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백두산 천지

0 개 6,232 한일수
백두산.jpg

한국인이 백두산 천지(白頭山 天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하겠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백두산의 정기(正氣)가 흐르고 있으며 고구려의 혼(魂)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백두산을 한국인은 해방 후 70년 동안 혼(魂)속으로만 간직하고 살아오고 있다.

다행히 한-중 국교가 수립됨에 따라 한국에서도 백두산을 찾아 갈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있다. 천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인천공항에서부터 비행기, 자동차, 비행기, 기차, 일반 자동차, 4륜구동형 승용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번갈아 타며 교통시간만 약 20 시간이 소요되는 대장정(大長征)을 거쳐야 한다. 한반도의 허리가 잘려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가져다주는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중국을 통해서나마 천지에 닿을 수 있는 방도가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천지를 품에 안을 수 있다는 부푼 꿈에 교통상의 불편쯤은 차라리 쾌락이나 다름없다. 이는 아마 백두산이 배달겨레의 영산(靈山)이고 고구려의 기상을 상징하기 때문이리라. 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고구려의 국력은 백두산에서 만주벌판을 굽어보며 북으로는 흑룡강, 동으로는 연해주, 서쪽으로는 요동반도에 이르기까지 뻗쳐 있었다. 우리 조상은 벼농사 위주의 농경민적 기층문화를 형성했으면서도 고구려의 혼은 기마(騎馬)민족적인 원형을 지니고 있다. 그 혼이 살아 후고구려, 발해 시대에는 잃었던 땅을 되찾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근세에 이르러 일제 치하에서 선구자들이 간도지방에 진출하여 민족의 발판을 이룩했던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현재의 천지는 북으로는 중국 송화강, 남서로는 압록강, 동으로는 두만강의 근원을 이루는데 동서방향으로 국경선이 그어져 북한과 중국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옛 고구려 영토가 비록 정치적으로는 중국 땅에 속하고 있지만 일부를 조선족 자치주로 설정하여 우리 민족문화를 이어가고 있음은 다행이라 하겠다. 백두산의 정기가 북으로는 만주벌판에, 남으로는 한라산까지 뻗쳐 휘날릴 때에야 비로소 세계의 진운(進運)을 배달겨레가 좌우하련만, 일제치하의 결과가 한반도의 북쪽 절반을 얼음으로 만들어버렸으니 안타까울 노릇이다. 

백두산은 예로부터 성산(聖山)으로 숭배, 단군의 탄강(誕降) 성지로 신성시(神聖視)되어 왔으며 흰색의 부석(浮石)이 정상에 얹혀 있으므로 마치 흰 머리 같다하여 백두산이라 불려졌다. 중국에서는 장백산(長白山)이라 부르는데 역시 흰색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천지는 칼데라(Caldera) 호수로 화산 분화구에 물이 고여서 형성된 호수이다. 지름은 2-4km, 둘레는 약 12km, 깊이는 제일 깊은 곳이 312m 이다. 이는 조물주의 아름다운 작품이며 천지 둘레를 톱날 같은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다. 일 년 중 7-8월을 빼고는 눈에 덮여 있으니 역시 백두라고 불릴만하기도 하다. 

필자는 한-중 수교 수립 초기인 1993년에 백두산을 등정할 수 있었다. 마침 한-중 마케팅 학회가 중국 광동과 북경에서 열렸는데 학회가 끝나고 한국에서 학회에 참가한 일행이 천지에 이른 것이다. 북경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길림을 통해 연변까지 가게 되는 데 연변에 내리니 한국의 어느 도시 같기도 했다. 한글 간판, 한글 이름, 한글학교, 한민족이 주류인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인 것이다. 연변에서 백두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도문에 내려 북한과 연결되는 두만강 다리를 관람했다. 다리 중간이 국경선인데 두만강은 폭이 그리 넓지 않아 바로 건너편에 북한이 손짓하듯 보였다. 두만강은 건조기에는 강물이 줄어 상류에서는 걸어서 건널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탈북 하는 북한 동포들이 이 두만강을 건너는 것이다. 

낙엽송, 전나무, 가문비나무 등 태고의 천연림이 우거진 백두산 길을 버스로 네 시간 이상 달리고 내린 곳은 정상이 가까운 지점이었다. 거기서 4륜구동 지프차를 바꿔 타고 얼마를 달린 후 내렸다. 안내자가 바로 한 50m만 걸어 올라가면 된다고 해서 재빠르게 올라가는데 어느새 천지가 눈 아래 펼쳐져 있었다. 천지를 바라보는 순간 온 몸에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반만년을 내려오면서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백두산의 정기가 배어있었던 것이다. 

한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천지가 절반이 중국 영토로 되어 있으며 중국인들도 장백산을 청조(淸朝)가 발원한 영산으로 여기고 있는데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어 걱정이다. 중국정부는 국책 사업으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실시하였고 마각(馬脚)을 들어낼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한민족의 고구려 역사를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 속한 변방 소국으로 치부해 실질 적으로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반응해서 당사자인 우리 한민족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남한과 북한이 지리적, 정치적으로 완전 분리되어 있고 해외 한민족은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170여개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으면서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민족관이 흔들리고 있다. 

한민족의 후손이라면 민족혼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뉴질랜드 한인들도 비록 남반구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핏 속에는 민족정기가 살아 있다고 본다. 백두산 천지 탐사단을 구성해서 천지의 기운을 호흡하는 프로그램이라도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4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1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8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