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접하는 패러다임 (paradigm) 이라는 말은 개개인이 어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 안에서 생각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순간 순간 일어나는 현상이나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느끼고 생각하며 단 한순간도 같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삶 속에서 일어나는 행동들을 지배하는 것이 뇌의 주된 기능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뇌의 성장은 십대에 다 끝나고 20대로 접어들면 뇌는 서서히 그 기능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뇌의 성장을 뇌세포에만 극한할 수 없기에 뇌는 계속적으로 성장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은 나이가 들어도 뇌는 계속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행동을 배워가며 인지 행동 영역에서 발달을 계속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나의 조건이나 환경 속에 고정된 사고 방식인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성하면 여러 모습으로 다른 행동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그 기억 장치 속에 이미 강하게 자리잡은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은 어떤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게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뇌는 계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하나의 행동을 연출하게 되는데 이 피드백의 과정 속에서 자동적으로 같은 피드백을 반복하면 계속 같은 행동을 하게 되고 어떤 입증된 근거를 가지고 다른 피드백을 하게 되면 이미 고정된 생각이 아닌 진취적인 다른 사고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제 열 여덟살 생일 파티를 하면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피운 첫 담배의 경험으로 10년간 흡연자로 산 20대 후반 청년의 패러다임을 살펴본다.
청년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나 친척들이 모이면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자주 보았기에 술과 담배는 하나의 음식처럼 당연히 어른이 되면 먹어야하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또한 커다란 집단을 이루듯 사람들은 한 곳에 모여 담배를 피우며 웃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사람들과 친해지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이렇듯 청년에게 담배와 술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나 관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억되었고 음주나 흡연은 일정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야하는 것으로 여겼다. 이런 어린 시절의 강한 기억을 안고 자란 청년은 어른이 된다고 믿는 18번째 생일을 기다렸고 드디어 그 날이 되었을 때 친구들과 맥주를 한 잔씩 마셨고 집 안에 굴러다니는 담배가 눈에 띄어 친구들과 아무런 망설임없이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웠다.
이처럼 맥주를 한 잔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 이미 고정된 생각 위에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어른이 되었다는 자존감에서 오는 만족감과 기쁨은 이미 청년의 뇌를 가득 채웠다. 그렇기에 맥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이미 예견된 행동이었고 청년은 앞서 말한 생각과 감정 사이에서 이제 진짜 성인이 되었으니 어른이 되면 해야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피드백을 계속하며 하나의 환경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하여 술과 담배를 시작했다.
이렇게 술과 담배를 배우게 된 청년은 10년이 지난 지금 금연을 시작하며 흡연과 연관된 과거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성한다.
즉 술좌석에서 담배를 피우면 분위기를 맞추는데도 좋고 사람들과 더 많이 웃으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이미 자리잡혀 있는 생각으로 나타나는 감정들 사이에서 피드백을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피드백 속에서 청년은 ‘담배를 그냥 피울까’, ‘금연을 시작했는데 담배를 피우지 말고 좀 참을까’, 하는 망설임 속에 계속적인 피드백을 하며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근거들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담배나 술을 안마셔도 저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재밌어 하네’ 하며 어린 시절부터 이미 자리잡혀 있던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며 담배를 안피우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어떤 한 현상 속에 자리잡고 있는 고정된 사고 방식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꾸어 금연 같은 새로운 변화를 삶 속에서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