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삶과 죽음

0 개 2,426 김지향
내가 사랑하는 여동생의 시어머니께서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룬 이후로 제부는 매일 어머니께 다녀온답니다. 그러면서 엊그제 혼자 밖에 나가서 강아지 한 마리를 사 온 것을 보면 어머니의 빈자리가 무척 컸던 거 같습니다. 

부고 소식을 듣자마자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외삼촌께서 갑자기 돌아가신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서 그때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으셨는데, 젊으셨을 때부터 친구였던 그분까지 떠나셨으니, 은근히 걱정이 되더라고요.

내 예상대로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기운이 하나도 없으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이별에 대한 슬픔으로 목이 꽉 잠겨 계시더라고요. 팔순을 넘기신 어머니로서는 가까운 분들의 죽음이 남의 일로 보이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사돈의 부고 소식을 들었던 첫 날과 달리 오늘 어머니의 목소리는 좀 괜찮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되신 거 같군요. 시간이란 것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치유를 해주는 효과도 있네요.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돈은 나에겐 이모보다도 더 가까운 분이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분의 부고 소식은 이별이란 커다란 슬픔으로 내 가슴을 꽉 채우더군요. 그러다가 장자가 자기 부인이 죽었을 때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춘 것을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장자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친구에게 장자가, 자기도 물론 슬펐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삶과 죽음은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같고, 삶과 죽음이 두 가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동일한 사물의 두 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슬픔을 극복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장자는 부인의 죽음을 통하여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며 죽음에 초월하게 된 것입니다. 

장자처럼 나도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생각하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은 없습니다. 그런데다 영혼의 불사를 믿기에, 죽음이란 단지 육신의 옷을 벗고 영혼이 여행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으로 여기기에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자처럼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게 기괴하지 않군요.

그런데 죽음이 이별이라는 것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별 역시 만남이기에, 제부가 어머니와의 이별로 뻥 뚫린 가슴에 강아지 한 마리를 채워 넣으려고 했었을 겁니다. 어머니와의 이별이 새로운 만남을 이루게 한 것이지요. 하지만 강아지가 어머니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겁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그저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기에, 인연 역시 마찬가지로 만남과 이별이 함께 존재하는데, 장자처럼 이분법에 대한 의식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란 것이 있어, 이분법적 의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더라도 이별이나 죽음에 대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을 통하여 제부가 어머니께 다녀왔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릿합니다. 며칠이라도 아프셔서 병간이라도 할 수 있었던지, 돌아가실 것을 예측하여 마음의 준비라도 해두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덜 힘들 수도 있었겠지요. 어찌 보면 복이 많으신 분이신데, 자식 입장으로서는 그렇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강아지가 새 식구가 된 것은 제부의 새로운 의지이기에 축복으로 여겨집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강아지가 많이 희석을 해주어 새로운 웃음꽃이 피어났으면 좋겠군요. 곧 그렇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8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1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