착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1992년 이후 자발적인 개별 이민으로 온 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다 나은 생활환경과 안정된 자녀 교육 등 근본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해보겠다고 선택한 길이고 주어진 여건을 탈피하고 새로운 터전에서 운명을 개척해보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결과이다. 

 

1995년 말에 이민을 온 후 몇 개월 지나 100여 집을 탐사한 끝에 브라운스 베이 지역의 언덕 빼기에 바다가 제법 보이는 브렌드 뉴(Brand new) 홈을 장만했다. 그러나 아내는 섹션 분할로 지은 집의 대지가 470제곱미터에 불과해 항상 아쉬움을 지니고 살았다. 새 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보는 경험도 가치가 있었지만 새 집의 감가상각이 계속 됨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가 없었다. 

 

6년 후에 마침 부동산 경기도 꿈틀 거릴 조짐이 보이기도 해서 주거의 변화를 결심하고 매물로 내 놓아 보았다. 처음에는 직접 판매를 시도해 집 앞에 간판도 직접 세우고 몇 군데 매체 광고도 시도해보았지만 쉽게 팔릴 일이 아니었다. 연락이 오는 사람들도 결국 부동산 에이전트였고 직접 마케팅(Marketing)하는 방법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옆집 키위 레이디의 권고도 있고 해서 다시 부동산 회사에 의뢰해서 판매추진을 해봤다. 그러나 에이전트 계약 기간 3개월이 지나는 동안 오퍼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다른 회사에 다시 의뢰해봤으나 역시 마찬가지로 반응이 별로였다. 

 

이유는 집의 위치가 대로변에 있어 시끄럽고 방 4개가 바로 접속되어 있어 불편할거라는 반응이었다. 마스터 베드룸이 자녀들 방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설계 시 고려할 사항이다. 또한 방 4개가 전부 아래층에 있고 위층엔 부엌과 거실, 패밀리 룸이 있었는데 이 또한 취침 시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될 수 있고 주된 생활공간이 위층에 있어 생활하기에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설계자는 확 트인 전망을 고려해서 그렇게 배치했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6개월이 다 되도록 입질한 번 없었는데 갑자기 구입자가 나타나더니 일 주일 후에 이사 오겠다는 오퍼였다. 이사 갈 집을 미리 사 놓은 터라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사한 집이 열흘 만에 또 팔리는 바람에 집 없는 천사가 되고 말았다. 먼저 집이 판매가 지지부진함에 따라 새로 산 집도 매물로 내 놓았기에 팔지 않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2002년 10월의 일이다. 

 

2002년 후반에 이르러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렌트할 집이 부족해서 수요자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렌트할 집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어 봤지만 우리 식구를 받아 줄만한 집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집을 구입하려고 서둘러 봤지만 구입할 만 한 집이 쉽게 나타날 일이 아니었다. 이미 시장은 매도자 시장으로 기우린 상태였다. 울며 겨자 먹기로 아쉬운 가운데 렌트할 집을 지정해 놓고 주말을 맞이했다. 일요일이 되어 그래도 한 번 더 탐색해보자는 심정으로 외곽지역인 데어리 플랫(Dairy Flat)으로 차를 몰았다. 

 

오픈 홈에 방문했는데 에이전트가 그 집도 이미 계약 중에 있으므로 새로 리스팅 된 집을 한 번 답사해보라는 권고를 하였다. 정보를 입수하고 번지를 찾아 문 밖에서 관찰을 해 보고 그 다음날 에이전트와 같이 답사한 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막히거든 돌아가라’. 노스쇼어 지역에 한정되어 추진을 하다 보니 집 구하는 길이 몹시 좁았다. 눈길을 돌려보니 의외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 것이다. 실버데일 인터체인지 주변의 출입이 편리한 11에이커의 농장주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노스쇼어 집 한 채 값으로 살림집이 딸린 1만 4천 평 땅의 주인이 된 것이다. 학군에 구애받는 자녀가 마침 없었고 시내까지 30분 걸리는 교통 시간이 큰 문제 될 것도 없는 처지이기에 망설일 일이 없었다. 다만 시내로 출근하는 성장한 아들이 같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시내에서 플렛(Flat)을 하던 집에서 통근을 하던 아들 문제는 아들의 일로 처리하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뉴질랜드까지 와서 비록 외곽 지역이지만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서 70여 마지기의 땅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서울에 살 때에도 아파트를 싫어했고 단독 주택만 고집했던 터라 땅에 대한 애정이 강했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겠다고 찾아 온 뉴질랜드에서 서울 근교에서는 엄두도 못 낼 터전을 마련했다는 흐뭇함에 삶의 희망을 불태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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