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처음 산 내 우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뉴질랜드에서 처음 산 내 우산

0 개 2,672 김지향
뉴질랜드에 와서 살면서 이제껏 우산 없이 살았습니다.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워낙 비바람이 세찬 이곳에서 우산을 쓰는 것보다는 우비를 입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생각에 우비를 선호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5년 전 한국에서 이곳에 왔을 때, 한국에서 사 온 우산은 이곳 실정에 맞지 않아서 얼마 안 가 우산대가 망가져서 버리게 되었고, 거리에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빗속에 우비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으며, 비를 맞아야 키가 쑥쑥 큰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절대로 학교에 우산을 들고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우산을 쓰고 학교에 가면 오히려 더 어색하고 창피하다고 하니, 억지로 우산을 손에 들려 줄 수도 없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와서 제일 처음으로 받은 신선한 충격이 바로 우산 없이 사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이었는데, 요즘에는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네요. 그래도 아직 그냥 비를 맞으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합니다. 

요즘 버스를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우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차가운 겨울비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 걸을 만큼 건강에 자신이 없기도 했었거니와 큰 우산을 쓰고 걷고 싶은 로망도 있었습니다. 마침 옷감을 사러 나간 날에 비가 세차게 오기에 평소 쓰고 싶었었던 커다란 우산을 사게 되었습니다. 가볍고 튼튼하고 가격 또한 괜찮아서 크게 만족하면서 샀습니다.

그동안 내 전용 승용차가 있어서 우산이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모자를 즐겨 쓰는 편이라서 웬만한 비는 그냥 맞으면서 다녔었는데, 내 전용 우산을 샀으니 앞으로는 우산의 분위기를 한껏 즐기면서 지낼 것입니다. 

비 오는 날 에스페레네드 공원의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느낄 것이며, 산책길의 물 머금은 초록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며, 집 앞 실버타운에 있는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창 너머 보이는 비를 감상할 것입니다. 내 우산을 쓰고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서 살면서 행복의 조건이 무척 소박하고 단순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스한 햇볕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되지만, 빗방울 하나까지도 내게 행복을 주기엔 부족함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15년 만에 산 우산 역시 나에게 있어 행복을 전해주는 도구일 수밖에요.

8년 전에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세상이 달라져 보여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다시 그때의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옵니다. 가슴 벅찰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에 숨 쉬면서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해마다 봄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봄이 영원히 내 안에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늘 변하고 있는 물질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영원이란 말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존재가 물질만이 아닌 영혼의 존재라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변화의 시대인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면서도 영원하기를 갈망하면서 살 것으로 여겨집니다. 

나는 영원히 봄날을 즐기면서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것은 봄날의 행복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딱 한 가지 방법으로 영원히 봄날처럼 행복하기는 힘들어도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다가오는 아주 작은 것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살게 된다면 그 작은 행복이 연결이 되어 영원한 행복을 이루게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지금 나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내 우산을 갖게 되고 나서 무척 커다란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다. 15년 전 내 전용 승용차를 샀었을 때보다 더 커다란 행복에 빠져 있습니다. 이 행복은 내가 일부러 만든 행복도 아니고 그저 내 안에서 스스로 일어난 행복입니다. 

이 마음 상태가 어떤 경로로 일어나게 되었는지 아직 확실치 않지만, 그냥 지금 이 순간 이렇듯 작은 행복이 자꾸자꾸 일어나기에 감사하고 기쁘고 즐겁기만 합니다. 신의 축복이란 말을 이럴 때 쓰는 것 일지요?

많은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74 | 4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96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56 | 4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70 | 4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83 | 4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20 | 4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1 | 4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33 | 5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3 | 5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1 | 5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98 | 5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19 | 5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5 | 5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9 | 8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7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1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69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6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5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7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3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