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십자성 아래서 빛나는 동방의 등불이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남십자성 아래서 빛나는 동방의 등불이여!

0 개 2,737 한일수
남십자성.jpg

한국에 살 때는 어려서부터 북두칠성에 대한 정서를 지니고 살아왔다. 우리 한민족은 북두칠성을 고향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생활해왔으며 신앙 또는 염원의 대상으로까지 여기는 문화를 간직해오기도 하였다.

어렸을 적 유행했던 노래 중 ‘고향만리’라는 유행가가 지금 새삼스럽게 떠올려지는 것은 지금 남십자성 아래서 살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수 현인이 부른 ‘남쪽나라 십자성은 어머님 얼굴……’로 시작되는 노래 가사는 바로 한국인의 이상향 속에 자리한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 것 같다. 16세기에 남미 대륙을 탐험한 아메리코 베스푸치가 남십자성의 별자리표를 따로 만들면서 십자성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남십자성은 북위 30도 이남에서만 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도 배를 타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볼 수 있을 십자성이 해방 후 한국인의 유행가 가사에 등장한 일은 신기하기도 하다. 

남쪽나라에 대한 동경이 우리를 뉴질랜드로 부른 것일까? 우리는 이민 오자마자 남십자성 별자리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고 마치 고향에 내려온 듯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는 1929년 한반도가 일제의 식민지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일본을 방문했다. 그 때는 삼일운동 10주년이 되는 해였고 인도도 영국의 식민 치하에 있을 때였다. 시인은 한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간파하고 있었음인가? 당시 동아일보 기자의 한국 방문 요청을 들어줄 수 없는 처지에서 한민족에게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를 선사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이었던 코리아여,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첫 구절은 한반도가 인류 문명의 시발점이었던 6천 년 전 배달국을 지칭한 것 같다. 시인의 예언대로 한민족은 그 시가 발표된 후 16년 만에 광복을 맞이했고 광복 후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성장해 현재 한민족은 세계만방을 비추는 등불이 되고 있다. 

한민족의 우수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전 세계 한민족 8천 여 만은 70억 인구 중 1% 남짓한 숫자이지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구의 숫자는 10% 이상 되는 것 같다. 뉴질랜드 차세대 중에서 중국계가 우수한 학생이 많다고 하지만 20만 명이 넘는 중국인 사회와 3만 남짓한 한인 사회의 비율로 볼 때 상대적인 우수학생 숫자는 한국계가 훨씬 앞선다. 현재 여자 프로 골퍼들의 활약은 한국인이 휩쓸고 있지만 미국인으로 나오는 미셀 위(위성미)도 한민족이며 뉴질랜드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리디아 고(고보경)도 한민족이다. 미국이 강한 국가라고 하지만 강한 사람들을 외국으로부터 받아드려 미국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 미국인 자체가 강한 것은 아니다. 

2008년 11월 오클랜드 노스하버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제1회 세계 여자 청소년 축구(FIFA U-17 Women’s World Cup NZ 2008) 결승전은 감동 그 자체였다. 결승전에 북한 팀과 미국 팀이 대결을 벌렸는데 미국 팀은 다민족 혼혈로 선수들이 구성되었으나 북한 팀은 순수한 한민족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미국 팀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 3억 인구를 대표한 선수였고 북한 팀은 세계적 빈곤 국가 북한 2천만 인구를 대표한 팀이었다. 경기 시작 직후 선제골을 어이 없이 뺏기고 전반전을 마무리했으나 후반에서 한골을 만회해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연장전 후반에 마무리 슛을 성공해 대부분이 키위 관객들인 장내에서 코리아를 연호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인류 문명 초기에는 세계는 유라시아 대륙에 한정되었고 한반도는 대륙의 맨 동쪽 끝, 해가 제일 먼저 뜨는 문명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뉴질랜드는 지구의 맨 동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하루가 제일 먼저 시작되는 곳이다. 이러한 뉴질랜드에서 한민족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사 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인류 문명을 제일 먼저 일으킨 한민족이 북반구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한반도에서 살다가 21세기 세계 문명을 선도할 뉴질랜드에 이주해 와 등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 한인 사회는 다른 민족 그룹에 비하여 정착 역사도 일천하고 인구 수도 빈약하다.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된 지 20여 년, 뉴질랜드 전체 한인이라야 3만 여 명으로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0.7%에 불과하다. 그러나 학업부문에서 최상위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의 수는 10%도 넘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예술, 체육 분야에서도 인구 비례를 훨씬 웃도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2008년에 대니 리(이진명) 선수는 뉴질랜드 대표로 세계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 대회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을 한 바 있다. 리디아 고 선수는 아마추어 때부터 여러 기록을 갱신하다가 프로 전향 후 몇 달 만에 LPGA 선수권 대회 우승컵을 두 번이나 획득해 뉴질랜드를 빛내주고 전 세계에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과 뉴질랜드 간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를 앞두고 새로운 기대를 해본다. 앞으로 한-뉴 간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한인 사회도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란다. 한인 차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뉴질랜드에서 한인의 역할도 그 비중이 커질 것이다. 

