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쇼핑(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하우스 쇼핑(Ⅱ)

0 개 2,395 한일수
560.jpg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은 배우자를 고르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만큼 고려하는 사항도 많다. 흔히 ‘A’ 에서 ‘H’까지를 점검한다고 한다. 즉 Age(나이), Beauty(용모), Character(성격), Degree(학위), Education(교육정도, 교육내용), Family(가족구성, 가계혈통, 가정화목, 유전요인 등), Grade(신분계층), Health(건강) 등이다. 그러나 만 명의 대상자를 점검한다고 하더라도 위의 조건에 전부 합당한 배우자감은 고르기 힘들 것이다. 위의 조건 들이 어느 정도 합당하면 받아들이되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접고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과목낙제 점수에 해당하는 결정적 결함 항목이 있다면 다시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맺어지는 남녀 간의 관계이니만큼 애정의 강도는 모든 결점을 뒤덮고 결합할 수도 있는 일이다. 

오픈 홈을 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집 고르는 일이 배우자 선택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아파트야 아파트가 소재한 위치, 평수, 브랜드 네임(Brand name) 정도면 대충 판단이 나오지만 단독주택은 그렇지가 않다. 특히 오클랜드의 단독 주택은 대지의 상황이나 도로망, 위치에 따라 천차만별의 설계와 건축 자재로 지어져 있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각 집마다 개성이 달라 혼란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그래도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해놓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주택은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집이어야 한다. 또한 택지는 습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물이 흘러 들어오는 땅이나 지하에 물길이 지나가는 택지는 좋지 않다. 이러한 기본 조건을 전제로 하고 몇 가지 점검 항목을 나열해본다. 

3 가근(可近), 3 불근(不近) - 세 가지는 가까이 있는 게 좋고, 세 가지는 가까우면 안 좋다. 편의 시설(쇼핑, 레저, 스포츠, 휴식 시설 등), 학교, 공공 기관 등이 가까우면 생활하기가 편리하다. 특히 학교는 도보 거리냐 버스를 타야 되느냐 혹은 픽업을 해야 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난다. 또한 이른바 명문 학군에 속하는 지역이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주택의 재산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경찰서, 소방서, 혐오 시설(화장터, 축사와 같이 악취가 나는 시설이나 도살장 등)이나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의식을 행하는 종교 기관 등은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한다. 주변이 시끄럽고 교통 통제도 빈번하며 평화스러운 분위기가 흐트러질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집 주변에 현대적 구조물(변전소, 방송탑) 등이 위치해 있는 것도 기피 대상이다. 

3 가시(可視), 3 불시(不視) - 세 가지는 보이는 게 좋고 세 가지는 안 보이는 게 좋다. 앞에 바다나 호수, 강이 보이고 주위에 숲이 보이며 멀리서 움직이는 물체(차량 행렬 등)가 보이고, 밤에 멀리서 불빛이 보이면 좋다.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서 생명의 역동성을 느끼며, 캄캄한 밤에 적막강산 같은 외로움을 맛보는 것보다 불빛을 바라보며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임을 느낄 수 있다. 이민 첫 해에 새로 이사한 집에서 처음 맞는 날 밤, 아내가 나에게 의아한 듯 말했다. “저기 낮은 하늘에 별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오클랜드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역이라서 그런지 해안선이 복잡하고 산과 언덕들이 발달되어 있다. 바다를 좋아하는 주민들은 해변을 따라 타운을 형성해나갔다. 동시에 능선을 잇는 간선도로를 개설해 전망이 좋은 산등성이부터 주거지를 개발하며 밑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그래서 산의 경사면을 따라 형성된 취락이 햇볕에 반짝일 때면 동화 속의 마을 풍경을 보는 것 같다. 밤에 자동차들이 능선을 달리는 것을 보면 별들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3 가청(可聽), 3 불청(不聽) - 세 가지는 들리는 게 좋고 세 가지는 안 들리는 게 좋다. 아이들 노는 소리, 산들 바람에 울리는 풍경 소리, 학생들이 공부하는 소리, 새들이 재잘 거리는 소리는 들리는 게 좋지만 통곡 소리, 싸우는 소리, 공사장 소리 등은 안 들리는 게 좋다. 큰길가의 집들은 자동차 소음에 시달릴 경우가 많으며 이웃이 밤늦게 까지 떠들며 파티를 즐긴다든지 음향기기를 높은 볼륨(Volume)으로 틀어 놓고 시끄럽게 한다면 피해가 막심하다. 따라서 주택 주변 거주자들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아파트 층간 소음이 이웃 간의 불화요인이 되어 사회 문제화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도 복층 건물에 층별로 다른 세대가 거주할 경우 소음으로 인한 불편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주택의 선택 기준은 결국 거주할 사람의 판단 기준에 달려 있다. 옷이 아무리 좋아도 입을 사람의 몸에 맞아야 좋은 옷이듯 주택도 자기 형편에 맞아야 좋은 집이 되는 것이다. 예산, 라이프스타일, 가족 구성 내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집 건물은 엄청 큰데 식구 수가 적다든지 대지가 지나치게 넓어서 관리하기가 힘들고 공허한 느낌을 준다면 이러한 집은 피할 일이다.

