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0 개 3,096 한일수
556.jpg

‘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집은 그만큼 가격이 비싸고 바다가 보이는 정도, 해변까지의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것도 이민 와서 실감했다. 

브라운스 베이(Browns Bay) 지역의 언덕 빼기에 작지만 새집이고, 좀 멀기는 하지만 바다가 제법 눈에 들어오는 집을 사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바다 시야를 좀 더 확보하려고 눈동자를 굴리기도 하고 베란다에서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 바라보기도 하였다. 앞집의 정원 나무들이 키가 커져가는 걸 보고 안타까운 나머지 앞집 주인에게 가지 트리밍(Trimming)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평생에 한 번이 될 내 집을 내가 지어 살아보겠다는 꿈을 실현해보겠다고 집 지을 섹션(Section)을 하나 구입했다. 브라운스 베이가 내려다 보이는 산등성이에 개발된 단지인데 바다가 보일까 말까 하는 위치의 섹션하나를 선택한 것이다. 앞에 부쉬(Bush)가 있어 마당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지만 집을 짓고 나면 2층 베란다(Veranda)에서는 바다가 제법 보일 듯도 하였다. 

어느 날 이스트 코스트 베이스(East Coast Bays) 지역구 의회에서 편지가 왔다. 앞에 말한 부쉬의 오래된 나무가 강풍에 쓰러져 그 옆집 지붕을 덮쳤으며 앞으로의 대책을 의회에서 논의하는데 주변의 집이나 땅 주인들을 참석시켜 의견을 물어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순간 좋은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회의에서는 의원들이 돌아가며 발언을 하는데 앞으로 ‘나무 점검을 확실히 해서 사고를 방지하자’, ‘부근 집들을 덮칠 염려가 있는 문제가 되는 몇 나무들을 제거하자’, ‘부쉬를 보호해야 되니 함부로 나무를 제거할 수는 없다’는 등 갑론을박(甲論乙駁)하다가 방청석 참가자들한테도 발언권을 주게 되었다. 잘못하다간 표결로 들어가 미온적인 처리로 결정될 위기감도 있었다. 나는 주제넘게 내가 생각한 바를 발표하였다. 

‘여러 의원님들! 그대들은 그 부쉬를 산책한 일이 있습니까? 그 부쉬를 가로질러 베이로 가는 산책로가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만일 오래된 나무들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덮칠 경우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오래된 나무는 잘라내면 되고 새로 나무를 심으면 부쉬는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부쉬 단지 안에 있는 늙은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리도록 해야 합니다. 조치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 날 회의는 더 이상 다른 의견 없이 끝났다. 한 달 쯤 지나 그 부쉬를 지나봤더니 큰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었다. 내 섹션에서 베이 쪽을 바라봤더니 바다가 제법 많이 보였다. 집을 지어 2층 베란다에서 차 한 잔하며 하우라키 걸프(Hauraki Gulf)의 바다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살던 집을 팔아서 집을 지을 생각으로 시장에 내 놓았으나 생각 외로 팔리지 않고 시간만 끌었다. 섹션에 집을 짓는 일이란 건축 경험이 없는 비전문인으로서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더군다나 이민자로서 뉴질랜드의 건축 사정을 모르고 덤볐다간 낭패를 당할 수도 있는 일임을 파악하고 꿈을 접었다. 나중에 생각해도 그 일은 잘 결정한 일이었다. 대개 집을 짓다보면 설계를 변경할 일이 생기고 원래 예산보다 훨씬 초과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평생 살 것도 아닌데 나중에 팔 때는 투자한 액수를 회수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안 팔리던 집이 갑자기 임자가 나타나 팔게 되고 이사를 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2002년 하반기, 당시는 집값이 오름 새로 돌아서는 시점이었고 렌트(Rent)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였다. 노스쇼어 지역에서 다시 구입해볼만한 집도 없고 렌트로도 들어가 살 집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역을 바꿔 변화를 시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데어리 플렛(Dairy Flat) 지역을 답사하다가 우연찮게 내 집을 발견하였다. 좀 멀기는 하지만 실버데일 인터체인지 부근이고 도로망이 좋아 어느 지역으로든 출입이 편리한 장소였다. 노스쇼어 풀 섹션 주택 한 채 값으로 살림집이 딸려 있으며 노스쇼어 주택의 50배가 넘는 땅을 확보할 수가 있는 집이었다. 1970년대 초에 오클랜드 인구가 증가하자 변두리 농장 지역을 분할해서 라이프 스타일 주택으로 허가한 10 에이커(약 40,470 제곱미터, 약 12,100평) 정도의 섹션이다. 

