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크리스마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조용한 크리스마스

0 개 1,005 한얼
크리스마스는 새해와 함께 별 일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다행스럽게도.

행사들을 싫어하는 편이고, 기념일은 매번 잊어버리는 유형의 사람인지라 솔직히 말하자면, 내게 있어서 구경 이상으로 참여해야 하는 그런 ‘특별한’ 모든 종류의 날짜는 그저 사절해야 할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크리스마스는 조금 특이하다. 좋아하는 편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크리스마스의 절차 - 선물 교환, 기념 저녁 식사 등 - 때문이 아니라 분위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모든 사람들은 평소보다 조금 더 행복해 보인다. 이유는 모르겠다. 한 해의 마지막 휴일이라서 그런 걸까? 선물을 주고 받으니까 (이건 확실히 좀 좋긴 하겠다)? 다른 모든 공휴일들에 비교해도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더 즐거운 날이다. 좀 더 행복과 기쁨을 중시하는 흐름 탓일까.

확실히,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사항에는 우울함이나 진지함이 거의 - 또는 전혀 - 없다. 캐롤들은 하나같이 흥겹거나 로맨틱하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일은 기분 좋을 테니까. 하다못해 ‘벽난로에서 코코아와 구운 밤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무드는 정말 낭만적이고.

제아무리 시니컬한 애늙은이라도 마음이 훈훈해질 것이다.

물론 크리스마스에 얽힌 종교적 의미도 무시할 순 없다. 학교에서 고전과 역사를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크리스마스는 학구적으로도 대단히 흥미로운 축일이고, 교회며 성당들은 12월의 첫날부터 완전한 축제 준비에 들어선다. 어렸을 때엔 교회에서 맛있는 것과 선물을 준다기에 별 생각 없이 엄마를 따라가곤 했지만 지금은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 참석한다. 축하할 일이 별로 없는 지라 가끔은 이런 식으로 느껴보고 싶어서.

우리 가족은 크리스마스를 달리 축하하진 않고, 특별한 음식을 먹거나 선물을 교환하진 않지만, 모두가 함께 모였다는 조용함만은 은근히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나 동생이야 한 번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그건 거의 15년 전이고, 그 이후로 받은 적은 없다.) 끽해야 크리스마스나 복싱 데이 기념 세일을 노리고 쇼핑을 하는 정도랄까, 그 이상으로 축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일상의 리듬을 깨뜨리는 것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모두 사양하고 싶은 게 정직한 마음이다. 아아, 이 나무늘보 같은 생물체 같으니라고.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연말에 겹친 여러 가지 일과 겹쳐 어영부영 흘려 보내고 말았다. 가족과 떨어져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였다. 뉴질랜드에서도 별달리 특별하게 보냈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하는’ 휴일에 혼자 따로 떨어져 있다는 게 조금 신경 쓰이긴 했던 것 같다. 비록 또 다른 가족과 함께 있긴 했어도.

이렇게 고백하자면 좀 슬프지만, 정말 하는 일 없이 멍하니 보낸 것 같다. 불과 일주일 전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 내가 뭘 했더라. 그 ‘특별한’ ‘가족들의’ 휴일에. 케이크는 먹지 않았던 것 같고, 선물도 사거나 주거나 받지 않았던 것 같다. 메리 크리스마스, 라는 인사도 안 했던 것 같고. 그나마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일 중 가장 가까운 일을 한 거라면 코코아 한 잔을 마신 것이겠지만, 그건 벽난로 앞에서도 아니었고 코코아야 거의 매일 한 잔씩 마시고 있으니 패스.

그리고 그게 썩 나쁘진 않다. 생애 유일할 스물 몇 번째의 크리스마스를 또 한 번 이렇게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도. 매년 그래왔듯이. 12월 25일이야 변함 없이 돌아오는 것이고, 그 불변성과 영원성에 가치를 두는 것이니까. 아, 물론 그리고 그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에도. 다른 어떤 휴일도 가지지 못한, 크리스마스만의 특별함.

적어도 아직까진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낸 적은 없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64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61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350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42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54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87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76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84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15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6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29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8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2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5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5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2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18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8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4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6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9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