집에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뉴질랜드 생활이다. 집은 가족들의 보금자리이고 행복이 피어나는 공간이다. 좋은 집이란 애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이 가꾸고 다듬어 보금자리로 만들어 가면서 좋은 집이 되어간다고 본다. 

일곱 베일의 춤

댓글 0 | 조회 4,505 | 2016.03.10
‘모든 괴짜가 다 천재(天才)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천재는 다 괴짜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아… 더보기

중국인들이 몰려온다

댓글 0 | 조회 5,289 | 2016.02.24
우리가 흔히 중국 사람이라고 말하는 중국인은 내용적으로 각각 성격이 다른 부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로 표… 더보기

꿀벌이 지구를 떠난다면

댓글 0 | 조회 2,442 | 2016.02.11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박사는 ‘만일 지구상에서 어떤 이유로든 꿀벌이 사라지게 된다면 인류 또한 4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더보기

부자 3대는 못가도 먹는 것은 3대 간다

댓글 0 | 조회 2,333 | 2016.01.27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부자 3대’ 이야기는 오늘날에 와서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한 번 부자의 반열에 오르면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하기가 쉬운 오… 더보기

음악과 영혼과 사랑

댓글 0 | 조회 2,352 | 2016.01.13
누군가의 영혼에 잔잔한 파도라도 일으킬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보람 있는 일을 한 것이리라. 문학과 예술은 인간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가장 원초적인 관계를 맺어 왔… 더보기

주례 없는 주례사

댓글 0 | 조회 6,069 | 2015.12.23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고민거리 하나가 주례(主禮)를 누구로 모시느냐이다. 신랑 신부 측 부모님과 당사자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고 주례자를 통해서… 더보기

옮겨심기

댓글 0 | 조회 2,918 | 2015.12.10
내가 서울에서 마지막까지 살았던 집은 30평 정도의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는 잡종 난초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화초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아침이면 보… 더보기

모자이크 사회

댓글 0 | 조회 5,282 | 2015.11.26
현대사회는 모자이크(Mosaic)와 같다. 하나의 모자이크가 훌륭한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참여한 각자의 조각들이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 더보기
Now

현재 하우스 쇼핑(Ⅱ)

댓글 0 | 조회 2,396 | 2015.11.11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은 배우자를 고르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만큼 고려하는 사항도 많다. 흔히 ‘A’ 에서 ‘H’까지를 점검한다고 한다. 즉 Age(나이), B… 더보기

하우스 쇼핑(Ⅰ)

댓글 0 | 조회 2,669 | 2015.10.29
뉴질랜드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경험하는 문화적 변화가 오픈 홈(Open home) 시스템일 것이다. 우선 렌트할 집은 마운트 로스킬(Mt Roskill) … 더보기

