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의 대중의식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100세 시대의 대중의식

0 개 1,536 김지향
우연히 인터넷을 통하여 서유석의 ‘넌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서유석의 나이가 70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서유석의 어머니셨으며 성악을 전공한 분이셨으니 그의 음악적인 재질은 아마도 어머니를 닮았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소프라노와 달리 그의 목소리는 걸쭉하고 매력적이었으며 어쩌다 어머니를 찾아 학교에 오기만 하면 학교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곤 했었습니다. 목소리만큼이나 훤칠한 키에 약간은 반항적으로 생긴 외모에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는 여학생들을 홀리고도 남았었으니까요.

이 노래 덕분에 여고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과 친정어머니와의 대화까지도 떠올랐습니다. 어머니께서 딱 지금의 내 나이 때 나한테 “너도 늙어 봐라.”라고 하셨는데, 노래 제목에 엄마의 그 말씀이 그대로 들어 있어서 빙그레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리듬과 멜로디 안에 담겨 있는 노랫말을 음미하니 열심히 살아 온 지난 세월의 보상을 자신 스스로 받으려는 의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사느라 잃어버리고 잊고 지냈던 것들을 노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읽히더군요. 내 마음이 딱 그 마음인걸 보니, 요즘 대중의식의 추세 같아 보입니다.

세상이 삼십년간 나를 속였다고 하면서, 이제부터 새 출발을 선언하는 부분은 내 가슴이 다 시원해지더라고요. 돋보기를 쓰고, 보청기를 하고, 지팡이를 짚고......, 늙으면 당연히 이렇게 되어야 하겠지만, 90세의 나이라고 이렇게 꼭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도 같았습니다. 가능한 일이지요.

우주에서의 모든 삼라만상은 늘 생성하고 소멸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면서 우주는 확장을 하고 있죠. 우주 법칙 중의 한 가지 법칙으로 우주가 성장하기 위한 생성과 소멸이죠. 대우주의 일원이면서 소우주인 우리 생각과 몸 역시 우주의 법칙 속에서 움직입니다.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생각과 세포들은 늘 새롭게 태어나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겠죠.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라는 후렴부분은 옛 선조들의 노년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려는 노력이 들어 있습니다. 길어져 버린 노년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죽지 못해 산다면 그 얼마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일까요? 

우리 할머니께서 82세에 돌아가셨습니다. 2년 동안 다리를 쓰지 못하셔서 누워만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오래 사셨다고 호상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주위에는 모두들 80세를 거뜬히 넘기시고 계십니다. 모두 건강한 삶을 누리시는 것은 아니지만, 천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에 100세 시대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낼 모레면 환갑인 나이인데도 내 마음은 늘 소녀입니다. 소녀 때 들었었던 음악을 아직도 그때 그 순간의 가슴으로 듣고, 요즘 유행하는 음악들도 패션들도 부담감 없이 즐기고 있으며, 자연에 대한 감수성 역시 그때 그대로입니다. 

살면서 때가 묻어 찌든 것들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그 찌든 때를 벗길 수 있는 시기로 보입니다. 노년은 자신을 다시 재점검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며, 용서를 할 수 있는 관용과 내적 관조가 생겨나니까요. 때로는 가슴 속 깊이 한으로 맺혀 있는 것도 있습니다만, 그 일 역시 내 성장을 위한 도구였기에 감사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음과 달리 몸이 늙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어쩌면 이제껏 살아온 관습대로 나이가 들면 늙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몸이 자신의 그 생각을 따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 세포의 수명은 적게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이고, 길게는 7년이라고 합니다. 각 세포는 수명을 다하면 분해가 되어서 배설이 되는 데 그 과정에서 새 세포가 생겨나서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이렇게 늘 새로 태어나면서 살아가는 데 말이죠.

요즘 나는 3일의 기적을 체험하면서 삽니다. 아플 때마다 사흘이면 낫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될 수 있으면 약에 의존하지 않고 나 자신의 자연치유력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 달 동안 고생했었던 이명이 사흘 만에 사라졌고, 내가 사흘이라는 암시를 한 것들마다 사흘 째 되는 날이면 괜찮아지는 것입니다. 몸이 생각을 따른다는 의식의 확신이 기적을 낳는 것이죠.

100세 시대는 이미 지금 이 순간에 있습니다.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나는 새 출발이다,’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노후를 즐기는 것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훌륭한 자세로 보입니다. 아무튼 100세 시대를 각자의 지혜대로 행복하게 풍요롭게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인생이 계단이라면?

댓글 0 | 조회 1,329 | 2014.09.09
봄 처녀도 아니건 만, 난 봄을 제일 좋아합니다. 한국에서나 뉴질랜드에서나 추운 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면서 살았던 거 같습니다. 남들보다 추위를 덜 타는 편인데도… 더보기

시간의 세계

댓글 0 | 조회 1,338 | 2015.04.29
친구가 요즘 틱낫한 스님의 저서 ‘마음 한 가운데 서서’를 읽고 있다고 하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우화 한 편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었습니다. 노스승으로부터 수련을 … 더보기

도깨비 방망이가 하늘하늘 춤을 추네!​

댓글 0 | 조회 1,390 | 2017.08.22
비바람이 몰아치는 창밖을 보면서 겨울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월동준비를 충분히 해 둔 덕분에 지난 해보다 더 따스하게 보내고 있지만, 지독한 독감은 내 온 몸을 … 더보기

월동 준비

댓글 0 | 조회 1,392 | 2015.06.10
퇴근길의 차량들이 줄지어 달려가는 해질녘에 단풍이 든 거리의 나무들은 촉촉한 비를 맞으면서 차분하면서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우수수 떨어진 노란 낙엽들이 … 더보기

