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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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0 개 7,091 한일수
소크라테스.jpg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살아도 됩니까? 역할을 바꿔 주세요. 남편이 아내 역할을 하겠습니다.’ 하느님이 남편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했다. 남편이 아내가 되어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아내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먹 거리를 준비하느라고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기에 바빴다. 학교 갈 아이들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깨워 등교 준비를 시키고 출근하는 남편까지 챙기자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설거지를 하고 나서 식구들이 자고 나간 집안을 대충이라도 정리하고 청소를 하고 나니 11시가 되었다. 남편이 부탁한 몇 가지 가사 업무를 마치고 시장에 가서 물건들을 사고 집에 오니 애들 간식거리와 저녁 준비 시간이 바쁘게 다가 왔다. 점심은 어디서 어떻게 먹기나 했는지 생각할 틈도 없었다. 틈틈이 세탁물을 챙겨 세탁을 하고 널고 마른 빨래를 개어 정리하느라고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저녁이 되어 애들 방과 후 일을 챙기고 먹을 것을 먹인 다음 잠자리에 들게 하고 나서 시간이 좀 비는 것 같았다. TV를 잠간 보다가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 11시가 되었다. 남편은 어디서 뭘 하는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술이 곤드레만드레 되어 가지고 와서는 그대로 방문턱에 쓰러져 자려고 한다. 억지로 일으켜 씻도록 하고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했다. 바로 잠들 줄 알았던 남편은 또 저녁 일을 치르겠다고 야단이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새벽 1시가 되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다시 일어나 또 하루 일과를 반복해야 할 판이다.
 
다시 하느님한테 가서 원래 역할 대로 남편이 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하느님은 그렇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어젯밤 치룬 일로 애가 생겼으니 열 달을 더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영국의 어느 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로는 남자가 철드는 나이는 43세이고 여자는 32세라고 한다. 철이 든다는 의미는 사리를 분별할 수 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이기적으로 자기의 욕심만 채우지 않는 사람이 될 때를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위의 조사 결과 수치는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가 진실로 철이 든다는 것은 아내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고맙게 여길 줄 아는 때를 말한다. 그렇게 볼 때 남자 나이 70이 넘어야 철이 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역사상 세계적인 악처로 손꼽히는 소크라테스(Socrates BC 469-399)의 아내 크산티페(Xanthippe)가 과연 악처였던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2400년 전의 일이지만 소크라테스는 나이 칠십이 되도록 30살이나 어린 아내와 살면서 가정 경제는 알바도 없이 허구 헌 날 철학한답시고 돌아다니며 문답법이나 반복하고 다녔다. 그것도 부족해 야밤에 젊은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밤샘 토론을 벌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남편을 두고 크산티페는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은 물론 남편과 손님들 치다꺼리에 편할 날이 하루도 없었다. 오죽해야 남편을 향해 ‘이 양반아, 내일 모래면 당신 나이 70이에요. 제발 철학 좀 그만 따지고 철 들으시오’라고 하소연 했을까? 그런 아내에게 소크라테스는 ‘나는 빵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빵을 왜 먹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며 딴전을 피우기 일 수였다. 그러니 구정물 세례가 이어질 것은 뻔 한일…….

‘남자는 철들지 않는다. 다만 나이만 들 뿐……’ 위대한 철인 소크라테스도 나이 70이 되도록 철들지 못했는데 일반 범인인들 오죽하겠는가? 남자는 죽음에 임박해서야 철이 든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죽을 때는 진심으로 돌아가 그동안 아내에게 행패 부렸던 것을 후회하고 아내의 잔소리를 소화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아내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인 남성에겐 아직도 조선 시대의 가부장적인 권위나 우월의식이 남아있다. 여성은 헌신과 희생을 강요당하며 일생을 가족을 위해 봉사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젊어서 돈 버느라 바빠서 가정 일을 등한시 했다고 핑계 댈 수 있겠지만 은퇴 후 바깥 일이 없어도 역시 남편들은 아내에 기대어 지낸다. 맞벌이 부부일지라도 육아, 가사 일의 90% 이상은 아내 차지이기 마련이다. 뉴질랜드에서 은퇴 나이가 되어 정부 급여를 똑같이 수령하며 살아도 아내는 역시 남편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 

위대한 철학자는 못되었지만 나이 70이 넘으니 아내의 헌신과 수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철들기 전에는 음식 준비, 빨래, 애들 챙기기 등 가사 일은 으레 여자들 일이고 여자이니까 그런 일들에 숙달되어 쉽게 해쳐나가는 줄 알았다. 가정용 전화가 보급되기 전이고 통금이 있던 때, 연락 없이 들어오지 않는 가장을 밤새 기다리다 혹시 교통사고가 아닌가 하고 뉴스를 훑어보고 길거리에 나와 서성이게 한 일도 다반사였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 70이 되어서라도 철이 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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