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오늘

0 개 2,259 오소영
‘오늘’이란 날은 당일을 말 함이지만 삶의 여생(餘生)중에 가장 젊은 날 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일을 바라보는 미래의 시발점으로 첫 걸음을 하는 날이기에 어제까지의 연연했던 삶에서 좀 더 새롭고 값진 삶을 계획하고 열어갈 수 있는 희망의 날 이기도 하다.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잠이들던 일상의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억지로 잠을 청해 와야만 하는 노력으로 밤마다 무서운 투쟁을 한다. 고요와 적막이 마치 폭풍 전야처럼 두렵기만한 나의 까만 밤.

책을 펼치고 돋보기 너머로 희뿌연 글씨를 더듬어 읽어봐도 눈만 아파올 뿐 잠은 점점 뒷걸음질을 치고 막무가내 부질없는 잡념으로 부대낀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면 생시인지 꿈속인지 옛날 일들만 선명하게 떠 오른다. 여덟 아홉시간 등산을 마치고 죽음처럼 잠들던 때도 그립고.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바쁘게 살았던 젊은 시절. 읽고 싶은 책 단 몇 줄도 못 읽고 까무러치듯 잠이 들어버려 쏟아지는 잠을 미워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일까 잠들기 힘들어진 때 가.? 왠지 잠들면 다시 깨어나지 못 할 것 같은 불안 공포가 마음 한켠에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달은 그 어느 날 부터일까... 아마도 이율배반적인 의식의 혼란으로 고행을 자초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혼자 이겨내야만 하는 영원한 숙제로 살아갈 수 밖에.. 어제로 떠나보낸 날들이 너무 많은 나의 새 날은 항상 그렇게 어렵고 두려움 속에서 맞이 해야만 했다.

지나친 엄살은 아닐 것이다. 임산부의 산고(産苦) 같은 고통속에서 어찌어찌 새벽 잠이 들었던가. 알람소리에 눈이 떠 지는 순간.

아!~ 부활의 새 아침. 어둠을 걷어낸 환한 새 빛이 어김없이 새 날을 알린다. 새로운 천지에 와 있는 묘하게 반갑고 환희로운 느낌으로 어제 밤 일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진 이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음이 기특하고 신기해서 절로   감사기도가 나오는 ‘오늘’이다.

‘오늘’이란 새로운 희망이며 빛이고 사랑이기도 한가보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게 할 뿐더러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갖게도 한다.

어젯밤 그리도 부담감을 주었던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나니 더 해진 활기로 무엇이든 해 낼것 같은 자신감도 생긴다. 그러나 잠시 발목을 잡는 복병을 만난다. 문득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같은 탄식이 절로 나왔다. 어제보다 분명 조금 더 늙었을 내 얼굴.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카락이 더 많아진. 회색으로 헝크러진 머리털. 도무지 낯설기만 했다. 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허세로 들떴던 조금 전까지의 마음에 심한 파도가 일렁인다.  

하지만 이제 외모로 사는 인생은 아니질 않는가. 조촐하면서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내면의 은은한 향기로 살아야 하는 때가 지금이니 먼저 나 자신을 사랑의 마음으로 감싸안기로 마음을 바꾼다. 오늘의 나를 깊이깊이 각인하고 아름다움으로 바라보자.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누굴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나를 누가 사랑 해 주겠나.    

귀하고 값진 새로운 시간. 생애에 제일 젊은 ‘오늘’이란 하얀 여백에 이제부터 어떤 그림을 그려 넣을까 ? 

이 해인 수녀님이 쓴 오늘이란 시(詩)에 이런 글귀가 있다. “오늘은 어제의 열매이고 내일의 씨앗이다.”    

그럼 어제까지의 산전수전 내 인생밭에 뿌려진 그 많은 씨앗들은 어떤 열매로 익어가고 있을까?  속이 덜 찬 쭉정이일지 튼실하고 아름답게 잘 여문 열매일지는 오늘이 없는 마지막 어제가 되는 날에나 알 수 있으니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곱고 예쁜 씨앗만을 골라 심어서. 사랑과 정성으로 영그는. 값지고 보람된 인생의 꿈을. 오늘로서 다시 다져본다.  

문득 밖을 내다보니 시선을 잡는 어떤 그림이 놓칠 수 없는 감동으로 나를 이끈다.