민들레의 영토

댓글 0 | 조회 3,801 | 2014.06.24
“골프장 관리인과 잔디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집 주인에게 공적(公敵) 1호인 민들레는 그러나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잡초이다”라고 멕시코 시니 뉴스지가 표현했다. 민… 더보기

엄마야 누나야 해변 살자

댓글 0 | 조회 3,120 | 2014.07.08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시인(1902, 8 - 1934, 12)은 …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I)

댓글 0 | 조회 3,421 | 2014.07.22
인간의 영혼(靈魂)은 모든 참된 문학,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문제이리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오직 인간만이 현재에 살면서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 더보기

어느 눈 먼 소녀를 위한 소나타 (Ⅱ)

댓글 0 | 조회 4,888 | 2014.08.12
어느 눈 먼 소녀의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월광곡, 어느 날엔가 나에게도 눈 먼 소녀가 있어, 그녀의 영혼이 허전하다고 느낄 때…… 서양 음악가 중에 우리에… 더보기

태평양 문명 시대의 오세아니아

댓글 0 | 조회 3,470 | 2014.08.26
1900년대 초 미국 국무장관이던 헤이(John Hay)가 ‘지중해는 과거의 바다, 대서양은 현재의 바다, 태평양은 미래의 바다’라고 말했다. 이를 100년이 지…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

댓글 0 | 조회 5,572 | 2014.09.09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을 요새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이 이해할까 싶다. 젖 먹이가 아닌 어린 애가 울 때는 호랑이가 온다고 겁을 주어 달래기도 했고 곶감을 준…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한인총회가 처음 열리던 날

댓글 0 | 조회 3,763 | 2014.09.23
일제 강점기의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를 뉴질랜드 다민족 사회에… 더보기

아, 스코틀랜드!

댓글 0 | 조회 3,015 | 2014.10.14
아는 만큼 즐겁고 행복하다. 모르는 만큼 답답하고 불편하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이 나라의 가장 인기 종목인 럭비나 요트 경기에 대해서 그 경기 방식에 익숙하지 못… 더보기

뜰 안에 가득한 행복

댓글 0 | 조회 2,319 | 2014.10.29
어느 여인이 천국에 가서 살아보는 것을 평생소원으로 여기고 갈망하며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궁궐 같은 집의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바로 옆에는 하녀… 더보기

돼지는 죽으면서 말한다

댓글 0 | 조회 2,504 | 2014.11.11
이 세상 만물은 창조주의 섭리(攝理)에 따라 이 지구상에 태어났으며 주어진 생명을 다하고 역시 창조주의 섭리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물의 영… 더보기
Now

현재 남십자성 아래서 빛나는 동방의 등불이여!

