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의 초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외모지상주의의 초상

0 개 2,128 김지향
한국에 와서 이상한 광경을 자주 봅니다. 얼굴에 가면을 쓰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여자들이 그 중 제일 이상하게 보이더라고요. 가면이라고 말하기엔 좀 섬뜩한 모습이었어요. 기능성 마스크이겠지만, 무도회의 가면처럼 아름답지도 못하면서 하회탈처럼 정이 가지도 않는 공포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이상한 인형의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보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대낮에 이런 인형의 모습으로 다니는 여자들을 보면 가슴이 서늘해지곤 합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려는 목적이겠지만, 습도가 높은 여름날 이렇듯 두터운 가면을 뒤집어 쓴 얼굴이 얼마나 힘들까요? 

얼굴을 아름답게 만들려는 노력인 성형수술처럼 가면을 쓰고 다니는 수고를 하겠지만, 이런 겉치레적인 노력만으로 얼굴이 아름다워질까요? 물론 안 가꾼 얼굴보다야 훨씬 아름답겠지요. 하지만 얼굴이 물질일 뿐이며 허상이란 걸 알게 된다면 그렇게 얼굴에 집착하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얼굴은 얼의 꼴이며, 얼이란 정신에서 중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정신이란 영혼이며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얼굴은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구인 물질일 뿐입니다. 그런 얼굴의 진정성을 모르고, 정신을 잘 닦을 생각보다는 허상인 물질에 집착하는 것이 우리 자신들입니다. 나 역시 가끔 그런 사실을 잊게 되면서 요즘 얼굴이 너무 말랐다는 말을 들으면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작년 말부터 조금씩 몸이 마르기 시작하더니, 몇 달 사이에 5Kg의 살이 빠졌습니다. 집중하는 일이 생기면 그 일에 몰두하느라 밥을 먹었는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잊어버리고, 잠도 줄어들어서 서너 달 사이에 5~6Kg가 빠지는 일이 생기더군요. 자주 그랬던 것은 아니고, 8년 전에 한 번, 그리고 지금이 두 번째입니다. 8년 전에도 근 1년이 다 되어서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겠죠?

내 몸은 아직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얼굴은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들어나고 있으니, 어려서의 눈부시게 뽀얀 모습만을 기억 속에 넣어두셨던 어르신네들께서는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오늘도 친정어머니 친구 분과 점심을 먹는데, 셋째 딸의 그 곱던 모습이 모두 다 어디로 갔느냐고 안타까워하시더군요. 

사실,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큰 불만 없는데, 주위에서 더 속상해 하시더군요. 나를 통해 세월의 무상함과 물질의 허망함에 대한 성찰을 하셨을 것도 같군요. 하하하

나는 지금 많이 행복합니다. 내 비록 홍안이 사라진 모습이지만, 내가 겪은 모든 체험들이 내 내면을 성숙하게 했으며, 그 체험들을 통한 고통들이 내 외모를 상하게 했을지라도 그건 단지 겉모습에 불과하며, 내 내면은 성숙한 만큼 밝아졌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려서 많은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충격 중 제일 큰 충격이 바로 외모지상주의였는데, 기능성 마스크로 온 얼굴을 가리고 다니면서까지 천혜의 햇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서 외모를 가꾸어야하다니, 자연스럽게 누려야할 권리마저 포기하는 그녀들의 문화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뉴질랜드란 새로운 땅에 정착하면서 제일 좋았던 것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장을 했던 안 했던, 어떤 옷을 입었던, 어떤 차를 타고 다니건,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문화인데다 수많은 인종이 모여 살다 보니,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해 줄 줄 아는 포용의 문화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남들과 똑같아지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좀 답답하긴 했습니다. 자신의 특별함을 특별함으로 보지 못하고, 다름이 특별함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모델을 정하여 그 모델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문화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 언젠가는 자신의 특별함을 밝은 태양아래 즐기면서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84 | 19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19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8 | 20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7 | 20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2 | 20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13 | 20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2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3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3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2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01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6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6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1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0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4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