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그러나 넓은 피아노 콘서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작은 그러나 넓은 피아노 콘서트

0 개 3,117 한일수
538.jpg

영혼이라는 말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술 작품에서 다루어진 주제이다. 모든 예술 활동이 그렇듯이 피아노 연주도 작곡가의 작품의도를 깊숙이 파악하고 연주자가 작곡가의 혼을 불어넣어 연주해야 진정한 피아노 예술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에 따라 서로 다른 음악이 탄생되는 것이다.

한국에 피아노가 처음 도입된 이래 114년이 흘렀다. 1900년 3월에 미국 북 장로교 사이드보탐(R.H. Sidebotham, 1874-1908) 선교사는 아내 에피를 위해 이삿짐에 피아노를 포함시켰고 부산에서 낙동강을 타고 올라와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를 통해 대구로 들어왔다.

이 때 짐꾼 20-30명이 3일 걸려 대구 중구에 위치한 선교사의 집으로 옮긴 것이다. 피아노를 처음 본 당시 사람들은 피아노를 ‘귀신 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도입 경위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깝게도 그 피아노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달성군에서는 한국 최초의 피아노 도입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문화 상품으로 개발하여 매년 사문진 나루터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금년에는 달성군 개청 100주년을 기념해 100대의 피아노 콘서트를 열었는데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등지에서 피아니스트가 참여하여 장관을 연출하였다.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을 통해 달성군을 피아노 도시로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에 이르러 악기 중의 왕이라 일컫는 피아노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피아니스트가 아니더라도 교양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 시절 라이스 국무장관이 해외 순방을 하면서 외교활동 외에 피아노 연주 솜씨도 보여주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국무장관에 기용된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교양미를 엿볼 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 씩 피아노 레슨을 받으며 연주를 배워 온지 몇 년이 되었다. 처음엔 키위 시니어 레이디로부터, 다음엔 키위 남선생으로부터 지도를 받아오다가 금년 초 부터는 마침 집 근처에 피아노 학원이 발견되어 한국인 여선생한테 레슨을 받고 있다. 

학원에서는 전부 개인지도로 가르치고 있지만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50명이 넘는 숫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부터 칼리지 상급생까지, 그리고 60이 넘은 시니어 학생까지 넓게 학생층이 분포되어있다. 그런 학생들이 년 말을 맞이하여 배운 솜씨들을 들어내는 작은 음악회를 연 것이다. 학원 공간이 좁아 한 번에 다 못하고 그룹을 나누어 일주일에 한 팀 씩 4주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발표자는 각각 독주곡 한 곡과 식구들끼리는 연탄곡(連彈曲) 한곡을 연주하도록 프로그램이 편성되었다. 연탄곡은 두 명의 연주자 즉 네 개의 손이 한 대의 피아노로 함께 연주하는 곡으로 그만큼 넓은 음역과 화성이 가능해서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나이 어린 학생들과 같이 발표회를 갖는다는 사실이 쑥스러울 것 같아 처음에는 사양했다. 그러나 같이 배우는 입장에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학생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기로 하였다. 연탄곡으로는 손자와 함께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고 독주곡으로는 ‘월광곡’ 1악장을 연주하였다. 

젓가락 행진곡은 1887년 당시 16세 소녀였던 알렌(Euphemia Allen)이 륄리(Arthur de Lulli)라는 가명으로 작곡하여 발표했는데 손가락 모양이 꼭 젓가락을 닮았다하여 붙인 명칭이고 원 제목은 ‘Celebrated Chop Waltz’이며 륄리 작곡으로 알려져 있다. 피아노 연주에 맞춰 탭댄스(Tap dance) 앙상블(Ensemble)이 이루어지면 남녀노소 모두 함께 모여 신나는 한마당도 펼칠 수 있는 유쾌한 곡이다. 

월광곡(Moonlight sonata)은 1801년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14세 연하의 제자였던 연인 쥴리에타 귀차르디(Giulietta Guicciardi)에게 헌정한 곡으로 1악장, 2악장,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은 자유로운 환상곡 풍으로 아름다운 가락이 낭만성과 정열의 빛을 더해주고 있다. 2악장은 스케르초(Scherzo) 풍의 전원(田園) 무곡(舞曲)으로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맛이 있다. 3악장은 무겁게 떠도는 암흑 속에서 섬광을 일으키는 천둥과 번개처럼 격한 분위기로 전개되기에 아마추어가 연주하기에는 벅찬 곡이다. 

‘한 번 음악을 생산하는 것이 열 번 기도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은퇴 후에 악기 하나정도는 배워보려고 시도해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악기로 직접 음악을 생산하면서 그 과정을 통해서 머리를 회전시키고 손발을 움직이고 작곡가들의 작품 의도를 가슴으로 느끼며 더욱 아름다운 생애를 전개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어울려 영혼의 교감을 교류할 수 있는 매개로서 음악은 매우 가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서로 모여 함께 뭔가를 창조할 수 있을 때 세상은 정말로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닐까?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79 | 18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6 | 18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7 | 19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6 | 19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0 | 19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9 | 19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1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2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1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4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0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8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4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5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3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