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생활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균형 있는 식단처럼 골고루 먹어야 육체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 처럼, 책 만 많이 읽고 움직이지 않는 다거나 반대로 늘 운동에만 몰두하여서 책을 읽는 시간을 빼앗겨버리면 아이들의 동적이고 정적인 면을 알맞게 발달시키기 어렵게 된다.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것만 좋아하는 것만 시켜서는 안 된다. 어떤 부모는 운동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를 스포츠클럽에 데리고 다니면서 책은 통 안보는 데 나중에 보겠죠 한다. 과연 그럴까?
어릴 때 가방 던져놓고 나가 노는 아이들을 고등학생이 되고 공부가 더 중요한 시기에 이르러서 책상 앞에 잡아둔다고 효과적으로 학습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책상 앞에 앉아 집중하고 그 집중력을 한 시간 두 시간씩 발휘하는 연습이 되지 않아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하얀 건 종이요 까만 건 글씨다 하며 연신 하품하고 핸드폰 확인하고 페이스북하며 책상과 씨름한다. 저는 늘 공부해요 근데 성적이 안 나와요 하는 아이들은 방 안에서 그것도 책상 앞에는 밤이 되도록 앉아있으면서 안 되는 공부와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지만 효율성은 제로인 것이다. 공부방법을 모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부습관도 되어있지 않는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와 학습은 고문에 가까운 형벌이다. 게다가 공통적으로 말하길 너무 바쁘단다. 숙제를 못 한 것은 그 날 가족행사로, 갑작스런 부모님의 요구로 혹은 일로 인해 어디를 갔어야 했고 그래서 할 수가 없었고 때론 친구 때문에 또는 아파서 기타 등등 얼마나 이유가 많은지 모른다. 유독 공부의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들에게만 삶은 그토록 변화무쌍한 것일까?
친구와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온 한 아이는 꽤 성실하고 학교에서도 인정해주는 그런 학생인데 울면서 상담을 하고 그렇게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책상 앞에 앉아서 울면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몸이 아파도 할 수 있으면 자신이 해야 하는 바를 하는 것과 같이 감정적으로 아파도 할 일들은 해나가는 아이들이 성실하고 학교생활을 성공적으로 한다. 이 모든 것은 무슨 차이인가? 바로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학교를 다녀와서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저녁을 먹고 놀고 또 정해진 시간에 자는 아이들은 생활에서 규칙적이게 되고 그런 규칙성이 몸에 밴 습관이 되면 학교생활에서도 정해 놓은 규칙들을 숨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해나가는 것이다. 공부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해야 하는 것들에도 안 해도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꼭 안 해도 된다는.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들도 놓치고 수업에도 집중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숙제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집으로 돌아가서 정해진 시간에 하는 아이들은 습관이 일의 효율성을 가지고 와서 점점 짧은 시간 안에 해야 할 일들을 하게 되고 그렇기에 공부도 잘하면서 운동이나 다른 활동들을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규칙성이 있어야 습관이 들고 습관이 들어야 일의 속도가 나고 시간에 여유가 생기고 삶을 즐길 수 있다. 그런 단계들이 부족한 내 아이들에 대해 고민이라면 아직 늦지는 않았으므로 일년의 플랜을 세워서 하루하루 해나가야 한다. 습관을 깨기는 일주일이면 되지만 습관을 들이는 데는 열 배의 시간이 걸린다. 만일 아이가 이미 십대 중 후반이라면 일년을 예상하고 가야 한다. 그러나 그 일년이 그 아이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 아직 성장하고 있는 십대가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