이사 후 여기 저기 널려 있는 잡목들을 절단해냈다. 플라타너스(Platanus), 포플라(Poplar) 등, 나무들이 강풍에 가지가 꺾기거나 통째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여 위험하기도 하다. 초기에 집이 허전하여 이것저것 마구 심어놓은 모양이다. 집에 놀러 온 어느 교민이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어! 저기 바다가 보이네.’ 나에게 집을 팔았던 키위 부자(父子)가 놀러 왔는데 마찬가지로 놀랜다. ‘어! 저기 바다가 보이네. 우리는 이 집에서 8년을 살았으면서도 바다를 못 보았는데…….’ 

손바닥 만 한 바다라도 보이는 것하고 안 보이는 것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바다를 생산할 수는 없지만 씨 뷰는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일곱 베일의 춤

댓글 0 | 조회 4,505 | 2016.03.10
‘모든 괴짜가 다 천재(天才)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천재는 다 괴짜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아… 더보기

중국인들이 몰려온다

댓글 0 | 조회 5,289 | 2016.02.24
우리가 흔히 중국 사람이라고 말하는 중국인은 내용적으로 각각 성격이 다른 부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로 표… 더보기

꿀벌이 지구를 떠난다면

댓글 0 | 조회 2,444 | 2016.02.11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박사는 ‘만일 지구상에서 어떤 이유로든 꿀벌이 사라지게 된다면 인류 또한 4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더보기

부자 3대는 못가도 먹는 것은 3대 간다

댓글 0 | 조회 2,333 | 2016.01.27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부자 3대’ 이야기는 오늘날에 와서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한 번 부자의 반열에 오르면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하기가 쉬운 오… 더보기

음악과 영혼과 사랑

댓글 0 | 조회 2,353 | 2016.01.13
누군가의 영혼에 잔잔한 파도라도 일으킬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보람 있는 일을 한 것이리라. 문학과 예술은 인간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가장 원초적인 관계를 맺어 왔… 더보기

주례 없는 주례사

댓글 0 | 조회 6,072 | 2015.12.23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고민거리 하나가 주례(主禮)를 누구로 모시느냐이다. 신랑 신부 측 부모님과 당사자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고 주례자를 통해서… 더보기

옮겨심기

댓글 0 | 조회 2,919 | 2015.12.10
내가 서울에서 마지막까지 살았던 집은 30평 정도의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는 잡종 난초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화초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아침이면 보… 더보기

모자이크 사회

댓글 0 | 조회 5,283 | 2015.11.26
현대사회는 모자이크(Mosaic)와 같다. 하나의 모자이크가 훌륭한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참여한 각자의 조각들이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 더보기

하우스 쇼핑(Ⅱ)

댓글 0 | 조회 2,398 | 2015.11.11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은 배우자를 고르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만큼 고려하는 사항도 많다. 흔히 ‘A’ 에서 ‘H’까지를 점검한다고 한다. 즉 Age(나이), B… 더보기

하우스 쇼핑(Ⅰ)

댓글 0 | 조회 2,672 | 2015.10.29
뉴질랜드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경험하는 문화적 변화가 오픈 홈(Open home) 시스템일 것이다. 우선 렌트할 집은 마운트 로스킬(Mt Roskill) … 더보기

