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외우지 마라(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절대로 외우지 마라(Ⅰ)

0 개 1,457 김준
지금까지 몇 회의 칼럼을 연재하며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들은 요구사항이 있다. ‘너무 잘 나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만 늘어놓으니 현실성이 없게 들린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과학 교육을 도와줄 수 있는 실제적인 부분을 언급해 달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하며 부모님들이 말씀하시는 교육지침 중 필자가 느끼기에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로 하겠다. 

학원에 온 학생이 의기소침 해 보인다면 대부분 기대치보다 낮은 성적 때문에 부모님의 꾸중을 들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부모님의 꾸중이 열이면 팔,구가 거의 같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없고 책을 봐도 이해가 잘 안 된다고? 그럼 달달 외우기라도 했어야지. 책을 다 외우면 정답이 나오게 되 있어!! 그렇게 해보지도 않고 네가 무슨 노력을 했다는 거니?”

이런 이야기를 학생 입을 통해 전해 들을 때마다 필자는 부모와 자녀간에 세대차이와 더불어 교육 시스템의 차이를 겪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부모님께서 경험하신 사지선다 형식의 암기한 내용을 풀어내면 되는 시험형식은 이제 그 종주국인 일본에서 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을….

암기. 그렇다. 공부를 함에 있어 암기 또한 학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고 암기력이 좋은 학생이 공부를 잘 한다는 것도 당연히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실행중인 유럽식 과학 교육에서는, 특히 물리와 화학 그리고 우주과학에서는 암기가 가지는 효과가 우리의 기대에 비해 미미하다는 것이 문제다. 흔히 물리는 공식을 다 외우고 화학은 주기율표를 다 외우고… 하는 식으로 무조건 암기, 입력 방식으로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기를 원하시는 부모님들을 뵐 수 있는데 현실을 말씀 드리자면 공식은 Formula sheet를 주기 때문에 외울 필요가 없고 주기율표 또한 당연히 제공되기에 암기의 필요성이 없다. 그런 정도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이니 잘난 척 하지 마라 라고 하신다면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연말시험에서 접하게 되는 문제의 간단한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마찰이 없는 경사면에 Trolley(활차)를 놓았더니 점점 가속하며 내려갔다. 그리고 경사면의 각도를 올릴수록 바닥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아졌다.’ 

이 실험에 대해 부모님 세대의 한국 문제들은 이렇게 질문한다. 

‘다음 중 시간이 줄어드는 이유를 옳게 설명한 것은?’

그리고 학생은 ‘경사가 급해지면 더 많은 중력을 운동의 힘으로 사용해서 가속도가 커지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고 따라서 시간이 짧아진다’는 내용의 답을 고르면 바로 정답으로 인정 되었다. 이런 형식의 문제에는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고찰도, 공식을 활용해 관계를 증명하는 노력도, 실험에 관계된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물리적 정의도 필요치 않다. 단지 같은 유형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고 있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그러니 단순 암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같은 실험에 대해 유럽식 과정에서 문제를 출제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가능하지만 (데이터를 주고 공식을 유도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를 본다면, 

a. 가속도를 정의 하라. 
b. 경사면의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무엇이 있는지 그려서 설명하고 가속도가 생기는 이유를 설명하라. 
c. 현재 상황에서 경사면의 각도가 10도 만큼 더 커진다면 시간은 얼마가 될까? 
d. 현실적으로 마찰력 때문에 c. 의 실험결과가 계산치와 다르다. 실험결과를 계산치와 가장 가깝게 하기 위한 조건을 서술해라. 

위의 문제들을 보고도 무조건적 암기가 성적향상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은 안 계시리라 본다. 

과학 공부의 핵심은 자연현상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분석과 예상이다. 적어도 Y8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이 후 ‘성적’에 대한 압박이 생기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젠 점수를 위한 공부를 해야만 할 시점이 되었고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해’ 와 ‘표현’으로 일단락 된다. 과학적 현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그리고 이해한 것을 이론적으로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는 것이다.                               

- 2부에 계속 -

노력이란 이런 거다

댓글 0 | 조회 2,199 | 2015.04.15
“선생님.. 죄송하지만 우리 A 숙제 좀 줄여주시면 안되시겠어요? 제가 아주 안쓰러워서 못 보겠어요. 잘살려고 하는 공부인데 이러다가 애가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 더보기

완벽주의

댓글 0 | 조회 1,597 | 2015.04.29
받을 수가 없었다. B는 계속 받으라 했지만 그래도 나는 받을 수가 없었다. 한 시간반의 수업 시간 동안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개인적인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경제에… 더보기

늦은 사춘기

댓글 0 | 조회 2,865 | 2015.05.13
며칠전 인터에 다니는 딸의 학교에서 레터가 한장 왔다. 사춘기에 들어갈 무렵의 학생들을 위해 그들이 겪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학부모들에게 사춘기 자… 더보기

선행, 다행, 직행

댓글 0 | 조회 1,374 | 2015.05.27
필자가 선행학습의 중요성을 (한국이 아닌 뉴질랜드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피력할 때 마다 학부모님들로부터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 이런 식으로 과외만 하다 보면… 더보기

현재 절대로 외우지 마라(Ⅰ)

댓글 0 | 조회 1,458 | 2015.06.09
지금까지 몇 회의 칼럼을 연재하며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들은 요구사항이 있다. ‘너무 잘 나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만 늘어놓으니 현실성이 없게 들린다. 부모로서 … 더보기

절대로 외우지 마라(Ⅱ)

댓글 0 | 조회 1,226 | 2015.06.23
1부 요약 : 학부모님들께서 흔히 학생들에게 하시는 학습지침 중 하나인 ‘달달 외우기라도 해라’하는 요구는 사실상 과학 과목에서만큼은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왜… 더보기

그래도 외워야겟다면...