통나무와 수영선수

댓글 0 | 조회 1,405 | 2015.11.12
뉴질랜드교육 중에서 수영이 참 중요한 수업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섬나라이기에 수영을 배우는 것은 취미를 넘어서 생존을 위한 교육이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세 딸들… 더보기

백만 불짜리 미소

댓글 0 | 조회 1,466 | 2016.04.28
며칠 전에 소설책을 버스에 두고 내린 적이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하가시노 게이고의 한국어 번역판 소설인데,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소설이… 더보기

선택 놀이

댓글 0 | 조회 1,488 | 2014.06.11
한국을 떠나서 산 지 14년입니다. 2년 전에 한국 방문을 하고 올 4월에도 잠시 방문을 하였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급격한 변화에 넋을 놓게 … 더보기

우문현답

댓글 0 | 조회 1,501 | 2017.06.14
얼마 전 친구가 나에게 보낸 이멜을 읽고 내가 무척 감동한 일이 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얼마나 가슴이 따스해지고 기뻤는지 모른다. 그만큼 … 더보기

자연법칙의 이해가 필요한 지금

댓글 0 | 조회 1,513 | 2014.12.09
하늘이 심술을 부리면서 변덕스럽게 비바람을 몰아치게 하지만, 정원의 하얀 장미들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12월의 선물이군요. 나는 꽃이 참 좋습니다. 꽃… 더보기

‘더한 합’과 ‘젠장’

댓글 0 | 조회 1,520 | 2017.07.11
근 1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인구 20000명과 인구 50000명의 작은 도시를 거쳐 수도인 웰링턴 대형 쇼핑몰의 매장에서 옷 판매를 하게 되었다.뉴질랜드에 … 더보기

날개

댓글 0 | 조회 1,526 | 2013.12.11
숲의 향기가 집 문턱까지 다가온 일요일 아침에 욕실 유리 창문을 살짝 열어 놓고 목욕물을 받았습니다. 가족 모두 잠든 시간에 새소리를 들으면서 목욕을 하는 즐거움… 더보기

현재 100세 시대의 대중의식

댓글 0 | 조회 1,537 | 2015.03.11
우연히 인터넷을 통하여 서유석의 ‘넌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서유석의 나이가 70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 더보기

소박한 행복

댓글 0 | 조회 1,578 | 2014.12.23
오늘 아침에 집에 소포 하나가 도착하였습니다. 고급스럽고도 예쁜 병들이 6개나 되었는데, 레몬 오일이 첨가 되어 있는 아보카도 오일이었습니다. 샐러드에 뿌려 먹으… 더보기

돈키호테의 착각

댓글 0 | 조회 1,597 | 2017.09.26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요즘 바빠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 젊어서 컴퓨터를 배울 땐 하루 종일 컴 앞에 앉아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환갑을 넘긴 나이에 … 더보기

착각의 의무

댓글 0 | 조회 1,620 | 2014.11.26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여 현미밥을 먹고 있는데,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항상 콩을 섞어 밥을 짓습니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가족의 식성을 위한 … 더보기

메시지

댓글 0 | 조회 1,623 | 2015.02.25
한국에서 손님이 일주일 동안 지내다가 갔습니다. 8년 전에 영어 공부를 위해 파미에 와서 1년 동안 학교에 다녔던 학생인데 어느덧 청년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밀… 더보기

우리 모두 다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1,630 | 2014.11.11
일요일이면 늘 그렇듯 우리 집은 오픈 홈(Open Home)을 합니다. 오늘도 오픈 홈을 하였는데, 집을 사려는 임자가 아직까지 나타나지를 않았네요. 오픈 홈을 … 더보기

귀여운 어머니

댓글 0 | 조회 1,654 | 2015.10.15
한국에 계신 친정어머니와 어제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내 동생이 이곳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어머니께 보낸 선물을 잘 받으셨다는 전갈이었습니다. 팔순을 훌쩍 넘… 더보기

풍요로운 2015년을 기원하면서

댓글 0 | 조회 1,655 | 2015.01.13
밝은 새해를 예견하듯 요즘의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렇듯 화창한 오늘 아침에 둘째가 갓 구워 놓은 빵을 먹었습니다. 사흘 전부터 이스트를 배양하기 시작하… 더보기

덕의 창고

댓글 0 | 조회 1,667 | 2016.05.12
내 안에 덕의 창고가 있다면 그 안에 덕이 얼마나 쌓여 있을까? 쌀 가마니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덕이지만, 덕이 있고 없음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더보기

꿈 꾸는 세상

댓글 0 | 조회 1,700 | 2016.12.07
왕가누이 강을 끼고 길게 누워 있는 언덕 위로 아름다운 집들이 늘어서 있는 도시, 왕가누이 매장에 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꿈처럼 지나간 일주일이지만, 그동… 더보기

철 없는 자식

댓글 0 | 조회 1,702 | 2017.02.09
세상을 달리 하신 어머니는 아버지와 자식들한테 많은 것을 남기셨다.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더욱더 돈독하게 만들어 주셨으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 더보기

생각과 행동

댓글 0 | 조회 1,721 | 2015.03.24
신중함이 지나친 남편과 달리 나는 행동을 먼저 해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직감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태반이지요. 때로는 착각을 직감으로 오인하여 일… 더보기

귀가 열린 어머니

댓글 0 | 조회 1,736 | 2016.07.14
80초반의 어머니께서 몇 년 전부터 소리를 잘 못 들으셨다. 그러시다가 얼마 전에 아예 귀가 들리지 않으셨던 것이다.어머니 옆 동네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어머니를… 더보기

말을 잘해야 잘 살겠지

댓글 0 | 조회 1,737 | 2016.02.25
방송인 전현무가 자신의 말실수를 돌아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말실수 때문에 겪었던 고초가 심했었나 보다. 말재주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