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인총회가 처음 열리던 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뉴질랜드에서 한인총회가 처음 열리던 날

0 개 4,043 한일수
533 3.jpg

일제 강점기의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를 뉴질랜드 다민족 사회에 대입해보면 “자기 민족의 뿌리를 잊어버리고 떠도는 소수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 마오리족은 천 년 전에 이미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지만 간직해온 역사가 없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미미해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한인들이 한민족의 뿌리는 물론 이 땅에 와서 한민족의 삶을 개척해온 이민 선조들의 역사를 모르고 지낸 다면 뉴질랜드 한인들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다행이 뉴질랜드 한인 사회에서는 2007년 말에 ‘뉴질랜드 한인사’를 출간하여 750만 재외 동포 사회에서 뉴질랜드 한인도 그 존재감을 나타내게 되었다. ‘뉴질랜드 한인사’에서는 1950년 이후 진행되어 온 한-뉴 관계와 한인들이 뉴질랜드에 출입하고 정착해온 과정을 기술하여 후손들이 뉴질랜드 이민 역사를 잊지 않도록 기록을 남겨주게 되었다. 

1948년 한국정부가 수립되자 뉴질랜드 정부는 1949년 7월에 한국을 정식 승인해주었다. 1950년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뉴질랜드 정부는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였고 현재까지 참전용사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1962년 3월에는 한-뉴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무역, 경제, 기술협력 관계를 중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콜롬보 플랜에 의한 한국 유학생들이 뉴질랜드 정부의 전액 장학금 지급으로 낙농, 원예, 임업 분야의 생산과 마케팅 공부를 하고 돌아갔다. 또한 영어교사들은 단기로 영어 연수를 다녀가기도 하였다. 1968년 9월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했고 10월에는 Holyoake 뉴질랜드 총리가 한국을 답방하였다. 그 후 1971년 7월에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이 개설된 것이다.

지난 2011년에 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개설 40주년을 맞이했고 2012년엔 한-뉴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몇 가지 행사가 있었다. 2013년엔 오클랜드 한국무역관 개관 4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역사를 회고해보는 자리가 있었다. 금년은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한인회가 결성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늘날의 한인사회가 형성되기 까지 과거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로 활용하여야할 것이다. 

533 2.jpg

필자는 40년 전에 한인총회가 열렸던 파머스톤노스(Palmerston North) 소재 Caccia Birch House 를 방문하여 이민 선배들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마침 파머스톤노스 한인회에서 주최한 차세대 세미나에 강의 차 내려간 길에 좋은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Caccia Birch House는 뉴질랜드 개발 초기 대 목장주의 저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파머스톤 노스 시에서 역사적인 유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1974년 당시에는 한국식품점, 한인식당, 한인교회 등은커녕 한국말을 하는 사람조차 만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소수의 한인들은 고국에서의 생활이 눈에 어른거려 눈시울을 적시는 일도 다반사였다. 뉴질랜드 내의 한인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자 자연스레 한인회의 설립이 논의되기 시작하였고 그 해 10월 25일에는 당시 강춘희 대사관저에서 ‘재뉴질랜드 한인회’ 창립모임이 열렸다. 

뉴질랜드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은 단기 체류로 드나들었던 원양어선 선원, 장·단기 체류를 하고 있던 콜롬보 플랜에 의한 유학생, 국제결혼으로 영주하고 있던 몇 가족 들이었다. 그리고 대사관과 무역관 직원 및 가족들을 모두 합해봐야 72명에 불과한 규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총회에는 40여 명이 참석하였는데 이는 가족 동반으로 각자 살고 있던 지방에서 승용차로 또는 버스나 비행기 편으로 모여들었음을 의미한다. 

초대 회장으로는 박흥섭 씨가 선출되었다. 박흥섭 회장은 당시 콜롬보 플랜 유학생으로 매씨대학교(Massey University)에서 박사과정(원예학 전공)을 이수하고 있었다. 매씨대학은 파마스톤노스에 소재하고 있으며 회장이 거주하고 있던 파머스톤노스에서 총회가 열렸던 것이다. 박흥섭 회장은 귀구 후 전남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키위 과일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였으며 2004년에 작고하였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박흥섭 회장의 아들 박진형 씨는 1990년대 후반에 뉴질랜드에 돌아와 뉴질랜드 육군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오클랜드에 거주하고 있다. 

한인 총회에서는 모임 후 Birch House의 잔디 운동장에서 축구, 탁구, 달리기 들을 하며 하루를 즐길 수 있었다. 지구 반대편의 머나먼 뉴질랜드 땅에서 한인들만의 식사와 여흥이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짐작이 간다. 
533 1.jpg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1991년부터는 각 지역별로 한인회가 결성되었다. 현재는 북섬에 오클랜드, 웰링턴, 와이카토, 로토루아, 황가레이, 파머스톤노스, 왕가누이, 남섬에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넬슨, 퀸스타운 등 11개의 한인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들 한인회들을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네트워킹을 형성하여 우리의 후손들의 미래를 밝혀주어야 할 것이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4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1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8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