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란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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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란 이런 거다

0 개 2,205 김준
“선생님.. 죄송하지만 우리 A 숙제 좀 줄여주시면 안되시겠어요? 제가 아주 안쓰러워서 못 보겠어요. 잘살려고 하는 공부인데 이러다가 애가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네요..”

‘A 어머님의 말씀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흔들리면 안돼… 아이가 지금은 힘들어도 단 한번의 기회를 잡는 길은 이 방법 밖엔 없어.. 만의 하나 잘못 되서 인생을 에둘러 가느니 차라리 한번 지독하게 고생 하는게 낫다’

캠브리지 Y13 A2 레벨의 두가지 과목, 물리와 화학을 과외수업만으로 단 4개월안에 학습하고 5월시험에서 90%이상을 받겠다는 것은 욕심을 넘어서 거의 망상에 가까운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상황이 그러했고 학생의 욕심이 그러했고 인생의 계획이 그러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날 수도 고삐를 늦출수도 없었다. 세상에 단 한명 A를 위한 A2 레벨 정복계획은 일주일여의 고민과 고민속에서 완성되었고 A 어머님의 전화를 받던 3월초 이미 진도는 40% 이상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A 어머님. 마음 아프신거 이해해요. 지난주에도 숙제하느라 거의 밤을 새웠던것도 알고 A가 성격상 잘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더 힘든 거겠죠.  다시 리뷰를 할 시간도 없으니 한번 수업할 때 완전히 이해해야 하는 부담도 있구요. 하지만 A가 그만큼 노력해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보통학생들은 못하는 일이예요. 일생에 한번있는 시간이다..하고 생각하시고 격려와 뒷바라지만 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A 어머님의 괴로움과 호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ACG senior college를 다니던 A는 호주 Monash 대학 약대에 진학하기를 원했고 또 그의 진학이 결국 전 가족의 이민으로 이어질 상황이었기에  A는 졸업 다음해에 바로 대학에 진학해야만 했는데 캠브리지 Y13 시험의 결과 발표일보다 대학 지원마감일이 더 빨라 연말에 시험을 봐서는 졸업 이듬해에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학교장의 배려로 6개월 빨리 5월에 시험을 치를수 있도록 일정은 잡혔지만 정작 문제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지원과목 세과목중 두과목인 물리와 화학을 얼마나 공부할 수 있는가 였다. 12학년 AS 시험이 끝나자 마자 우리는 (A와 그의 부모님 그리고 필자)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했고 일주일여에 걸친 몇번의 토의 끝에 적절한 필요레슨 횟수와 스케쥴 그리고 비용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부터 시작된 주 4회의 과외수업. 매번 수업시간마다 학교 수업으로 치면 이주일치에 해당하는 내용을 공부해야 했다. 물론 그 많은 내용을 짧은 시간에 습득하는 것이 아주 힘든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한 일은 공부한 분량에 해당하는 숙제를 제 시간에 마치는 것이었다. 50페이지는 가뿐히 넘어가는 문제들을 밤을 세워가며 풀고 또 풀고.. 그러다가 안 풀려서 막히게 되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소리를 지르는 아들을 바라봐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그것도 아들의 그런 힘든 시간이 오롯이 자신의 꿈 때문만이 아니라 가정의 경영계획에 의한 부분이 관여되어 있다면… A의 얼굴에 코피자국이 마를날이 없었고 어머니 얼굴에 눈물자국이 마를날이 없었다. 

‘선생님. 저 오늘 드디어 정식 약사로 등록됐어요. 다 선생님 덕분이예요. 감사합니다.’ 

얼마전 호주에서 날아온 카톡 하나. 그 동안도 시시때때로 문자에 전화에 졸업한지 5년이 지나도록 연락을 해 감동을 주더니 마침내 너무나 감사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칼리지의 마지막 학년을 그리 힘들게 공부한 A는 5월 시험결과 물리, 화학에서 각각 A*를 받았고 이미 좋은 점수였던 수학과 영어를 바탕으로 Monash 대학교 약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청년이 공부도 잘했으니 대학에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겠나 싶었는데 결국엔 약사자격을 받아 직장을 잡는다니 가정에 경사가 아닐까 싶다. 

A와 공부했던 이년여의 시간동안 내가 A에게 지식을 전달했다면 A는 내게 ‘노력이란 이런 거다’라는 걸 몸소 보여준 것 같다. 차마 공부 좀 해라...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의 노력.
 
요즘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해내야만 하는 일을 별다른 노력도 없이 완성하지 못하고는 ‘I tried.. but couldn’t make it’ 이라고 심드렁히 말하는 것을 보곤 한다. 그들에게 당시 A가 툭 내뱉듯 내게 던졌던 한마디를 나도 한번 던져보고 싶다. 

“힘들지 않냐구요? 당연히 힘들죠.. 고통스럽지 않으면 노력이 아니잖아요. 노력해야 성공한다면서요...”

JMK가 분석하는 성공 포인트!

- 학생 스스로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습의욕

-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당시의 학교 교사진

- 일관된 진로지도로 인해 에너지를 필요한 과목에만 집중할수 있었음.

- 고압적이지 않고 애정으로만 대하는 부모님.

-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짧지만 주기적인 여가활동 - 농구, 노래방, 영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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