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94번 국도변의 트랙들(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아름다운 94번 국도변의 트랙들(Ⅱ)

0 개 2,010 김태훈
***** 디어 파크 & 바다가재 공판장 *****
퀸스타운에서 출발한 지 3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테아나우에 도착했다. 호안선이 500km나 되는 커다란 호숫가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깨끗한 거리와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언제나 밝다. 평일에 이곳에 오면 가볼 곳이 있다. 여행 중 하루쯤은 무리해서 저녁을 먹자는 기분으로 바다가재 공판장에 가 본다. 이곳에서는 밀포드 사운드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바다가재를 모아 전 세계로 수출하는 곳이다.
  
그 중 가재들끼리 싸워 더듬이가 살짝 꺾어진 것이나, 이동 중 한 번 떨어뜨려 정신이 어벙한 놈, 혹은 껍질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등딱지가 아직 단단하지 않은 놈들은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공판장 속에는 수천 마리의 바다가재가 칸막이 수조 속에 나누어져 담겨 있다. 맨 마지막 수조에 있는 가재들이 수출판정에서 낙점된 녀석들이라 거기서 한 마리를 고르기로 했다.

크기는 약 2kg가 조금 넘는 녀석을 골랐는데 등을 만지자 온몸을 파닥이며 거칠게 저항하는 것이‘신선도'가 틀림없다. 뉴질랜드 달러로 45달러를 주고 샀는데, 한화로 약 32,000원 가량 한다. 물살이 빠르고 거친 밀포드에서 자란 자연산 바다가재의 맛과 널찍하고 미지근한 수온에 느릿한 해류 속에서 자란 미국산 바다가재는 쫄깃함과 힘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오늘 저녁에 화이트와인 한 잔과 함께 회를 떠서 먹을 생각에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 건 캠프사이트의 오두막 *****
저녁이 벌써 어둑해졌다. 오늘 저녁은 이번에 올라갈 마리안 호수 트랙 옆에 위치한 건 캠프사이트(Gunn Campsite)에서 지내기로 했다. 캠프사이트에 설치된 발전기에서 아주 작은 전력이 공급되며 작은 개인용 오두막 10여 동이 있다.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쾌활한 할아버지가 우리를 맞는다. 작은 오두막은 방 2개와 식탁이 작은 부엌으로 되어 있다.

계곡이 깊어 5시경인데 벌써 해가 어둑하다. 굴뚝을 활짝 열고 잔 나뭇가지를 태우다 석탄을 올리니 초등학교 때 교실에서 나던 그을음 향이 어릴 적 향수를 느끼게 한다. 적당히 불이 오른 석탄을 보니 준비해온 베이컨 생각이 났다. 베이컨 몇 점을 불에 올려 맛을 보니 베이컨 숯불구이가 일품이다. 베이컨 맛이 훌륭해 차 안의 바다가재 회는 내일로 미루기로 한다.
  
산장 바로 앞마당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생수가 초당 수백 리터 흐르고, 석탄은 단 두 삽을 퍼담는 수고로 하루 밤이 따듯하다. 땔나무는 창고에 넘쳐 바깥까지 쌓여 있고, 나무를 때서 물을 끓이는 보일러에서는 무한정의 뜨거운 물이 가득 넘쳐 기름 값이나 전기요금 걱정 없이 마음껏 쓴다.
  
관리 할아버지의 가든에는 각종 야채가 가득하고, 바깥에서 보이는 할아버지의 거실 벽에는 책이 가득하다. 가끔 들리는 퐁퐁퐁 거리는 발전기 소리만 아니었다면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으로 빠져 든다. 석탄불에 올려놓은 주전자에서는 김이 여유로이 피어오르고 정적 자체가 무료함이 아닌 평화로움으로 오두막 속에 가득 찬다. 이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걱정뿐이다.
  
피요르드 국립공원을 가려면,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서 비옷을 가져가야 하고, 방충 스프레이(repellent, 벌레를 쫓는 약품)를 함께 가져가면 더더욱 좋다. 아침에 일기가 워낙 좋아 오늘 비옷은 필요없겠지만, 김치찌개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샌드플라이가 산장 속으로 잔뜩 들어왔다(이상하게도 모든 벌레들은 김치찌개 냄새를 맡고 몰려오는 경우가 많다). 밤의 평화로움과는 대조적으로 몰려든 이 불청객 때문에 난로에 나뭇가지를 태워 오두막에 연기를 채운 다음에야 겨우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www.campervan.co.kr 제공

뉴질랜드에 대한 더 많은 여행정보를 보시려면
(주)  INL에서 제공한 아래와 같은 재미난 정보와 동영상이 있습니다.

1. ‘허영만과 뉴질랜드 28일 여행기
http://blog.paran.com/hym

2. KBS 1 , 일요 다큐 ‘산’ 4 회
통가리로 국립공원, 타라나키 국립공원 (2006년 5월 말 방영)
마운트 쿡 볼 파스 (2006년 4월 9일 방영)
험프리지 트랙 (2006년 4월 16일 방영)
http://www.kbs.co.kr/1tv/sisa/docu_mountain/vod/index.html

3. DMB Channel : U1 (공중파 DMB)
“캠퍼밴 타고 익스트림 뉴질랜드 여행” 12 편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3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4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5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6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7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8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59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0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1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2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3
http://vod.naver.com/detail.do?contentId=CP0170000002&subMenu=null&contentNo=64
        
4. 혹은 네이버에서 '김태훈, 뉴질랜드 캠퍼밴'을 찾아 보세요.
이상 입니다. 리플 많이 달아 주세요 ^^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70 | 16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2 | 16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48 | 17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4 | 17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9 | 18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8 | 18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23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23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23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9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6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2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0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4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0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7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1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5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9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3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