비가 오려는지 잿빛으로 뿌우연 하늘을 배경으로 앞집 지붕 꼭대기에 질서있는 간격으로 나란히 나란히 서 있는 갈매기들의 행렬이 귀엽고 멋졌다. 누구의 지시를 받지 않고서는 저리 정확한 배치가 어려울텐데.. 가끔씩 무디어진 감성에 자극을 주는 자연과 만나고 교감할 수 있다는게 참 즐겁다. 너무나 멋진 한폭의 풍경화를 어찌 혼자만 볼 것인가. 손 안에 작은 장난감(?) 스마트 폰에 허둥지둥 한 컷을 담아. 회색의 도시 자연에 목마른 한국의 동생에게 바로 전송을 한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들과 함께 공유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 해 진다. 

아침부터 왠지 좋은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대로 들뜨는 나의 ‘오늘’이다.

첩(妾)바람 초대

댓글 0 | 조회 1,949 | 2019.10.22
주말아침 늘어지게 게으름을 떨어도 되는 날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특별한 볼 일이 있다.6시 기상. 외출준비를 서둘러야 했다. 직접 볼 일과는 무관했지만 물을 끓여… 더보기

나의 7월, 생각이 머무는 그 곳에...

댓글 0 | 조회 1,957 | 2015.07.28
참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혀지지가 않는 그 곳. 아니 점점 더 선명하게 떠 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정확하게 55년 전의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각하고 … 더보기

그렇게 산다. 우리는 지금...

댓글 0 | 조회 2,007 | 2013.11.26
옆집의 ‘베티’ 할머니가 휠체어로 외출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안쓰럽다. 세상을 넓게만 살려는 듯 마냥 뚱보가 될 때부터 불안했다. 언… 더보기

왜 그리 창피할까요?

댓글 0 | 조회 2,012 | 2019.12.23
“이제 그만 하시죠”들고 간 서류를 내밀었더니 불쑥 한마디 하시는 가정의 선생님.나이 많다고 이젠 자동차 운전면허증 유효기간도 짧다. 2년밖에 안 준다. 자주 바… 더보기

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2편

댓글 1 | 조회 2,031 | 2013.04.24
그동안 가방 차지만 하던 두툼한 파카가 드디어 빛을 보는 날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되었다는빙원의 한 자락에 섰을 때. 그 하염없이 펼쳐진 옥색의 빙하를 … 더보기

감동의 메아리

댓글 0 | 조회 2,036 | 2015.03.25
가끔씩 나른한 감성을 흔들어 깨우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어 기쁘다. 아주 오래된 일임에도 그 찐한 감동은 조금도 변함없이 가슴을 파고들어 찌든 삶에 새로운 윤활… 더보기

북유럽 여행기 러시아(상트 페테르 부르크)편

댓글 0 | 조회 2,046 | 2012.11.27
모스크바에서 항공편으로 한 시간 반쯤. ‘상트 페테르 부르크’에 도착했다.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지어진 이… 더보기

기쁜 우리 날 ‘경로잔치’

댓글 0 | 조회 2,063 | 2014.02.25
여느 날과 다를바 없는 이웃들은 마냥 조용하기만 한데 혼자서만 들떠서 설레는 자신이 철부지 아이같아 웃습다. 오늘은 우리 세속 명절. ‘설날 경로 잔치’가 있는 … 더보기

라일락꽃 향기 속에서

댓글 0 | 조회 2,085 | 2014.10.30
아! 그렇지 ‘라일락꽃’ 향기. 너무 반갑다. 잊고 사는 동안에도 어김없이 제 철을 알리는 그 향기를 어찌 기억 못할까? 높다란 철제 휀스위에 탐스럽게 매달린 연… 더보기

‘무지개 시니어 중창단’ 시드니를 흔들다!(Ⅰ)

댓글 0 | 조회 2,093 | 2015.10.29
대체로 좋은 꿈은 빨리 깨어나서 아쉽다. 그리도 기다렸던 3박 4일간의 ‘시드니’ 일정이 어느새 하룻밤의 꿈처럼 아련하게 지나가 버렸다. 다행인 것은 만나는 사람… 더보기

(꽁트) 큰 소리로 노래하리라

댓글 0 | 조회 2,099 | 2014.11.25
태어나서 육십여년 긴 세월을 살았던 땅. 조상의 뼈가묻힌 조국을 뒤로하고 신천지 뉴질랜드에 온 것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고 삶의 질을 높여 살고싶은. 그들 자… 더보기

그녀의 자존심을 농락한 빨간 게

댓글 0 | 조회 2,121 | 2020.03.24
입이 쓰다. 음식을 먹으려니 온통 쓴 맛뿐. 본래의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요즘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어서 안타깝다.옛날 며느리들이 노부모 모시기 어렵다는 말이 그… 더보기

‘오클랜드’ 구정 명절이 행복하다

댓글 0 | 조회 2,142 | 2015.02.25
고국에선 설 명절 연휴에 무려 78만명이 해외로 빠져나가 차례보다는 해외여행이 우선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인파로 ‘인천공항’이 귀성길 못잖… 더보기

기어이 나를 울리고 가는구나 !

