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화장품, 와인 차(茶)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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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화장품, 와인 차(茶)를 아시나요?

0 개 4,360 피터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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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를 위한 희생, 이제 박물관에나 보관되어 있을 법한 단어다. 죽음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홀로 수백의 적함 선을 향해 뛰어든다. 이순신 장군, 성공의 키워드는 희생이다. 현시대의 부조리와 가치의 실종,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책임전가의 병폐 속에서 자포자기의 참혹한 심정을 의지하고픈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하지만 죽음을 이기고 희생을 감수할 리더를 갈망하는 사회적 목마름에 단비가 필요했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배를 이끄는 선장이 먼저 승객을 버리고 탈출하는 세월호참사와는 큰 대조를 이루며 진정한 리더 부재의 현실에 염증을 느껴오던 터에 충(忠)의 근원에 백성이 있음을 잊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그의 모습은 영웅이기에 충분했다.

자기희생이란 단어에서 지난여름에 때아닌 감기로 고생하신 어머니가 떠올랐다. 초등학교시절에 드리던 색종이로 만든 카네이션과 편지한 통. ‘효도 서약서’ 와도 같은 그것을 읽어 내려가시던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지면 왠지 모르게 나도 눈물이 났다. 어린 마음에 그 순간이 견디기 힘들었던지 다음 해부턴 편지를 어머니 화장대 위에 두고 학교를 갔다. 백 번의 깨우침과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자식의 올바른 도리일 텐데도 안부 전화한 통이 왜 그리 어려운지 한심한 노릇이다. 

뉴질랜드의 겨울이 해가 갈수록 길게 느껴진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엔 우리 몸도 변화에 적응하느라 앓이를 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봄은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과 움츠렸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느라 더욱 그렇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목 감기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초봄에 차(茶)처럼 달여서 마실 수 있는 와인, 와인 차를 소개해볼까 한다. 사실 음식만한 보약은 없는 법이다. 

준비물은 저렴한 레드와인 1병, 레몬 1개, 오렌지 1개, 사과 반 개 또는 배 1개, 생강 1개, 통계피 1개, 정향(Clove) 1 큰 술 또는 시나몬(Cinnamon) 스틱이 필요하다. 끓이게 되면 신맛이 강해지므로 꿀을 넣거나 흑설탕을 넣어서 최소한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꿀 또한 감기에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과일을 잘 씻어서 껍질째 수평으로 얇게 썰어 과일 육즙이 잘 베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너무 센 불에 팔팔 끓이면 와인의 알코올이 모두 증발해 버려 밋밋하기 쉽다. 그러므로 은근한 불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레시피만을 고집할 필요 없이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허브나 과일을 활용해도 된다. 

와인 차는 먼저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 계피를 넣은 뒤 15분 정도 끓이다가 와인과 꿀을 넣고 3-5분 정도 더 끓인다. 레드와인은 호흡을 깊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기관지염이나 독감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데워먹는 와인이라 혈액순환에 좋고 각종과일 또한 면역에 필요한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환절기 감기예방과 치료에 아주 좋은 민간요법이다. 

세계최고의 음악도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는 ‘슐라고바스’라는 크림을 넣고 초콜릿 가루를 뿌린 ‘비엔나 커피(현지에서는 ‘멜랑쉬’라고 한다)’로 유명한 곳이지만 밤에는 호이리게(Heuriger) 라는 선술집에서 포도주를 즐긴다. ‘호이리게’는 금년에 만든 햇 포도주라는 뜻으로 비엔나 근교에서 직접 키운 포도로 만든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와인을 와인 잔에 따르지 않고 맥주잔처럼 큰 머그잔에 마신다는 것이다. 끓여 먹는 와인 차엔 다소 가벼운 맛의 와인이 좋은데 피노누아(Pinot Noir)나 멜로(Merlot) 또는 프랑스의 햇 와인 보졸레 빌라쥐(Beaujolais Villages)가 적합하다. 하지만 카스크 와인(2L, 3L의 Box와인)도 경제적이고 권할 만 하다. 프랑스에서는 ‘따뜻한 와인’이란 뜻으로 뱅소(Vin Chaud), 독일에서는 글루바인(Gluhwein), 영국에서는 멀드와인(Mulled Wine), 북유럽에서는 글뢰그(Gloegg)로 부른다.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원기회복이나 감기예방을 위한 약으로 유래했다고 한다. 

와인 속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피부의 기미, 주름, 처짐 현상을 막아주고 피부노화 방지에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마시는 와인이 바르는 화장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조금 생소하지만 와인을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는 미용재료로도 사용 수 있다. 화장품의 찌꺼기나 노폐물이 쌓여 꺼칠해진 피부를 매끈하게 만드는 ‘와인 스케일링’은 프랑스 혁명 때 감옥에 갇힌 한 여죄수가 식사 때 나오는 와인으로 매일 세안을 해서 깨끗하고 맑은 피부를 유지했다고 해서 유래됐다고 한다. 실제로 이 미용법은 의학서적에도 표기돼 있을 정도로 과학적인 세안 법이다. 기초화장품의 대용으로 차갑게 보관한 화이트 와인을 화장 솜에 묻혀서 스킨처럼 얼굴에 바른 후 찬물로 헹구고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는 방법이다.  

어머니는 평생 자식을 짝사랑한다고 한다. 철없던 시절 다 보내고 나서 내가 직접 부모가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 그 사랑의 깊이. 오랜 이민생활로 떨어져있는 불효자가 명절이나 되어 서야 전화를 드려도 자식에 대한 한없는 믿음과 기다림으로 목메어 먼저 끊으실 줄 모르는 어머니. 봄바람에 흩날리는 봄 꽃같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감사한 사랑이고 세상에 무뎌진 가슴 한 켠이 먹먹하게 뭉클해지는 뜨거운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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