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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 3편

0 개 1,489 송영림

■ 부모의 양가성

 

라푼첼에서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부모와 마법사가 모두 부모의 두 가지 측면이며 내면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식을 사랑하는 긍정적인 측면과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구속하고 억압하는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포함한다. 높은 탑이라는 상징이 바로 그 구속과 억압이다.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높은 이상을 자식을 통해 보상받으려 하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자녀를 만들고자 한다. 그것은 결국 자식이 원하는 바와 상관없이 부모만의 욕망이거나 그대로 자식에게 전수되는 카르마(karma)로 나타나 또 다른 감금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상추에 대한 식탐은 부모가 갖는 자식에 대한 기대치 그리고 욕심과도 일맥상통한다. 그 상추가 내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식탐을 제어할 수가 없고, 정원의 높은 담벼락과 탑은 자식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자유로울 수 없는 마음의 상징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부모는 마법사가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정원에서 상추를 정성스레 키우듯 아동기의 아이들을 그렇게 정성을 다해 키운다. 그렇게 키운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 때로는 부모의 보물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정원의 상추처럼 아직 품 안의 자식일 때는 자식에게 맘대로 손을 뻗을 수 있으나 사춘기 이후로는 자식이라도 내 손이 닿기 어려운 높은 탑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게 되어 그 머리카락이라도 붙잡고 힘들게 접근해야만 하는 것이다. 

 

라푼첼의 머리카락은 외부로 연결되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며 성숙해지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자라나는 것은 그 정신의 자라남과 깨달음을 뜻하는 것으로 그래서 외부와의 연결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 황금빛 머리카락을 자신이 과거에 이루지 못한,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찬란한 미래에 대한 욕망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라푼첼에서 그 이름은 제목이 될 만큼 매우 중요하다. 독일어로 들상추라는 뜻을 가진 라푼첼은 잎과 함께 큰 뿌리까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식물은 뿌리를 통해 땅의 영양분을 가득 빨아들이면서 넓은 잎으로는 강한 햇빛과 비바람을 맞으며 강인하게 자라난다. 그래서 이 식물은 사춘기와 닮아 있기도 하다. 아직 땅으로 대변되는 부모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시기이며 모진 사회 속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라푼첼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그 중심을 잘 잡고 건강히 성장하는 사춘기의 청소년을 의미하는 것이다. 

 

라푼첼이 열두 살이 되었을 때 마법사가 그를 탑에 가두는데 이 사춘기 시기, 많은 아이들은 스스로 방 안에 처박히려 하며 더 이상 부모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고 반항하려 한다. 그때 부모는 부모대로 이제는 자신의 품 안에서 의지하며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아니므로 그 혼란스러움과 분노를 견디기 힘들게 되고 결국은 아이를 구속하고 체벌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아이는 부모의 품을 벗어나 때로 질풍노도라고 불리는 이 시기를 견디기 위해 애쓴다. 또 사춘기 시절부터 이성에 눈을 뜨게 되고 부모 이외의 대상에게서 사랑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부모는 그 자연스러운 성숙의 과정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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