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느낀다 - 코로 와인 마시기(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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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느낀다 - 코로 와인 마시기(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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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1만 여종의 포도 품종 가운데 프랑스에서 법적으로 인정한 양조용 포도(쎄빠쥬, Cepages)는 200여 가지, 하지만 실제로 와인제조에 사용되는 포도는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을 모두 합쳐서 30여 가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와인의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특징적인 아로마(Aroma)나 부케(Bouquet)를 통해서 여러 가지 성격의 포도종류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와인을 마시던 초기에 꿀이나 향신료를 첨가해서 마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와인을 꿀에 비유해서 ‘꿀과 같이 달콤하다’라는 표현이 많다. 현대에 와서는 와인과학의 발달로 첨가물이 전혀 없으면서도 맛과 향이 더욱 다양해져서 와인의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기본적인 요소가 있다. 와인의 색, 다음은 향기, 그리고 마지막이 맛이다. 특히 와인의 향기는 그 와인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준다. 

인간의 코는 100여 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전문 소믈리에는 향이 다른 50여 가지의 아로마 키트를 통해 절대적인 향을 감별하기도 한다. 와인에는 세가지 카테고리의 향이 있다. 1차 향(Primary Aromas)은 품종에서 나는 향을 말하며 품종의 개성에 따라 향이 다르다. 예를 들어 소비뇽블랑은 회양목(신선한 숲의 향)을 연상시키고 카베르네 소비뇽은 블랙커런트 또는 감초 향, 메를로는 딸기 향이 난다. 대체로 1차 아로마는 꽃, 과일, 식물의 향이 난다. 2차 향(Secondary Aromas)은 발효과정에서 효모로 인해 생기는 향으로‘발효 아로마’라고도 한다. 바나나, 매니큐어, 영국캔디를 연상시킨다. 또 초, 밀랍, 밀, 버터 향이 강한 브리오슈 빵의 향도 맡을 수 있으며 말로락틱 발효 후에는 신선한 버터나 후레쉬 크림(생 크림)의 향이 난다. 3차 향(Tertiary Aromas)은 병 안에서 공기와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숙성되며 발전하는 복합적인 향을 말하며 부케(Bouquet)라고 한다. 3차 아로마는 송로버섯, 가죽, 모카, 코코넛, 케이크, 꿀, 아몬드 특히 동물의 털, 가죽 향 등이 난다. 

아로마는 포도 자체에서 우러나온 향과 발효과정에서 생겨난 향이고 부케는 와인이 숙성을 거치면서 배는 향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아로마(Aroma)는 와인의 첫인상으로 과일 향과 꽃 향과 같이 신선한 향이라면 부케(Bouquet)는 첫인상 후에 느껴지는 잔상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오크 향이나 담배, 가죽, 버섯 향 등이다.

와인의 향을 맡기 위해선 먼저 와인이 든 잔을 돌려 표면에 그 면적이 넓어지면 천천히 코로 깊게 와인의 향기를 맡아야 한다. 코로 와인을 마시는 과정이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아주 다양한 과일 향들이 나는 데, 일반적으로 복숭아나 열대 과일 향이 난다. 그럼, 화이트 와인의 대표적인 종류를 통해 특징적인 향기를 알아보자.

샤르도네(Chardonnay): 가장 알려진 화이트 와인 품종이다. 프랑스의 부르고뉴와 샤블리 지방에서도 널리 재배된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추운 발효방식을 이용하여 드라이(Dry, 맛이 달지 않은)하고도 완고한 맛을 내는 세계수준의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다. 샤르도네가 담고 있는 향기는 배, 사과, 파인애플, 멜론, 레몬과 오크 배럴에서 숙성시킨 경우에는 바닐라 향이 추가된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원래는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과 루아르 밸리에서 생산되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소비뇽은 세계최고수준의 훌륭한 와인이다. 자몽과 레몬, 신선한 허브 향, 그리고 풀 향기를 품고 있다.

피노 그리스(Pinot Gris): 브라운 톤이 나며 프랑스의 알자스지방에서 주로 생산되고 이태리가 원산지이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생산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복숭아와 자두 맛을 내며 꿀 향을 담고 있다. 

리즐링(Riesling): 세상에서 가장 좋은 와인 품종 중 하나다. 독일의 추운 기후에서 잘 자라고 프랑스의 알자스 지역과 마찬가지로 호주와 뉴질랜드의 따뜻한 기후에서도 잘 자란다. 리즐링은 여러 해를 숙성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다. 녹색사과, 살구, 복숭아, 그리고 꿀 향을 지니고 있다.

게뷰르츠트레미너(Gewurztraminer): 게뷰르츠는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포도다.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이 최고지만 독일과 뉴질랜드 와인도 시도해 보길 권한다. 강한 장미꽃 향기와 리치 넛의 향이 풍부하다. 이외에도 슈넹 블랑(Chenin Blanc)은 복숭아와 배, 샐러리 향이 나며, 세미용(Semillion)은 레몬과 땅콩 그리고 버터 향을 지니고 있다.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를 권했던 법정스님은 ‘꽃을 싼 종이에선 꽃 내음이 나고 향을 싼 종이에선 향내가 나며 생선을 싼 종이에선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 더불어 살고 있는 우리 세상에 서로 기분 좋은 향기를 전하며 살아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와인의 향기를 평가하는 심사 관들은 절대 자신의 몸에 짙은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의 것을 절제할 줄도 알아야 다른 이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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