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쇼핑(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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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쇼핑(Ⅰ)

0 개 2,961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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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경험하는 문화적 변화가 오픈 홈(Open home) 시스템일 것이다. 우선 렌트할 집은 마운트 로스킬(Mt Roskill) 지역에 어떻게 구해서 이사를 하고 살림을 시작했지만 이민 생활이 익숙해지는 대로 집을 구입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주말이면 견학 삼아서 오픈 홈을 찾아다녔다. 한번은 오픈 홈 하는 집에 오래된 자두나무가 있었는데 자두가 탐스럽게 열려 있었다. 오픈 홈 담당 에이전트(Agent)한테 양해를 얻고 신나게 자두를 따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바지가 가지에 걸려 옷을 찢기는 일을 당하기도 했다. 

100 집 이상 오픈 홈을 쫓아다녀봤으나 구하려던 내 집을 발견하지 못하고 직접 차를 몰고 동네 답사를 하다가 브라운스 베이 지역에서 입간판을 보고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갔다. 마침 나를 기다리고 있었듯 한 에이전트와 연결이 되어 당일 구입 계약을 체결하고 이사를 단행하여 이민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에이전트는 그 날 운세가 좋아 단 숨에 한 건을 처리한 셈이다. 

새로 지은 브랜드 뉴(Brand new) 집이라 신혼 살림을 차리듯이 새 기분으로 이민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전자 제품 등 가구류도 모두 신 제품이었으니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이민자가 그렇듯이 이민 초년에는 돈 벌이 부담 없이 가져 온 돈 쇼핑하러 다니며 사람대접 받던 시절이었다.
1970년 대 기술 이민으로 미국에 간 선배들이 단 돈 몇 푼 쥐고 이민 가자마자 돈 벌이 전선에 뛰어 들어가 고생을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1990년대 뉴질랜드 이민자들은 사치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다. 

새 집에 이사 온 후로도 주말이면 열심히 오픈 홈을 찾아다녔다. 요새 말로 ‘갑’의 행세를 단단히 하며 최고로 잘 정돈 된 집들을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으니 얼마나 호사스러운 일이랴. 집을 한 번 사서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이사를 할 것이므로 평소에 집들을 많이 구경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집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늘리는 일이 사실 중요한 가치이다. 이민 생활에서 이사 한번 잘 하느냐 못하느냐가 가정 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고인 물은 썩기 쉽듯이 한 집에 너무 오래 사는 것도 보수적이라 생각한다. 이사를 함으로서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창조적인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사이클(Cycle)에 맞춰 기회를 잘 포착하기만 하면 재산 가치 증대를 꾀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막고 가재 잡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식이다. 

우리는 흔히 성공 사례에만 집착하여 쫓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패 사례를 통하여 더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고 실패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서 큰 손실을 피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시스템이 한국과 다른 뉴질랜드이며 주택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 한인들이 이 나라 시스템을 완전히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모하게 달려들어 주택 문제만 하더라도 실패한 사례가 많다.

시내 아파트인데 씨 뷰가 아주 좋게나오는 층을 에이전트 권유로 사서 이사했다. 앞에는 공터가 있어서 전망이 더욱 좋게 나왔다. 그런데 몇 달 후 그 공터에 더 높은 아파트가 착공 되는 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에이전트가 그 사실을 사전에 모르고 권유를 했을까 하는 원망이 들었지만 별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또 한 경우는 아파트 펜트하우스(Pent-house)가 좋다는 얘기는 들었던 터라 비싼 돈을 투자해 살았는데 나중에 팔려고 해도 팔리지를 않아 많은 재산 손실을 보고 말았다. 그 아파트가 누수 아파트가 되어 더욱 손해가 클 수밖에 없었고 삶의 질도 별로라는 얘기였다. 맨 위 층이라 바람을 너무 세게 받아 소음도 많고 안정감도 떨어진다는 평가이다. 

다른 경우는 클립 탑(Cliff top) 땅을 구입해서 직접 집을 짓는데 중간 검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설계 변경을 하느라 예산이 초과되어 갔다. 시공사를 바꿔 다시 진행해서 겨우 완공은 했지만 마지막 준공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살았다. 20여 년 전이니까 당시로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된 집이다. 몇 달 전에 그곳을 지나는데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 안전 기준에 미달하여 헐어버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곳에서는 클립 탑 주택만 전문으로 하는 시공사가 있다고 하는데 이 나라에서 경험도 부족한 한인이 시공을 했다면 그만큼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이다. 

또 한 경우는 오클랜드 북서쪽 변두리 농장 꼭대기에 롯지(Lodge)로 비즈니스 할 거대한 집을 지었는데 역시 준공 검사도 못 받고 팔리지도 않아 고통을 당한 일이다. 이 나라에서 뷰가 좋은 집이 좋다는 관념이 있는데 꼭대기 이니까 360도 뷰는 자랑할 수 있지만 엄청난 바람에 부닥-쳐야하는 단점이 더 크다. 앞서 말한 배산임수의 이론과도 대비되는 사항이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몸으로 부딪치는 실물 경험이 요청된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한 번에 큰 돈 날려버리는 비극을 겪지 말아야 되겠다. 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한인 사회 전체의 성공과 실패로 연관되기 때문에 한인 사회의 공동 발전을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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