댓글 0 | 조회 1,278 | 2015.07.14
톳톳톳톳톳톳톳…. 어릴 적 늦은 여름 밤에나 들어 봤음직한 다듬이 돌 소리.. 그런데 이 집에 왠 다듬이 돌? 자동으로 열린 문을 들어서 텅 빈 거실에 이르러 학… 더보기

긍정의 Him

댓글 0 | 조회 1,669 | 2015.07.29
‘웰링턴 허리케인즈….?’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연락처 확인을 위해 이메일 주소를 받았을 때 내심 이 아이가 웰링턴을 베이스로 한 10대 갱 조직의 … 더보기

여유있게 삼 개월

댓글 0 | 조회 1,422 | 2015.08.12
“이제 슬슬 시험준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여유 있게 3개월이니까 뭐…” “늦었다..” “네?” “늦었다고…” “에이.. 아무리… 다들 이 무렵에 시험… 더보기

내가 제일 잘나가

댓글 0 | 조회 1,379 | 2015.08.27
“이런 스타일의 문제는 요렇게 풀라고 학교에서 배웠을거야. 그런데 다른 방법이 하나 있어. 전에 배운 요러요러한 컴셉있지? 그걸 이렇게 적용하면 전혀 바른 방법으… 더보기

얼마전 각급 고등학교의 학년말 시험이 끝났다

댓글 0 | 조회 1,628 | 2015.09.10
얼마전 각급 고등학교의 학년말 시험이 끝났다. 매년 이 때가 되면 필자의 노트에 두 부류의 학생그룹이 리스트 되는데 그 한부류는 이번 external (편의상 N… 더보기

울렁대는 처녀가슴~~

댓글 0 | 조회 2,883 | 2015.09.24
지금은 호주에서 대학을 잘 다니고 있는 H. 성실한 공부자세와 누구라도 부러워 할만한 지능을 겸비한 재원인데다가 인물까지 수려해서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법한 … 더보기

기출문제풀이

댓글 0 | 조회 1,262 | 2015.10.14
■ 1부 이제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 짓는 그리고 내년을 준비하는 신호탄이 될 external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필자도 주변의 지인들… 더보기

기출문제풀이(Ⅱ)

댓글 0 | 조회 1,529 | 2015.10.28
자.. 그럼 기출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선 기출문제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NCEA 학생들은 NZQA 웹 페이지에서 모든 페이퍼들을 다운받을 수 있다. 다운로… 더보기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

댓글 0 | 조회 2,899 | 2015.11.11
공부의 때.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 이제는 평생 교육 시대다. 세 사람이 모이면 그 중엔 꼭 나의 선생님이 있다. 공부에는 끝이 없다. 어릴때부터 들어온 공부에… 더보기

기회의 방학

댓글 0 | 조회 1,264 | 2015.11.26
이제 각 과정의 시험이 이미 끝났거나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11월 말이 되었다. 어떤 학생들은 이미 길고 긴 여름 방학에 들어갔을 테고 또 어떤 학생들은 … 더보기

융합과학의 시대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

댓글 0 | 조회 1,388 | 2015.12.10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K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개인적인 일을 자세히 공개 할수는 없지만 한국 최고수준의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박사과정의 연… 더보기

융합과학의 시대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2

댓글 0 | 조회 1,228 | 2015.12.23
그럼 융합과학 이라는 사회, 연구분야가 있다고 치고 과연 이런 과학계의 변화와 성장이 우리 아이들의 과학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일까? 이미 영국에선… 더보기

융합 과학의 시대 - 논리적 분석 훈련을 하자 3

댓글 0 | 조회 1,165 | 2016.01.14
필자의 지인중 한 분이 자신의 전 회사 상사에 대해 해 준 이야기가 있다. 그 분은 당시 캐나다로 기술 이민을 가신 분 이었는데 그 분이 가진 ‘기술’이라는 것이…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Ⅰ) - 정리의 기술

댓글 0 | 조회 1,189 | 2016.01.27
이제 2016학년도 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두 달 여간의 긴 방학 동안 학생들은 연말 시험의 결과를 받아보았을 텐데 어떤이는 끈질긴 노력이 주는 달콤함을 맛…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Ⅱ) - 관리의 기술

댓글 0 | 조회 1,463 | 2016.02.11
지난 컬럼 에선 공부의 기술 중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정리’에 대해 이야기 했다. 글을 읽은 필자의 지인이 질문했다. 이렇게 공부의 필수조건들을 알고 있으니 학…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Ⅲ-1) - 쓰기의 기술

댓글 0 | 조회 2,002 | 2016.02.25
간혹 필자와 상담을 하는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영어’가 약해서 과학도 잘 하지 못한다 라며 일견 억울한듯한 감정을 드러낼 때가 있다. 만약 한국에서처럼 자신에… 더보기

공부의 기술 3.2 - 쓰기의 기술

댓글 0 | 조회 2,782 | 2016.03.24
이제는 실제적으로 어떻게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살펴 보도록 하자. 아래는 2014년도 NCEA Level2 (Y12) 화학과목 중 유기화학 시험에 대… 더보기

공부의 기술 - 자료선별의 기술

댓글 0 | 조회 1,237 | 2016.04.13
■ 자료선별의 기술 (무엇을 참고할 것인가?)6개월전쯤이라 기억된다. 이른 오후 학원에 앉아 이것저것 관리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데 계획에 없던 분이 찾아 오셨다.… 더보기

시험의 기술(1부)

댓글 0 | 조회 2,026 | 2016.04.29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지금도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마다 강조하고 충고하고 하는 이야기들을 모두 쏟아놓고 싶었다.‘다른 학생들을 가르칠 기회를 잡아라. 가르칠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