댓글 0 | 조회 2,738 | 2014.11.25
한국에 살 때는 어려서부터 북두칠성에 대한 정서를 지니고 살아왔다. 우리 한민족은 북두칠성을 고향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생활해왔으며 신앙 또는 염원의 대상으로까… 더보기

작은 그러나 넓은 피아노 콘서트

댓글 0 | 조회 2,753 | 2014.12.09
영혼이라는 말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술 작품에서 다루어진 주제이다. 모든 예술 활동이 그렇듯이 피아노 연주도 작곡가의 작품의도를 깊숙이 파악하고 … 더보기

살아서 또 한 해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댓글 0 | 조회 2,596 | 2014.12.24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계절이면 왠지 마음이 들썽거리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오랜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신학기 까지는 여유가 많으며 2월에는 구정까지 … 더보기

이 찬란한 을미의 아침에

댓글 0 | 조회 1,812 | 2015.01.14
“인생은 문틈으로 백마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 같이 짧다(人生如白馬過隙)”라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과연 그렇다. 뉴질랜드에 와서 현지 생활에 취미를 붙이면서 … 더보기

백두산 천지

댓글 0 | 조회 5,879 | 2015.01.29
한국인이 백두산 천지(白頭山 天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하겠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핏속에는 백두산의 정기(正氣)가 흐르고 있으며 고구려의 혼(魂)이 … 더보기

뉴질랜드 신토불이

댓글 0 | 조회 2,388 | 2015.02.10
우리는 이민 첫해에 두 계절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계절이 한국과는 반대로 돌아가는 뉴질랜드이다 보니 한국에서 여름에 이곳에 오면 바로 겨울이 되었고…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바라보는 달의 이미지

댓글 0 | 조회 2,529 | 2015.02.24
태양력을 사용하는 문화권에서 살다보니까 조상 대대로 이어오던 음력 절기에 대한 정서를 잊고 살아 갈 수가 있다. 달의 차고 기움을 따라 절기를 맞추고 절기에 따라… 더보기

호박 덩굴에 행복이 주렁주렁

댓글 0 | 조회 2,950 | 2015.03.10
‘가꾼 데로 거두리라’이는 농사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수확량의 정도는 농사에 쏟은 정성만큼 비례해서 나타난다. 예로부터 농사의 성공 여부는 가꾸는 사람의 발길이 … 더보기

삶이냐 퍼포먼스냐

댓글 0 | 조회 2,811 | 2015.03.24
인류문화사의 흐름에서 시대구분을 할 때 고대 신화시대, 중세 종교시대, 근대 과학시대, 현대 예술시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대 21세기 현대는 예술 가운데서도 퍼… 더보기

흙에서 살리라

댓글 0 | 조회 2,550 | 2015.04.14
어찌하여 사람들은 흙을 멀리하고 자꾸 하늘로만 치솟으려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The tower of Babel) 이야기는 현대에 살고 … 더보기

울어버린 두꺼비

댓글 0 | 조회 2,481 | 2015.04.29
두꺼비는 예로부터 복(福)과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한국의 민간 전설 ‘두꺼비와 지네’에서는 자기를 키워준 소녀를 위하여 침입한 지네와 싸워 함께 죽고… 더보기

아들리느 결혼식에 가슴을 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21 | 2015.05.13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그리고 3일 후 왕도 죽었다.’라는 표현은 사실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3일 동안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애통… 더보기

김포공항에서 주저 앉아버린 애 엄마

댓글 0 | 조회 4,027 | 2015.05.26
뉴질랜드로의 한국인 이민 물결이 한창 상승세를 이룰 무렵 1995년 5월에는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영어교실 멤버들의 야유회가 열렸다. 남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더보기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댓글 0 | 조회 7,091 | 2015.06.09
“어느 남자가 하느님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다. ‘하느님, 왜 남편은 하루 종일 고생하며 돈 벌어서 집에 갖다 주는데 아내는 남편이 벌어 온 돈 가지고 흐늘거리며 … 더보기

70% 행복론

댓글 0 | 조회 2,631 | 2015.06.23
며칠 전에 정원 일에 쓰일 외바퀴 손수레인 휠배로우(Wheelbarrow)를 구입한 일이 있다. 거름흙을 운반하느라 처음 사용해봤는데 적재량을 잘 조절해서 균형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