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이 달라도 마음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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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이 달라도 마음은 하나

0 개 1,850 오소영
오소영.jpg

어떤 사진이든. 사진은 그 나름대로의 특별함을 담은 하나하나의 영상들이기에 모두가 지나간 추억이 묻어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더욱 특색있는 인상으로 자주 드려다 보게되는 사진이 한장 있다.

한복으로 곱게 치장한 여인들 열 세명의 단체사진으로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중앙에 일곱 사람은 한복이 서툰 금 은발의 키위 할머니들이다. 키가 훌쩍 큰 ‘마가렛’은 꽃분홍 저고리 치마 밑으로 껑충하게 발목이 드러나 있다.

노랑 저고리 남치마. 연두 저고리 자색 치마등. 각양 각색의 고운 옷으로 변신이 재미 있어서일까? 모두들 화사하게 웃고있다. 짧은 치마 밑으로 발이나와 백점을 줄 수 없는 스타일 같은 것은 알바가 아니다.

새로운 경험으로 파안대소하며 즐거워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또한 재미있고 보람으로 기뻤다.

이민 초기 무식해서 용감했던지... 봉사를 한답시고 찾아간 곳이 ‘시니어 컴뮤니티 크라프트(craft)센터’였다. 말이 안 통하니 커피나 나르고 주방에서 접시라도 닦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그 자리는 젊은이들 차지여서 어쩔 수 없이 그들과 함께 놀다오는 처지가 되었다.

평균연령 80대인 노인들과 어울리기엔 아직은 아니라는 거부감도 있었지만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특별한 사람이 있었다.

화병에 꽂았던 예쁜 꽃 한 송이. 간식남은 케익 몇조각. 돌아올 때 반드시 곱게 포장해서 손에 들려주는 ‘마가렛’ 회장의 따뜻한 마음에 늘 감동을 받았다. 고국에 남겨진 육친의 정. 그리운 언니의 부드러운 손길같아 격의없이 다가가게 되는 아름다운 인간미. 어쩜! 그는 우리의 정서를 똑 닮았을까? 마냥 상냥하고 친절한. 물씬 여성스러움이 풍기는 그의 성품을 배워오고 싶어 그리도 열심히 거길 찾았다.

강산이 변한다는 십여년 세월이 흘렀으니 이젠 이 나라에서의 한자락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을뿐인 지나간 이야기.

크리스마스 때나 특별한 날 파티가 있을 때는 의례히 한복을 입었다.  

선이 부드러운 우아한 자태와 화려한 컬러로 조화를 이룬 고운 한복으로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전통의상을 자랑하고 싶었다. 더불어 ‘코리아’를 알리자는 야무진 취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과연 그들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화려한 꽃밭으로 변한 홀 안에서 터지는 잔잔한 경이로움. ‘뷰티풀’을 외치며 환영 해 주었다. 나중에는 그들이 더 좋아해서 특별한 행사 때마다 입고 오기를 부탁했다.
  
어느 한 곳 아주 작은 모임이지만 그토록 관심과 사랑으로 대해주니 뜻한바대로 적중이 된 것 같아 얼마나 흐뭇했는지....

열정이 대단한 한국 할머니들을 그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대했고 늘 카메라 후렛쉬 세례로 모델이 되는걸 자부심으로 마냥 즐겼다. 

어느 날인가 파티가 끝나갈 무렵. 여벌의 옷을 준비 해 간 우리들은 그들에게 한복을 입혀 보기로 했다.  

호기심 많은 키위 할머니들. 스스럼 없이 달려드니 희망자가 많았을 수 밖에.... 조금이라도 오래 입고있길 바랬지만 돌아가면서 입어봐야 하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벗고싶지 않다고 애교의 앙탈을 하는 귀여운 할머니도 있어 흐뭇함을 더 해 주었다.  

아주 조그만 일이었지만 외국에 나와 살며 애국한다는 자부심으로 무한히 기뻤던 행복감을 다시금 음미하는게 좋아 나는 이 사진을 자주 드려다 보고 있다.

상냥한 그 모습 그대로인 ‘마가렛’ 의 근황 말고는 다른 분들의 소식은 알 수가 없다. 사진속의 몇 분이나 아직까지 무사하실지.....

서툰 맵시로 화사하게 웃는 그 모습이 너무좋아 그 날을 생각하는게 즐겁다.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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