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 혼자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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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 혼자만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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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조용하게 보내는 편이다. 조용하게, 그리고 혼자서. 거기에 딱히 하는 일도 없는 것처럼 여유롭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가끔은 친구들과 만나거나 놀러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친구들의 남는 시간이 주말뿐이기 때문이다. 주말만은 철저히 개인을 위해 쓰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 날에 누군가가 집에 오거나 하면 숨어버리고 약속을 잡는 건 필사적으로 피한다. 고양이 같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낯선 개체에겐 몹시 경각심을 세우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굳이 목적이 없으면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차라리 피하고 만다.

그렇게 힘겹게 지키려고 하는 주말에 정작 뭘 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또 딱히 없다. 적어도 흔히들 좋아하는 ‘무난한’ 대답은. 뭘 하긴? 그냥 있지. “그게 다야?”라고 실망스럽게 묻는 사람에겐 그저 그렇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굳이 묻는 이는 알 수도 없으리라. 나른함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에겐 아무리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니까. 내가 바쁨을 즐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오전까지 - 때로는 오후까지도 -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후 잠옷 차림으로 거실에서 뒹굴거리는 것은 작지만 커다란 행복이다. 그 어떤 고민이나 걱정이 있어도, 배부르고 따뜻하고 느긋한 그 순간 자체가, 두터운 방어막이 되어 나를 지켜준다. 마치 안전용 망이나 매트리스처럼. 세상 만사가 아주 머나먼 곳에 있고 난 몰디브나 타히티쯤에 있는 것 같은 그 느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평소 하고는 싶지만 어째서인지 시간이 생기지 않아 하지 못하고 미뤄뒀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는 주말 아닌 평일에도 하루 한 편씩은 보고 싶지만, 왠지 두 세 시간씩 날아가는 것이 묘하게 아까워 엄두를 못 내던 것이고 책도 비슷하다. 평일엔 말 그대로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다섯 시간도 채 안 되기 때문이리라. 아주, 아주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은 한은. 그 한 줌도 안 되는 시간의 절반을 넘게 영화 한 편에 쏟아야 한다는 건,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나에게도 조금은 아깝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말은 내내 컴퓨터와 함께 보내는 편이다. 하고 싶은 것의 대부분을 기계 하나로 해결해버릴 수 있으니 참 편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씩은 가족에의 의무(?)를 다하여 어쩌다가 찾아오는 친척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러고 나면 역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적어도 하루에 세 시간 정도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주말이 ‘쉬는 날’이라서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쉬는 날’이 특별한 이유는...... 글쎄. 단순히 일이나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기보단 (그게 당연히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하루를 온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새삼스러우리만치 중요하다. 바쁘게 뛰다가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것. 단 1분 1초도 의무적으로 타인에게 투자할 필요 없이, 오롯이 나만의 것이라는 사실이. 비록 그 일부는 좋던 싫던 가장 가까운 다른 사람에게 조금 줘버려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령 놀아줘야 하는 자식이라던가, 오랜만에 봐서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친구라던가.

‘넌 어차피 지금 놀고 있잖아, 평일에 일하러 가거나 학교 가는 것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말해?’라고 지적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여전히 내게는 주말들이 무척 소중하다. 혼자서만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

삶이 언제나 이렇게 여유로우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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