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Bubbles)에 취하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거품(Bubbles)에 취하다

0 개 2,215 피터 황
538.jpg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두고 거품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거품 하면 왠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와인에서의 거품(Bubbles)은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들의 축하의 자리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얻은 영웅들의 자리를 빛내며 행복함을 선사한다.

연말연시는 한 해가 저무는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설렘이 교차하는 시기라 파티가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렇듯 잦아지는 파티에서 술에 취하지 않고 가벼운 대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거품이 가득한 샴페인(Champagne)이나 스파클링(Sparkling)와인을 선택하면 제격이다. 톡톡 튀는 상큼한 와인이 모임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고 무르익게 해 줄 것이다. ‘가장 외로운 순간에 위안과 지혜를 주는 친구’로 통하는 샴페인은 프랑스의 지명인 샤앙파뉴의 영어 식 발음이다. 이 지역의 전통적인 방법(Methode Traditionelle)에 의해 만들어지는 샴페인 속의 거품(이산화 탄소)은 자연적인 발효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샴페인은 고급품일 수록 수정같이 맑고 윤이 나며 기포가 올라오는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거품이 작다. 자그마치 750ml 한 병에 2억 5000만개의 거품이 들어있다.
 
계몽주의의 선봉장이었던 볼테르는 ‘마치 섬광이 마개를 날게 하는 것처럼 병마개는 튀어나오고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마개가 천정을 때린다. 거품이 나는 이 신선한 포도주에는 프랑스 사람들의 뛰어난 이미지가 있다.’며 샴페인을 예찬했다. 샤앙파뉴지역이 아닌 프랑스의 다른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무세(Mousseux)’나 ‘크레망(Crement)’이라고 하며 이태리는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은 카바(Cava), 독일에서는 젝트(Sekt)라고 부른다. 와인 속을 유영하는 수많은 거품들 때문에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스틸(Still, Non Sparkling Wine)와인과 분류하기 위해서 버블리(Bubbly)라는 애칭을 쓰기도 한다.
 
와인은 한 번 발효시키지만 샴페인은 두세 차례 발효시키기 때문에 맛이 더 복합적이고 섬세하다. 축하행사에서 샴페인을 흔들어 ‘펑’하고 일부러 거품을 나게 하기도 하는데 이는 소리를 즐기기 위한 이벤트일 뿐 사실은 와인이 쏟아져 나오고 나면 병 속에는 버블(Bubbles)이 얼마 남지 않아서 미세한 거품의 미학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버블리(Bubbly)는 차갑게 보관했다가 흔들지 않은 상태로 마개를 비틀면서 빙빙 돌려 오픈 해야 거품이 나오지 않게 딸 수 있다. 특히 샴페인을 가장 맛있게 마시려면 냉장 보관했다가 마시기 한 시간 전에 실온에 꺼내고 20-30분 전에 얼음에 담가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온도가 6-8도에서 가장 깊은 맛이 난다. 오래된 빈티지의 샴페인은 이보다 2도정도 온도를 높여서 마신다.
 
과거 프랑스에서는 샴페인이 환희와 쾌락의 포도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육체의 쾌락을 추구하던 몇몇 부유한 사람들은 샴페인으로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샴페인이 가지고 있는 로맨틱한 이미지는 버블(Bubbles)에 의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도 샴페인을 채운 잔에 귀를 가까이 해보라.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며 올라와서 터지는 거품의 소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속삭임 같기도 하고 귓구멍으로 조심스럽게 입 바람을 부는 소리 같기도 하다. 희대의 플레이보이였던 카사노바도 여자를 유혹할 때 샴페인을 무기로 사용했다고 한다. 아무튼 샴페인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 겨우 3세기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축하와 영광의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와인의 귀족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버블리(Bubbly)는 식욕과 소화를 돕는다. 풍부한 과일 향 그리고 거품의 짜릿함과 청량감을 지니고 있어서 음식이 없이 마셔도 좋지만 해산물 샐러드나 연어, 흰 살생선, 파스타와 매칭이 좋고 한국 음식 중에서는 야채가 들어간 김밥과 잘 어울린다. 버블리는 온도와 습도, 빛에 민감하므로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고 잔을 닦을 때는 세제를 사용하지 말고 가급적 물로만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프랑스의 시인 막스 자콥은 샴페인의 거품이 톡톡 터지면서 내는 소리를 ‘모래 위를 스치는 바닷물과 같은 소리’라고 표현한 바 있다. 올 여름 피크닉을 나설 때는 신선하고 상쾌한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Rose) 그리고 달콤한 버블리(Bubbly)를 준비하자. 지난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이들에게는 ‘축하’를,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격려’의 의미로서 말이다. 

푸르게 펼쳐진 바닷가에서 맞이하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는 뉴질랜드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운이다. 넓게 펼쳐진 바닷가의 하얀 모래가 하늘에서 눈이 되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면서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샴페인의 거품처럼 희망차게 한 해의 시작을 맞이하자.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 건강한 성탄절 되시고 새해엔 모든 원하시는 것들을 이루는 행복한 한 해가 되소서.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79 | 18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6 | 18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7 | 19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6 | 19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0 | 19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9 | 19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1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2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1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4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0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8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4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5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3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