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淸酒) VS 사케(Sake)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청주(淸酒) VS 사케(Sake)

0 개 6,624 피터 황

 

30e127a6d697821f418ffbb8954dee3c_1460523733_3459.jpg

 

아버지와 여러 겹의 노끈으로 손잡이를 만든 백화수복을 들고 고향에 내려 올려다본 밤하늘엔 별들이 빼곡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 합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건강과 행복을 비는 의미가 담긴 전통청주 백화수복은 맑은 술을 사용해야 하는 차례나 제사 때 시골에선 없어서는 안될 귀한 필수품이었다.  

 

청주(淸酒)는 일본 사케(Sake)를 말하고 정종(正宗)은 한국의 맑은 곡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 사케의 원조는 한국이다. 맑은 술이라는 의미의 청주는 한국의 전통 주다. 청주는 막걸리(濁酒, 탁주)와 비교되는 의미의 술로 쌀의 속살로만 빚는다. 그러면서도 발효공정을 거친 양조주 중에서 알코올 도수가 16%로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청주를 마셨고 일본의 고대 역사서인 ‘고사기’에도 백제의 인번(人番)이라는 사람이 쌀 술(米酒)을 빚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일제시대 때, 부산에 최초로 세워진 청주공장의 상표인 마사무네(正宗, 정종)가 한국청주의 대명사처럼 쓰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는 일반대중들 사이에서 워낙 오랫동안 굳어져서 국어사전에도 정종을 청주로 인정하고 있고 사케에 심취한 사람들 중에는 전통청주를 맛이 달고 생선회와 맞지 않는다고 업신여기기까지 한다. 사케(Sake)는 일본어로 술(酒)자를 훈독하여 읽은 것으로 일본에서는 보통 니혼슈(日本酒) 또는 세이슈(淸酒)라고 부르고 위스키나 와인등과 구별해서 일본 술이라는 의미로 서양권에서도 그 자체로 고유명사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미 설명했듯이 일본의 사케는 우리 청주와 무관한 사이가 아니다. 그러나 재료와 제조 공정이 달라 그 맛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 술(Sake)과 우리나라 술(淸酒)맛이 다른 이유는 원료인 쌀과 누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일반미와 별도로 술을 만들기 위한 쌀을 따로 재배한다. 전분함량이 많고 입자가 큰 품종의 쌀을 도정해서 상당부분을 깎아내고 순수한 전분질 만을 남겨 술을 빚는다. 좋은 술은 쌀을 얼마나 깎아내느냐에 달려있다. 생산량은 줄어들지만 맛은 깨끗하고 순수해지기 때문이다. 정미 비율이 35%라는 말은 65%를 깎아내고 35%만 남겨서 술을 빚는다는 의미다. 많이 깎아낼 수록 좋은 술이 된다. 

 

우리 술 청주가 본래의 이름도 잃어버리고 잊혀져 가는 사이 현재 일본에는 5천여 가지가 넘는 사케가 있다고 한다. 청주나 사케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요리의 일부로서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하며 음식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술이다. 청주나 사케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당연히 생산지의 쌀과 물이다. 좋은 물이 있는 곳에 좋은 술이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물은 아주 중요한 원재료로 간주된다. 쓰이는 물의 종류에 따라 술의 맛도 천차만별로 바뀐다. 연수를 사용하면 달콤하며 여성적인 맛이 나고 경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이 도드라진다. 탄산수를 사용하면 상쾌한 느낌의 사케를 만들 수 있다. 

 

청주와 사케는 온도에 따라 맛이 변하는 몇 안 되는 술 중에 하나다. 물론 얼음과 함께 차게 마시거나 체온보다 조금 더 따듯할 정도로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고급 청주를 마실 때는 오히려 약간 차갑거나 상온에서 마시는 게 진정한 향과 맛을 음미하기에 좋다. 청주는 도자기로 만든 주전자(酒煎子)에 담아 따라 마시지만 사케는 독구리라는 앙증맞게 작은 술병에 담아 따른다. 현재는 물을 끓이는 용도로 쓰이게 된 주전자가 사실은 글자의 뜻 그대로 술을 데우는 그릇이라는 뜻이다. 청주나 사케는 데우는 동안 고유한 향과 맛이 사라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밀폐 형의 도자기에 담아 중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데워 마시면 독성 성분인 푸젤오일(Fusel Oil)의 함유량이 줄어들어 숙취가 덜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전통청주는 약주(藥酒)로 불리고 일본의 하쿠쓰루(白鶴)나 겟케이칸(月桂冠)이 청주를 대표해 온 역사 뒤엔 아직도 뿌리 깊은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자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 자리하고 있다. ‘민족’이란 의미가 모호해지고 국가간의 경계도 허물어져 섞이고 섞인 게 민족이고 국가인 현재에 와서 나누고 다투고 증오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세계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이 강해져 가는 지금 우리 것만을 따지고 고집하는 옹졸한 태도는 세계화에 역행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것에 대한 사랑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없이는 전통을 지키고 계승 발전시킬 수 없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며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다가 청아한 별을 띄운 하늘을 보니 따뜻하게 데운 청주 한 잔이 생각나는 밤이다. ‘살아오는 동안 참으로 많은 꿈을 꾸었네. 꿈 길에서도 언제나 길을 찾았네. (중략)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다시 길을 찾는 나는 누구일까? 별을 바로 곁에 두고도 다시 별을 찾는 나는 누구일까?’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87 | 5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10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80 | 5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90 | 5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99 | 5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34 | 5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8 | 5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42 | 6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7 | 6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6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00 | 6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6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6 | 6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0 | 9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9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4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7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8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9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4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