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첼 5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라푼첼 5편

0 개 1,874 송영림

■ 영원한 이율배반(二律背反) 

 

사랑은 정말이지 역설적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구속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이기적이다. 특히 그 사랑의 대상이 자식일 때 많은 부모들이 그렇다. 나는 사랑하는 딸이 잘못되지 않게 하기 위해 삭발을 하고 방에 가두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었고, 사랑하는 딸이 아까워 사위를 미워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도 보았다.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여 며느리와 아들 사이에서 잠을 자는 어머니의 이야기도 들었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사업을 물려주기를 원하나 다른 길을 선택한 아들과 절연한 아버지도 보았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 결과이다. 어쩌면 이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자신의 욕심이 앞서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식을 독립시키지 못한 채 부모의 소유물로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자식을 국제학교에 보내고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 또는 유학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모두 버린 부모도 보았다. 오로지 그의 머릿속에는 자식에 대한 헌신과 자부심만 지배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보다는 자식의 인생에만 관심이 있고 오직 그런 자식을 뒷받침하기 위해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한다. 그는 가족 이기주의에 찌들어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자식들이 피해를 입는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남는 결과는 자식에 대한 기대와 보상 그리고 허영과 과시욕이다. 그런 부모들은 자신이 헌신한 만큼 자식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을 뿐 아니라 자신의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그 분노 또한 크다. 그리고 진실과 상관없이 자식에게 투사한 꿈을 사람들에게 과시하곤 한다. 

 

나의 어머니는 다른 어머니들과는 좀 다르다. 자식을 온전히 자식이 원하는 대로 하게 했고 간섭이나 바라는 것도 없는 듯 보인다. 자식들의 학교에 한번 찾아온 적도 없고 선생님에게 따로 자식을 부탁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저 자식이 다 알아서 하기를 인내하며 기다리고, 자식이 스스로 행복한 길을 찾기를 바란다. 어떤 친구들은 지금도 자신들의 부모가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다며 나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난 사실 반대로 그런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어디를 가건 자식보다 앞장서서 걸어가고 자식이나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결하거나 요구하는 그런 어머니를 가진 친구들이 항상 너무 부러웠다. 지금도 나는 자식 앞에서 너무 착하고 수동적이며 자식을 위해 말없이 인내만 하면서 당신의 모든 삶을 내던진 어머니가 솔직히 부담스럽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사랑하지만 그 이전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 불쌍하다. 이렇게 자식에게 부담스럽고 죄스러운 부채감을 주는 것 또한 지나친 욕심이나 요구 못지않게 자식을 힘들게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친구들이 안 당해 봐서 모른다며 배부른 소리 한다고들 하지만 말이다.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부모노릇이라더니 그런가 보다.

 

정말 자식을 사랑한다면 자식의 이야기에 먼저 귀를 기울여줄 필요가 있다. 모두가 똑같이 가는 길을 좀 돌아서 가거나 다르게 간다 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것이 더 나은 자식에 대한 사랑의 방법일 수도 있다. 자식을 무엇보다도 그 존재 자체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도 아직 자식은 없지만 조카들을 통해 조금은 부모의 마음을 읽어보곤 하는데 이모라는 자격은 그것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뉴질랜드 친구 U에게는 엔젤만증후군(Angelman Syndrome)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이 있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순수하게 맑은 영혼 그대로 서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서는 어느 비장애인 모자관계에서조차도 볼 수 없는 밝고 명랑하고 행복한 기운이 느껴진다. 나는 그들이 정말이지 아름답다. 

 

부모가 자식에 대해 갖는 감정은 언제나 사랑과 함께 더 잘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을 포함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고 윗사람이 쏟는 사랑만큼 아랫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인 모양이다. 부모에 대한 것은 나중에 혹 내게도 자식이 생긴다면 다시 한 번 더 깊이 고찰해 봐야 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은 자식에게 욕심과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부모 역시 스스로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과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부모가 가장 좋은 부모가 아닌가 싶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30 | 12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0 | 12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39 | 13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0 | 13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6 | 13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596 | 14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0 | 19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0 | 19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5 | 19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7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1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3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8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9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0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3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5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5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4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