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놀이터

0 개 1,484 한얼
어른이 되었어도, 놀이터를 지나칠 때마다 뛰어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사실 10대 후반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아이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을 내려왔지만 지금은 그럴 엄두가 거의 나지 않는다. 아쉬운 일이다.

놀이터는 카페나 서점, 영화관 같은 마력을 가진 장소다. 탁 트인 곳에 있어 햇빛에 바랜 페인트, 아이들의 손길에 닳아버린 철봉이며 시소. 지나가다 보면 거의 항상 아이 한 명쯤은 꼭 머물러 있곤 했다. 세상 어떤 것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몸이 날랬다. 별명이 - 그다지 유쾌하진 못하게도 - 원숭이일 정도였다. 나를 제외한 집의 사내애들이 죄다 한 번씩 뼈가 부러지는 일을 겪으면서도 가장 위험하고 억세게 놀았던 나만 멀쩡할 정도였다. 한 번은 바닷가로 놀러 가 까마득하게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간 적이 있었다. 모래 사장에서부터 시작해 차들이 주차된 절벽까지 닿을 정도의 높이였다. 막 올라갔을 때, 밟고 있던 가지가 부러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머리 위에 있던 가지를 잡았다. 아래에서 지켜보던 다른 아이들이 대신 비명을 질렀다. 아래에는 내 방 만한 크기의 넓적한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까지는 약 4미터 정도, 떨어지면 결코 깔끔하지 못할 거리였다. 하지만 나는 머리 위의 가지를 잡았고, 그래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놀이터도 그 나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좀 더 인공적인 안전이 보장되었을 뿐이다. 언제든 방심하면 다칠 수 있는 것이다. 내 동생, 그리고 내 사촌이 그래서 팔을 부러뜨렸던 것처럼. 그리고 그 인식은 사실 다른 모든 시설물을 향한 나의 공통된 시선이기도 하다. 카페던, 서점이던 영화관이던. 사람이 만들었고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

놀이터에서 가장 좋아한 놀이 기구는 ‘휠’이었다. 둥그런 금속 판에 매달릴 수 있는 손잡이들이 여러 갈래 달려 있고, 온 힘을 다해 빙글빙글 돌린 후 재빨리 거기에 매달리는 놀이기구 (정확한 이름은 여태까지도 알지 못하기에 줄곧 휠이라고만 부른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탈 때는 나머지가 모두 올라탄 뒤 지정된 사람이 알아서 돌리다가 재빨리 올라타는 식이었다. 그럴 때면 그 불쌍한 한 명은 마지막에 늘 녹초가 되곤 했지만, 그것은 즐거운 종류의 피로였다. 그때보다도 더 어릴 적, 팔을 뻗고 한없이 핑글핑글 돌며 그 어지러움을 즐기던 때와 닮은 종류의.

다 함께 타야 재미 있는 놀이기구였지만, 나는 그 큰 원을 혼자서 타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뻔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봉에 팔을 끼우고 죽어라 매달린 채 마구마구 달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칫하면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휙 날아가버리거나 부딪힐 수도 있는 위험한 타이밍에,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얼른 놀이기구 위에 올라타는 것이다.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코알라처럼 딱 붙은 채, 결코 조절할 수 없는 스피드를 즐기는 것은 중독적이었다. 지금도 생각난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스릴을 즐겼던 것 같다.

똑 같은 종류의 놀이기구지만 좀 더 세련된 모양도 있었다. 공 모양으로 안전하게 세로로 봉들이 세워져 있어, 안에 앉으면 바깥에서 누군가가 빙글빙글 돌리는 것이다. 돌리는 사람은 탈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안에 탄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아주 어지럽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면 왠지 더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천국.

사실, 얼마 전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아본 적이 있다. 그때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지를 확인하고 놀았었는데, 두 아이를 데리고 온 어느 엄마와 마주쳤다. 그 오묘한 눈빛이라니.

어른이라고 재미를 못 보는 건 아니잖은가. 난 멋쩍어하면서 물러갔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84 | 19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19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8 | 20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7 | 20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3 | 20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13 | 20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2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3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3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2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01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6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6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1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0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4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