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0 개 4,808 김운용

 

9350d5f222807c8e578c89438e75259e_1461801610_5558.jpg

 

마스터스의 고향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속물주의’란 의미의 ‘스노비 클럽’으로 유명하다. 이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상류사회의 회원들로 구성된 철저한 회원중심 운영철학을 펼치는 것에서 유래됐다. 필자는 지난 2006년 라운드 전날 회원이 갑자기 허리를 다쳐 라운드를 하지 못했고, 2008년에는 몸이 아파 미국으로 갈 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그리고 2010년 2월 1일, 골프 입문 10년 만에 오거스타 내셔널에 방문할 수 있었다.  

 

애틀랜타 시내에서 자동차로 2시간여 만에 오거스타 내셔널 정문에 도착했다. 화려하지도 않고, 자그마한 오거스타 내셔널의 간판을 보는 순간 실망감이 밀려왔다. “세계적인 골프장의 정문이 고작…” 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렇다고 쉽게 정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회원이 먼저 도착해 안내를 받을 때까지 입구에서 무작정 서성거렸다. 까다로운 절차를 밟고 매그놀리아(목련꽃)가 핀 가로수 길을 걸어, 오거스타 회원인 찰리의 안내로 보비 존스의 영구적인 코티지 옆 동에 여장을 풀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지난 1933년 문을 열었다. 보비 존스가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였던 스코틀랜드의 앨리스터 매켄지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  

 

첫날 밤엔 초청자 찰리의 만찬이 있었다. 찰리는 회원 전용 그린 재킷을 입고 손님을 맞았다. 1937년 회원과 비회원을 구별할 수 있도록 마스터스 대회 기간 중 착복을 권유한 데서 유래됐다. 이제는 회원들의 자긍심이 됐다.  

 

필자는 식사 도중 클럽 운영에 관한 궁금증을 물어볼 요량으로 메모한 것을 꺼냈다. 첫 질문으로 회원 수를 물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의 모습은 볼 수 있지만, 물장구치는 오리발은 볼 수 없다”였다. 수면 위는 볼 수 있지만, 물 아래서 일어나는 것은 볼 수 없는 곳이 오거스타 내셔널이란 말로 일축하는 바람에 더는 물을 수 없었다.  

 

클럽하우스 내부에는 역사를 증명하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왼쪽에 보비 존스가 그랜드 슬램 당시 사용했던 아이언 세트, 오른편에 진열된 역대 마스터스 챔피언들이 사용했던 클럽들을 보는 순간, 그때의 감동을 재현하고 싶은 듯 저절로 눈이 감겼다. 클럽하우스 2층에는 챔피언 전용 라커룸도 있었고, 아마추어 초청 선수를 위한 숙소인 ‘까마귀 둥지’도 있었다. 그곳에서 자면 어른이 돼 나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간밤에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보니 보슬비가 내려 걱정부터 앞섰다. 찰리는 라운드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였다. 1번 홀 티잉 그라운드로 이동해 첫 티 샷을 앞두고 흥분된 감정부터 앞섰다. 개장 당시는 6695야드였지만 80년 세월을 거치면서 더 길게, 더 좁게, 더 빠르게 거듭났다. 지금은 파72, 7435야드로 늘렸다.  

 

매년 4월의 마스터스 대회가 끝나고 6개월은 휴장,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 각 홀의 이름은 주변에 자생하는 꽃이나 나무에서 따왔다.  

 

‘티 올리브’로 불리는 1번 홀은 파4로 티잉 그라운드부터는 내리막이지만 세컨드 샷 지점부터는 그린을 향해 오르막이어서 그린을 볼 수가 없다. 결국 3온, 3퍼트. 첫 홀부터 더블 보기로 유리알 그린을 실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백미는 11∼13번 홀로 이어지는 ‘아멘코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의 골프기자였던 허버트 워런이 1958년 처음 이름을 붙였다. 선수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절로‘아멘!’이란 말을 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에는 딱 2개의 티잉 그라운드가 있다. 마스터스 때 선수들이 치는 ‘챔피언티’와 평소 회원들 전용의 ‘멤버스티’ 뿐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따라 매홀 100야드에서 50야드 정도 차이가 난다.  

 

이곳에는 역사적인 다리 3개가 있다. 12번 홀 그린 앞 ‘호건 브리지’는 1953년 274타의 코스 레코드를 기록하며 우승한 벤 호건을 기념한 것이다. 13번 홀의 ‘넬슨 브리지’는 1958년 대회 마지막 날 11번 홀까지 6타 차로 지고 있던 바이런 넬슨이 12번 홀 버디와 13번 홀의 이글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해 오히려 3타 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다. 15번 홀의 ‘사라젠 브리지’는 1935년 진 사라젠이 이 홀에서 생애 최초로 앨버트로스를 기록하면서 역전 우승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 라운드를 끝내자 아쉬움이 컸다. 유리알 그린에 주눅이 들어 제대로 힘 한번 써 보지 못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낸 데 감사했다. 

 

또 명문클럽이란 역시 좋은 회원들이 만들어가는 문화, 그리고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곳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아멘코너에서의 경험은 남달랐다. 예상보다 쉽다는 느낌도 있지만 샷 결과에 따라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는 곳이었다.  

 

11번 홀은 파4, 505야드다. S자 모양의 도그레그 홀로 우측 랜딩 존 부근에 30그루 나무를 추가로 심어놔 페어웨이에 떨어트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린 크기도 작고 왼쪽에는 해저드, 오른쪽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었다. 

 

필자는 멋진 드라이브 샷과 7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렸지만 2단 그린에 꽂혀 있어 퍼팅을 길게 짧게를 반복하며 4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옛날 인디언들의 매장터였다는 12번 홀은 파3, 155야드로 챔피언티와 같았다. 그린은 옆으로 길게 배치돼 있고 앞쪽에 샛강, 뒤쪽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가장 짧은 홀이지만 선수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시시각각 골짜기에 제트기류가 생겨 클럽 선택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곳 캐디들은 유령의 짓이라 전한다. 필자는 7번 아이언으로 온 그린, 버디를 잡지는 못했지만 파를 잡고 캐디를 바라보며 의기양양했다. 

 

13번 홀은 파5, 510야드다. 좌측으로 심하게 휜 도그레그 홀로 페어웨이 왼편을 끼고 그린 앞까지 샛강이 흐르며, 그린 뒤에는 벙커 4개가 도사리고 있다. 필자 골프 실력의 한계를 절감한 홀이기도 하다. 

 

티샷은 심한 훅이 생겨 샛강에 떨어지고, 해저드에서 레이업한 볼도 그린 앞 샛강에 빠져 필자는 망연자실했다. 이 홀에서 몇타를 쳤는지 모를 정도였다. 이날의 스코어는 평생 가슴속에 묻기로 했다. 

 

김운용: 호서대 골프학과 교수 겸 세계 100대골프장 선정위원

■ 제공 문화일보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31 | 12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1 | 12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39 | 13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0 | 14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6 | 14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596 | 14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0 | 19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0 | 19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5 | 19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7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1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3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8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9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1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3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5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5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4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