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복여행(求福旅行) 1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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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복여행(求福旅行) 1 편

0 개 3,953 송영림
옛이야기의 치유력
지금부터 다룰 옛이야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구전되고 있는 설화 즉 신화, 전설, 민담 등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여기에서 다룰 이야기들은 민담에 속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옛이야기라 하면 자칫 아동 대상의 전래동화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신데렐라콤플렉스 등을 조장하거나 판타지를 넘나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옛이야기를 오래 전 프랑스의 페로 시절부터 이미 아동교육에서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융을 시작으로 심리학에서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데에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옛이야기는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집단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며 살아남은 이야기들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지역, 인종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정신의 원형과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이것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입을 통해 걸러지면서 가장 핵심적이고 객관적이며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이야기로만 남아 전해졌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적절한 기제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옛이야기를 읽는 방법은 일반 문학작품을 읽는 방법과는 다소 차이를 두어야 한다. 옛이야기는 서사를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원형, 모티프, 일정한 패턴, 상징 등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며 결코 이야기에 대한 정답을 정해 두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옛이야기가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 이유는 앞으로 진행될 ‘옛이야기와 치유’의 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옛이야기와 치유’의 장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이야기는 ‘복을 구하러 떠나는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구복여행>이다. <구복여행>을 가장 처음으로 선택한 이유는 ‘옛이야기와 치유’의 장이『인간과문학』의 ‘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일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이유에서 복을 구하러 떠나고자 용기를 내어야 하는 지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 먼저 <구복여행>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에 한 총각이 있었는데 어려서 부모를 잃고 남의집살이를 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 터라 혼인은 꿈도 꾸지 못하고, 천성까지 고지식하여 저 사는 마을을 한 치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하루는 정자나무 밑에서 쉬고 있던 노인들이 총각을 불러 세우고는 사람이란 다 제 복을 타고 나는 법이니 무언가 살 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천서역국으로 가면 복을 탈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고지식한 총각은 그 길로 달랑 봇짐 하나만 싸서 서쪽을 향해 곧장 걸어갔고 날이 저물자 불빛이 새어나오는 집을 찾아갔다. 그 집은 커다란 기와집으로 예쁜 처녀가 혼자 살고 있었다. 처녀가 총각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며 어디에 가느냐고 묻자 총각은 복을 타러 서천서역국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처녀는 자기는 집도 있고 땅도 있고 돈도 있는데 남편 복이 없어 혼자 살고 있다며 대체 어떤 남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는지 좀 알아다 달라고 말했다. 그러마고 대답한 총각은 다음날 또 서천서역국을 향해 하염없이 걸었다. 

또 날이 저물어 한 집에 가게 되었고 그 집 주인은 자기네 배나무 세 그루에서 왜 배가 열리지 않는지 이유를 알아다 달라고 말했다. 부탁을 하나 더 받아서 길을 떠난 총각은 다시 서쪽으로 쉼 없이 가다보니 큰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도무지 건너갈 방도가 없어 고민하면서 방황하고 있는데 웬 커다란 이무기가 다가와 강물을 건네줄 터이니 천 년 넘게 도를 닦아 용이 되어 승천할 때가 지났는데 왜 승천을 하지 못하는지 알아다 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물을 건너 낯선 땅에 내린 총각은 한참을 가다가 저만치 방죽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총각이 다가가 아이에게 말을 걸자 아이는 내내 낚시질을 했으나 말을 건 사람은 처음이라며 어찌하면 이 곧은 낚시로 큰 고기를 낚을 수 있는지 알아다 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아이의 부탁까지 받은 총각은 또 길을 떠났다. 

고생 끝에 불빛을 보고 달려가니 조그만 초가집 부엌에 웬 꼬부랑 노파 하나가 불을 때고 있었다. 총각이 노파에게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하자 노파는 찬물 한 그릇과 무 세 조각만으로 저녁상을 차려준 후 어디에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총각이 서천서역국에 복을 타러 간다고 말하자 더 가 봐야 소용없으니 그냥 돌아가라며 돌아가면 수가 날 거라고 말했다. 총각이 부탁 받은 게 많아서 그냥 갈 수가 없다며 부탁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자 노파는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그런다며 낚시하는 아이는 그냥 뺨을 한번 호되게 때려주면 그만이고, 이무기는 입에 문 걸 하나 뱉으면 되고, 배나무 주인은 배 밭에 묻힌 걸 파서 내버리면 되고, 맨 처음 만난 처녀는 동자삼과 여의주와 금덩어리를 가진 남자를 만나 혼인을 해야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다음 호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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