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루시

0 개 1,532 박건호
정보로만 존재하는 행성에 대한 시놉시스를 쓴 적이 있다. 그 곳에서는, 실체는 없고 모두 정보로만 존재한다. 아무 소통도 접촉도 없이 정보들이 둥둥 떠다니는 셈인데, “정보”를 넘어선 “관념”이 생겨나면서 행성이 결국 조금씩 파괴되어간다는 그런 이야기다.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 권리의 주장은 구글에 자주 쓰는 아이디나 이름 등을 칠 경우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볼 수 있음을 삭제해달라는 요구현상을 그 주로 한다. 유럽에서는 이에 대해 “피해자”들이 기업 혹은 해당업체 등에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게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듯 신상털기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하여 조금씩 많은 이들에게 의견들이 번져가고 있다.

아직 이 권리에 대한 개념자체가 굉장히 모호하다고 생각되지만, 나는 이것이 행성이 파괴 되어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전문해커가 찾아낼 수 있는 비밀정보는 제외하고, 결국 모두가 볼 수 있는 정보를 올린 것은 본인이며 그것을 지울 수 있는 것도 본인이다. 이제 사람들은 날아다닐 수 없으니 비행기 대신 정보라는 메세지를 공기 중으로 쏘아올린다. 공기 중에 퍼진 메세지의 메세지는 분산되어 어딘가를 거쳐 찌그러지며 왜곡이 된다. 아직까지는 이런 것을 제제할 수 있는 국제기구도, 완벽한 법망도 없다. 찌꺼기 정보들이 아직까지는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엘빈 토플러가 주창한 제 3의 물결이 흐르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셈인데, 이 과정을 많은 이들이 발전이라 생각하며 즐기고 있다. 그리고 “잊혀질 권리”는 이제 그 과정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발전은, 언제나 멸망 혹은 소멸과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과장하자면, 곧 우리가 걷고 있는 정보의 신세계는 팍스로마나에 이르게 될 것이고 무너져내릴 것이다.

아직은 평화로운 가면무도회장에서, 우리는 얼굴 위에 덧댄 벽 아래서 자유롭다. 가면을 어떻게 꾸미고 안 꾸미고가, 그리고 가면의 투명도가 현재 이 행성의 법이다. 마녀사냥과 여론, 욕구불만의 집단적 움직임들은 개인이 이루어낸 것이 아닌 가면들이 이루어낸 것이다. 웃고 있는 가면, 울고 있는 가면들 모두 결국 자신이 꾸미기 나름인데, -다시 말하지만 해커들이 전문적으로 파헤칠 수 있는 정보를 제하고- 벌써부터 “잊혀질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꽃단장에 대한 변명의 리콜이다. 이 리콜에서는 굳이 미디어 카르텔같은 용어까지 논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가면과 올바른 가면 뒤의 모습으로 살았다면, 혹은 올바르고 정말 철저한 가면의 뒤에서 살았다면- 아니면 아예 가면없이 살았다면 딱히 아직까지 실체가 없는 어떠한 것에게 타임머신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간은 당연히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그 과거를 과거와 달리 전시를 할 수 있게 된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전시한 것은 결국 본인이다.

마녀사냥이 아닌 인간사냥이 때때로 행해지는 이 시점에서 신상털기의 역기능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결국 주목받고 싶거나 주목받는 이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는다. 자신이 실제로 잘못을 했다면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고, 그것이 마녀사냥이라면 그 잘못은 미성숙한 네티즌들에게 있지만 그 책임은 결국 또다시 본인에게 있다. 개개인이 매스컴이 되어버린 가십의 시대에 사실 사실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떳떳한가, 인터넷 상의 화려한 겉치레와 내실, 노출과 은폐의 컨트롤 같은 것들이 진실보다 더 중요해져버렸다. 더 보편적인 진실을 논하자면- 자신의 과거는 언제나 그 자신의 미래에 놓여있다는 것. 하여 잊혀질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한다는 것은 조금 무책임해보인다. 결국 스스로가 그 권리를 만들어내야한다.

분명 우리는 새로운 정보의 도구들이 -이를테면 웨어러블 기기들- 등장하기 전에 예방차원에서 다른 시각의 법률을 제시할 필요성은 있다. 다만 “잊혀질 권리”가 아니라 “네티즌 윤리”의 기본 의식부터 단단히 법률적 정의를 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어찌되었든 행성은 파괴될 것이다. 영화 <루시>의 마지막 장면처럼, 부정도 긍정도 아닌 정보의 완벽한 파편이 어디에나 흩어질 것이다. 통제는 저항을 불러오고, 인간은 강해질수록 나약해질테니까. 새로운 그 세계와 새로울 나의 세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법은 관조적 시선과 사유의 일상화일 것이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8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1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