풍수 -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댓글 0 | 조회 3,344 | 2015.10.14
부동산 광고를 보거나 부동산 옥셔니어(Auctioneer)의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면 제일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로케이션(Location) 이다. 부동산(不動産)은… 더보기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Ⅱ)

댓글 0 | 조회 2,879 | 2015.09.24
조선 시대의 어떤 부자 노인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며느리들을 테스트해 보았다. 세 며느리들한테 쌀 한 가마니씩을 나눠주고 이 쌀 가지고 한 달 동안 살… 더보기
Now

현재 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댓글 0 | 조회 3,097 | 2015.09.09
‘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 더보기

보는 눈에 돈 들어온다(Ⅱ)

댓글 0 | 조회 2,547 | 2015.08.26
역사상 가장 대박 난 부동산 거래는 알래스카일 것이다.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이고 남한 땅의 16배 이상 되는 넓이로 미국의 주 중에서 가장 크다. 174… 더보기

보는 눈에 돈 들어온다(Ⅰ)

댓글 0 | 조회 2,265 | 2015.08.13
‘눈이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눈이 우리 몸에 있어서 또는 삶에 있어서 소중하고 중요하여 마치 보물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시력이 좋… 더보기

느림의 아름다움

댓글 0 | 조회 1,839 | 2015.07.28
신입 사원 시절에 성질이 따발총 콩 튀기 듯 하던 과장 밑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무슨 업무 처리 문제로 따발총이 콩 튀기 시작했는데 나한테 불호령이 떨… 더보기

바이칼 호수에서 아오테아로아 까지

댓글 0 | 조회 5,980 | 2015.07.15
“나는 바이칼 호의 가을 물결을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오. 나의 고국 조선은 아직도 처서(處署) 더위로 땀을 흘리리라고 생각하지마는 고국서 칠천 리, 이 바이칼 … 더보기

70% 행복론

댓글 0 | 조회 2,639 | 2015.06.23
며칠 전에 정원 일에 쓰일 외바퀴 손수레인 휠배로우(Wheelbarrow)를 구입한 일이 있다. 거름흙을 운반하느라 처음 사용해봤는데 적재량을 잘 조절해서 균형을… 더보기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댓글 0 | 조회 7,107 | 2015.06.09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 더보기

김포공항에서 주저 앉아버린 애 엄마

댓글 0 | 조회 4,035 | 2015.05.26
뉴질랜드로의 한국인 이민 물결이 한창 상승세를 이룰 무렵 1995년 5월에는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 멤버들의 야유회가 열렸다. 남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더보기

아들리느 결혼식에 가슴을 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35 | 2015.05.13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그리고 3일 후 왕도 죽었다.’라는 표현은 사실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3일 동안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애통… 더보기

울어버린 두꺼비

댓글 0 | 조회 2,488 | 2015.04.29
두꺼비는 예로부터 복(福)과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한국의 민간 전설 ‘두꺼비와 지네’에서는 자기를 키워준 소녀를 위하여 침입한 지네와 싸워 함께 죽고… 더보기

흙에서 살리라

댓글 0 | 조회 2,558 | 2015.04.14
어찌하여 사람들은 흙을 멀리하고 자꾸 하늘로만 치솟으려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The tower of Babel) 이야기는 현대에 살고 … 더보기

삶이냐 퍼포먼스냐

댓글 0 | 조회 2,821 | 2015.03.24
인류문화사의 흐름에서 시대구분을 할 때 고대 신화시대, 중세 종교시대, 근대 과학시대, 현대 예술시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대 21세기 현대는 예술 가운데서도 퍼… 더보기

호박 덩굴에 행복이 주렁주렁

댓글 0 | 조회 2,955 | 2015.03.10
‘가꾼 데로 거두리라’이는 농사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수확량의 정도는 농사에 쏟은 정성만큼 비례해서 나타난다. 예로부터 농사의 성공 여부는 가꾸는 사람의 발길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