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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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세계

0 개 1,337 김지향
친구가 요즘 틱낫한 스님의 저서 ‘마음 한 가운데 서서’를 읽고 있다고 하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우화 한 편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었습니다.
 
노스승으로부터 수련을 받던 젊은 무사가 수련이 끝날 즈음 스승으로부터 그의 앞길을 축복받으며 작은 유리구슬과 진검을 받았답니다. 옳고 그름을 식별할 수 있는 유리구슬을 통해 악마와 악귀의 진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부디 세상에 나가 부와 권력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세운 뜻을 꼭 이루라고 했답니다.

산에서 내려온 젊은 무사는 유리구슬을 통해, 많은 악마와 악귀들이 수많은 인간의 탈을 쓰고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을 경험하면서, 배신과 속임수가 판을 치는 타락한 세상을 바꿔가고 있었답니다.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동안 이런 무사에게도 변화가 왔습니다. 현자를 만나도 기쁘지 않았고, 악귀를 만나도 화가 나지 않았고, 추악한 악마와 악귀에게 묘한 친근감까지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리구슬은 그의 주머니 속에서 잠자게 되었지요. 

그러던 중 어느 날, 그가 노스승을 찾아가다가, 스승을 만나기 전 입구인 소나무 앞에서 젊은 수도승과 만나게 되었답니다. 시냇가에서 그는 주머니 속의 유리구슬을 꺼내어 자신의 모습을 보았는데, 악마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실에 두 사람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지만 젊은 수도승이 무사를 설득하여 노스승한테 인도하는 대목으로 우화가 끝난답니다.

그에게 당부한 노스승의 가르침은 “너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고통을 주는 일을 하지 말거라. 현재나 미래에 고통을 가져올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너와 다른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이끌어 줄 길을 찾아 두려워 말고 나아가거라. 그리고 행복과 고통, 자유와 환상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기억하거라. 그러한 기준이 없으면 너는 도에 이르지 못할 것이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을 것이다.” 였답니다.

친구는 이 우화를 읽으면서 그녀 자신이 자신의 실체를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그릇된 모습만을 보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불쾌한 일들이 자신에게 왜 일어나는지도 알고 싶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마음속에 폭풍이 일어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고통도 한순간이며 스쳐지나가는 것이기에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믿었습니다.

친구 덕분에 나도 나 자신에 대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편 눈의 티끌만 보여 그를 탓하면서 산 것이 가장 후회가 되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일들을 다 인정하는 척 하면서 내 반쪽인 그의 라이프스타일은 인정할 수가 없었고, 왜?란 의문으로 나와 그에게 고통을 주기만 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짧은 우화를 통하여 자신이 찾아야 하는 해답을 자신 안에서 찾아냈습니다. 우화가 가르쳐 주는 교훈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냥 좋은 이야기로 흘려 넘길 수도 있고, 재미있게 읽고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짧은 우화를 읽고 나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유를 알려고 자신 안으로 들어가 보았던 것입니다. 나 역시 그녀 덕분에 남편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고통과 시간에 대한 사색을 하게 된 것이었지요. 

늘 깨어나 살 수만 있다면 고통이란 감정에 억매이지 않으면서 살 수 있겠지만, 밤에 잠을 자야 하루를 제대로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고통 역시 평화와 한 몸으로, 낮과 밤처럼, 종이의 앞뒷면처럼, 늘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관계로 보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슬퍼할 일은 아닙니다.

고통이란 에너지가 평화란 에너지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뿐이니, 아주 작은 평화라도 고통 안에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말고 가만히 나 자신 안을 들여다보세요. 그러면 내 안에서 잠자고 있었던 평화가 기지개를 펴고 일어날 것입니다. 아주 천천히 일어날 수도 있고 재빠르게 눈을 뜰 수도 있겠죠. 늦으면 늦는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고통은 사라지게 되어 있답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다 이러하겠지요. 

시간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시간의 축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세월이 흘러가는 것만을 탓하지 말고, 시간이 주는 균형에 감사하면서 시간세계의 일원으로서 현명하게 시간이 주는 지혜와 여유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인생을 걸어 가야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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