풍수 -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댓글 0 | 조회 3,342 | 2015.10.14
부동산 광고를 보거나 부동산 옥셔니어(Auctioneer)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면 제일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로케이션(Location) 이다. 부동산(不動産)은… 더보기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Ⅱ)

댓글 0 | 조회 2,876 | 2015.09.24
조선 시대의 어떤 부자 노인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며느리들을 테스트해 보았다. 세 며느리들한테 쌀 한 가마니씩을 나눠주고 이 쌀 가지고 한 달 동안 살… 더보기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댓글 0 | 조회 3,094 | 2015.09.09
‘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 더보기

보는 눈에 돈 들어온다(Ⅱ)

댓글 0 | 조회 2,545 | 2015.08.26
역사상 가장 대박 난 부동산 거래는 알래스카일 것이다.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이고 남한 땅의 16배 이상 되는 넓이로 미국의 주 중에서 가장 크다. 174… 더보기

보는 눈에 돈 들어온다(Ⅰ)

댓글 0 | 조회 2,261 | 2015.08.13
‘눈이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눈이 우리 몸에 있어서 또는 삶에 있어서 소중하고 중요하여 마치 보물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시력이 좋… 더보기

느림의 아름다움

댓글 0 | 조회 1,838 | 2015.07.28
신입 사원 시절에 성질이 따발총 콩 튀기 듯 하던 과장 밑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무슨 업무 처리 문제로 따발총이 콩 튀기 시작했는데 나한테 불호령이 떨… 더보기

바이칼 호수에서 아오테아로아 까지

댓글 0 | 조회 5,976 | 2015.07.15
“나는 바이칼 호의 가을 물결을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오. 나의 고국 조선은 아직도 처서(處署) 더위로 땀을 흘리리라고 생각하지마는 고국서 칠천 리, 이 바이칼 … 더보기

70% 행복론

댓글 0 | 조회 2,637 | 2015.06.23
며칠 전에 정원 일에 쓰일 외바퀴 손수레인 휠배로우(Wheelbarrow)를 구입한 일이 있다. 거름흙을 운반하느라 처음 사용해봤는데 적재량을 잘 조절해서 균형을… 더보기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댓글 0 | 조회 7,100 | 2015.06.09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 더보기

김포공항에서 주저 앉아버린 애 엄마

댓글 0 | 조회 4,033 | 2015.05.26
뉴질랜드로의 한국인 이민 물결이 한창 상승세를 이룰 무렵 1995년 5월에는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 멤버들의 야유회가 열렸다. 남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더보기

아들리느 결혼식에 가슴을 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27 | 2015.05.13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그리고 3일 후 왕도 죽었다.’라는 표현은 사실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3일 동안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애통… 더보기

울어버린 두꺼비

댓글 0 | 조회 2,487 | 2015.04.29
두꺼비는 예로부터 복(福)과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한국의 민간 전설 ‘두꺼비와 지네’에서는 자기를 키워준 소녀를 위하여 침입한 지네와 싸워 함께 죽고… 더보기

흙에서 살리라

댓글 0 | 조회 2,555 | 2015.04.14
어찌하여 사람들은 흙을 멀리하고 자꾸 하늘로만 치솟으려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The tower of Babel) 이야기는 현대에 살고 … 더보기

삶이냐 퍼포먼스냐

댓글 0 | 조회 2,819 | 2015.03.24
인류문화사의 흐름에서 시대구분을 할 때 고대 신화시대, 중세 종교시대, 근대 과학시대, 현대 예술시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대 21세기 현대는 예술 가운데서도 퍼… 더보기

호박 덩굴에 행복이 주렁주렁

댓글 0 | 조회 2,953 | 2015.03.10
‘가꾼 데로 거두리라’이는 농사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수확량의 정도는 농사에 쏟은 정성만큼 비례해서 나타난다. 예로부터 농사의 성공 여부는 가꾸는 사람의 발길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