댓글 0 | 조회 2,203 | 2016.12.21
이른아침부터 하릴없이 시시덕거렸던 차 안에서의 분위기는 생판 광대의 연극이었나?공항에 내렸을 때. 세 여인의 표정은 어느새 뻣뻣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무언의 행동… 더보기

가슴 시린 사람들

댓글 0 | 조회 2,208 | 2013.08.28
남섬의 폭설 소식과 함께 사나운 비바람 앞세워 겨울이 깊어만간다. 까짓 추위쯤 아랑곳않듯 맨살을 드러내놓고 당당하게 자랑이라도 하는양 나다니는 꽃띠 아가씨들에겐 … 더보기

강력한 no! no!.--그리고 sorry!

댓글 0 | 조회 2,223 | 2015.08.27
지금 내 처지에 ‘공’까지 잘 맞기를 바란다면 그건 분명히 지나친 과욕이다. ‘십팔 홀’을 거뜬히 걷기만 해도 그것으로 만족. 감사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골프… 더보기

마지막 건배

댓글 0 | 조회 2,249 | 2012.06.27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 하루 600만명이 맥주, 소주 1800만병을 마신다는 한국의 요즘. 삶이 고달퍼 마시고 취해서 잊… 더보기

현재 오늘

댓글 0 | 조회 2,260 | 2014.07.22
‘오늘’이란 날은 당일을 말 함이지만 삶의 여생(餘生)중에 가장 젊은 날 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일을 바라보는 미래의 시발점으로 첫 걸음을 하는 날이기에 어제… 더보기

버스타고 ‘하버브릿지’를 건너고 싶다

댓글 0 | 조회 2,274 | 2020.05.26
거기에 가면 한주일을 한달처럼 길게 느끼며 날 을 꼽아온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더 따뜻하게 서로를 대하는 사람들이다. 악수도 하고 찐하게 … 더보기

빨간 송편

댓글 0 | 조회 2,288 | 2013.10.23
품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매서워 아직도 나는 겨울을 살고있는데 엊그제까지만 해도 시커멓게 검던 묵은 나무가지에 분홍 벗꽃이 화사하다. 끊임없이 질척거리던 날씨. … 더보기

살다보니 이런일이...

댓글 0 | 조회 2,295 | 2022.01.26
온종일 정신없이 일을 해 냈으니 몸이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웠다. 오랫동안 쓰지않던 근육들이 놀랐는지 뻐근하고 아팠다.여름날 긴 긴 하루가 번개처럼 지나갔다.긴장이… 더보기

그러시면 안돼죠

댓글 0 | 조회 2,342 | 2012.04.26
“엄마, 이모한테 전화 좀 드려보세요.” 언제나 장난끼 넘치는 응석조로 전화 해 오던 한국의 딸아이 목소리가 오늘은 영 아니었다. (무슨일이… 더보기

행복의 유람선, 크루즈 여행

댓글 0 | 조회 2,355 | 2019.04.23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TV 영상이 하나있다.‘사랑의 유람선’...그 시간을 맞추려고 저녁시간을 서둘러야 했다. 물 묻은 손을 털고 TV … 더보기

부녀 별곡 (父女 別曲)

댓글 0 | 조회 2,368 | 2016.03.24
이제 여기 여름도 한국처럼 덥다고 느끼며 무더위 속에서 한 여름을 보냈다.뙤약볕에 불화로처럼 달아오른 어느 일요일 오후. 서늘한 바람 그늘이 그리워 고목으로 울창… 더보기

꽁트 한마당(공선생의 하루)

댓글 0 | 조회 2,407 | 2014.03.26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볕이 눈이 시리도록 밝고 화창한 날이었다. 할 일 없는 ‘공명수’씨는 흔들 의자에 기대앉아 가볍게 눈을 감았다. “공선생님은 아직도 젊으셔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