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전해지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약 1,000여 편이 되며 최초의 신데렐라 이야기는 9세기 중국의 ‘섭한’ 이야기이다. 현재 전하는 이야기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신데렐라 이야기는 프랑스 페로(Charles Perrault, 1628~1703)의 ‘상드리옹(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과 독일 그림(Jacob Grimm, 1785~1863 과 Wilhelm Grimm, 1786~1859)의 ‘아셴푸텔(Aschenputtel)’인데 ‘상드리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더욱 대중과 가깝다. 그러나 ‘상드리옹’은 페로에 의해 개작된 이야기로 문학적 부분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신화적인 해석과 원형 그리고 상징적으로는 그림의 ‘아셴푸텔’이 더욱 유의미하다. 이 글에서는 ‘옛이야기와 치유’를 그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형에 가까운 ‘아셴푸텔’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재투성이’라는 뜻의 신데렐라
어느 부자의 아내가 병이 들어 임종이 다가왔음을 알고 외동딸을 불렀다. 아내는 언제나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착하게 살아야 하며 자신도 하늘나라에서 늘 보살펴줄 거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죽은 후 소녀는 날마다 무덤을 찾아가 눈물을 흘렸고, 항상 착하게 살았다.
겨울이 가고 봄이 되자 부자는 새 아내를 얻었고 새 아내는 예쁘지만 마음이 못된 두 딸을 데리고 시집을 왔다. 이후부터 소녀는 부엌으로 내몰려 온갖 일을 하며 고난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침대는커녕 아궁이 옆의 잿더미에서 자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온몸이 늘 지저분하여 이복언니들은 소녀를 ‘신데렐라’라고 불렀다.
어느 날 아버지가 장에 가면서 딸들에게 선물을 사다 주겠다고 하자 언니들은 예쁜 옷 그리고 진주와 보석을 사다달라고 했고, 신데렐라는 돌아오는 길에 모자에 닿는 나뭇가지를 꺾어다 달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의붓딸들에게 사다달라고 한 선물을 주고 신데렐라에게는 개암나무 가지를 가져다주었다. 신데렐라는 그 가지를 어머니 무덤에 심고 얼마나 울었던지 그 눈물 때문에 가지가 무럭무럭 자라 아주 멋진 나무가 되었다. 신데렐라는 매일 세 번 그 나무 밑을 찾아가 울면서 기도를 올렸고 그때마다 하얀 새가 나뭇가지에 날아와 그녀가 원하는 것을 던져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이 왕자의 신붓감을 고르기 위해 사흘 동안 무도회를 열어 나라의 아름다운 처녀들을 모두 초대했다. 언니들은 무도회에 가기 위해 신데렐라에게 몸단장을 시켰다. 신데렐라도 무도회에 가고 싶어 계모에게 사정을 했지만 지저분하고 옷도 신발도 없는 애가 어떻게 가느냐며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도 신데렐라가 계속 사정을 하자 계모는 잿더미에 완두콩을 부어 놓고 두 시간 안에 다 가려내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신데렐라는 뒷문을 열고 뜰로 나가 비둘기들을 불러 모은 후 완두콩을 골라달라고 부탁했고 비둘기들은 부엌 창문으로 날아 들어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일을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날아갔다. 신데렐라가 기쁜 마음으로 단지를 들고 계모에게 갔으나 계모는 역시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만 될 테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데렐라가 계속 눈물을 흘리며 부탁하자 계모는 다시 콩 두 말을 잿더미에 쏟아놓은 후 모두 골라내면 보내준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신데렐라는 새들의 도움을 받아 삼십 분도 안 되어 일을 끝냈으나 계모는 신데렐라 때문에 창피만 당할 거라며 두 딸을 데리고 가버렸다. 신데렐라는 집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되자 어머니 무덤의 개암나무에게 찾아가 몸을 흔들어 머리 위에 금과 은을 떨구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새가 나타나 금실과 은실로 짠 옷 한 벌과 비단과 은실로 수를 놓은 신발을 던져주었다.
<다음호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