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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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고 하는지도 중요하다?

0 개 3,506 이동온
새로운 고용법(Employment Relations Act 2000)이 도입된 이후,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해고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피고용인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일런지 몰라도, 고용주 입장에서는 고용을 하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다.  그래서인지 고용을 결정하기 전에 피고용인에 대해 더 자세히 검사하고 검증을 하게되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이번호 칼럼에서는 올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내려진 고용관계 위원회(Employment Relations Authority)의 판례를 소개할까 한다.  사람들에게 공개되어서는 안 될 민감한 사항이 판결에 언급되기에, 판결문에는 당사자의 이름이 A씨와 B회사라고만 언급 되어있다.  A는 B회사에서 13년 가량 근무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A는 자신이 B회사에서 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정부기관으로부터 특정 면허를 신청하였고, 그 신청이 기각되었다는 안내문이 B회사로 도착하게 된다.  안내문의 수취인은 A의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B회사 주소로 배달된 이 안내문은 B회사의 회계 담당자가 열어보게 된다.

안내문은 A가 신청한 면허가 기각되었다는 사실과 기각 이유를 설명하였는데, A의 과거 전과가 큰 원인으로 지목 되었다.  A의 범죄와 관련된 개요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판결문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A가 이 범죄와 관련하여 징역형을 처벌 받았다는 것을 고려할때 생각보다 심각한 성질의 범죄였던 것으로 보인다.  안내문을 읽게된 B회사의 회계 담당자는 즉시 A의 상사에게 그 내용을 보고하게 되고, B회사는 여러차례 A와 면담을 한 후에 A를 해고하게 된다.

A는 이에 반발하여 고용관계 위원회에 제소를 하게 된다.  B회사는 A를 해고한 이유로 A가 B회사에 입사를 지원할때 작성하고 서명한 입사신청서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이 서류를 보면 A가 형법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즉 전과 기록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이 있고, A는 이 항목에 아니오로 대답을 하였다고 한다.  B회사는 A의 허위 사실 기재를 이유로 A를 해고한 셈인데, 언뜻 보면 정당한 해고 사유로 보이기도 한다.  과연 고용관계 위원회도 여기에 동의했을까?

여기서 사건의 전후 사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B회사는 A를 해고하기 전에, A와 A의 상사 그리고 회사의 인사 담당자와의 미팅을 주선하게 된다.  그 미팅에서 회사측은 A에게 법률자문을 받으라는 조언을 하였고, A는 회사의 조언을 따라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  A의 변호사는 B회사에게 서한을 보내어 A의 전과 사실이 회사에 어떠한 우려를 주는지, 그리고 회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구한다.  B회사는 A의 변호사의 서한을 받고도 답변을 제공하지 않았고 A를 해고하게 된다.  

고용관계 위원회는 A의 변호사가 B회사에 추가 설명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였고, 이를 근거로 회사측이 A가 계속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고용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A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전과를 숨기고, 입사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한 행위는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고용법에 근거하여 피고용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은 후에 해고를 하지 않았다면 부당해고가 될 수 있다.  B회사는 적어도 A가 변호사를 통해서 요구했듯이 A의 행위가 고용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즉 예를들어 A의 허위사실 기재가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의 신뢰를 깨뜨렸다던지 또는 전과로 기록된 범죄행위가 A의 업무와 연결 되있고 따라서 B회사의 사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던지 등의 의견을 A에게 제공하고 A에게 소명의 기회를 준 후에야 징계의 여부를 결정 했어야 한다.

해고의 이유도 중요하겠지만, 해고의 절차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판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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