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프루트(Summer fruit)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0 개 2,607 조병철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름과일이다. 이들 과일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겠다. 썸머 프루트, 우리에게 좀 생소한 단어지만 그런대로 쉽게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에는 살구 자두 복숭아 넥타린 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도 있는가 하면, 베리와 무화과 같은 것도 여기에 포함 시킨다. 그런데 제철도 아닌 데 썸머 프루트를 들먹이는 이유는 무언가. 이들 나무를 정원 한 귀퉁이에 준비하기에 적합한 시기로 여겨진다. 다가올 여름을 준비하자는 얘기다. 

나무를 한 그루를 키워보는 것도 일생에 한 번 해봐야하는 일중에 하나라 하지 않던가. 이들 썸머 프루트는 봄철에는 화사한 꽃으로, 여름에는 탐스런 열매로, 그리고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로 그 정취를 선사한다. 이른 봄에 탐스런 꽃은 우리 주변을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 만들며, 찾아오는 벌떼들로 시끌벅적한 계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심겨져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공간만 확보된다면 한 그루 욕심을 내 봄직하다.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어떤 과종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달렸다. 복숭아 살구 자두 그리고 넥타린 어떤 과종도 모두 문안하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나무의 키가 커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옆집의 복숭아나무가 담장을 넘어오는 것은 예사다. 그래서 왜화 시킨 묘목이나, 두 번 접을 붙여서 작게 자라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번 심으면 평생 동안 같이 하게 된다. 값이 저렴한 묘목 보다는 믿을 만한 묘목이 바람직하다. 오클랜드에서는 일찍 수확하는 품종을 선호하게 되지만 익은 열매를 먼저 맛보려는 새들에게 너그러움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늦은 품종이 맛에서 뛰어난 게 많지만 오클랜드는 여름 가뭄이 심해서 주변 여건을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 과일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으며, 바람이 막아진 곳이 좋은 데 어디 그런 곳이 흔한가. 햇볕이 잘 드는 공간만 있으면 시도해 보랄 수밖에. 

여름 과일도 아주 일찍 익는 것이 있는가 하면, 철이 훨씬 지나야 수확하는 것도 있다. 여름 가뭄이 심한 땅에는 빨리 익는 조생종이 문안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늦게 수확하는 품종도 될법하다. 우리 몸의 해독작용이 탁월 하다는 복숭아의 이른 품종에는 Elegant Lady, Paragon, Briggs, Red May, Dixie Red 등이 있고, Black Boy는 중간 빠르기다. 늦은 품종에는 Golden Queen, April White 등이 인기다. 살구 미인을 꿈꾼다면 이른 품종으로 Gold Nugget, Royal Rosa, Sundrop 등을 심도록 하고, Fitzroy, Trevatt는 중생종이다. 반면에 Moorpark는 늦은 품종으로 유명하다. 어떤 이는 털 없는 복숭아 넥타린을 즐겨 찾는다. 빨리 익는 품종에는 Snow Queen, Firebright, Early Red 등이 인기가 있고, 중간을 가는 Goldmine이, 만생종에는 Fantasia가 이름을 떨친다. 현실적으로 이런 모든 품종이 가든센터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품종을 선택할 때 평생을 같이하는 반려자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클랜드에서 과일나무를 심을 때는 겨울철이 적당하다. 날씨가 춥지 않고 땅이 얼지 않아 나무를 심는 데 알맞다. 그러나 겨울에 비가 자주 내려 좀 높게 심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그루 주변을 흙으로 산봉우리처럼 둔덕을 만들어 단단히 밟아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키가 큰 나무는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버팀목을 필요하게 된다. 

고향에서 여름철에 흔했던 과일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밭두렁의 살구나무, 앞뜰에 자두나무, 산모퉁이를 장식 했던 복숭아나무 모두가 풍성한 과일을 선사했다. 고목 살구나무는 너무나 높아서 농익어 떨어지기만 기다렸는데 그 달콤함이란 형언키 어려웠고, 그래도 만만하던 높이의 자두나무는 언제나 익나 기다리다 못해 덜 익은 걸 땄다간 한 입 베어 물고 버리곤 했다. 또한 장마철 복숭아는 비바람으로 쉽게 떨어졌고, 익어가는 붉은 빛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군침을 돌게 했었다. 이웃집 논두렁의 오디를 몰래 따 먹어 입술을 검게 물들이던 추억도 아련하다. 

세상 어디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은 비슷비슷하다. 사철 꽃이 피고지고 벌 나비가 날아드는 곳이 우리의 낙원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은 낙원을 꿈꾸지만 그 걸 설계하고 실행하려는 노력은 적어 보인다. 섬머 프루트 한 그루로 이런 노력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요?

▶ 참고: Cox, D. How to grow peaches..... Organic NZ 1/2월호, 2014.

강낭콩에 대한 추억

댓글 0 | 조회 2,804 | 2013.04.10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밝은/ 그 마음 흘러라./… 더보기

[370] 푸드 마일(Food Miles)

댓글 0 | 조회 2,769 | 2007.12.11
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 유기 농산물 취급을 늘린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기 농산물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 졌다. 그래서 시사주간지 타임(Time, 2… 더보기

화요일 저녁

댓글 1 | 조회 2,749 | 2011.10.12
어떤 모임이든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면 월례회다. 예전에 한국 농촌에서 개최하던 4H 구락부(클럽) 월례회를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마을회관에서 동네의 청소년… 더보기

유기농산물(Organic food)과 지역농산물

댓글 0 | 조회 2,738 | 2014.08.13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못할 경우, 슈퍼마켓 농산물 코너에 넘쳐나는 그들의 라벨로 여러분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유기농산물의 … 더보기

[372] 한국인이 찾는 순한 매운 맛

댓글 0 | 조회 2,690 | 2008.01.15
해외여행을 다녀와서는 얼큰한 것이 먹고 싶다고 한다. 김치 고추장 매운탕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연 한국인이 찾는 이 얼큰한 맛은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짐작이… 더보기

‘퀸스랜드 과일파리(Queensland fruit fly)’ 한 마리

댓글 1 | 조회 2,686 | 2012.06.13
지난 5월초 오클랜드 주택가에서 ‘퀸스랜드 과일파리’ 한 마리가 당국의 예찰 트랩에서 발견되었다. 일차산업부(MPI, 새로운 조직의 농림수산… 더보기

수퍼프루트(Superfruit)

댓글 0 | 조회 2,645 | 2013.03.13
어떤 과일을 즐겨 드시는지요? 세계에서 인기 있는 과일은 좀 엉뚱하게도 바나나와 감귤이다. 왜 그러냐 하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칼 같은 …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의 텃밭 디자인

댓글 1 | 조회 2,617 | 2012.05.08
오클랜드 식물원에서는 방문객센터 왼편에 새로 텃밭을 조성한다. 시민들의 텃밭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시작해서 올해가 두 번째 해를 맞이한다. 첫해는 구획… 더보기

현재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댓글 0 | 조회 2,608 | 2014.05.27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 더보기

겨울 삼총사를 바라보며

댓글 0 | 조회 2,561 | 2011.07.12
올해는 가을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집안 온통 축축하고, 주변의 잔디밭은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가끔 반가운 햇살이 비추긴 해도 잠시 뿐이다. 이런 집안… 더보기

‘모닝 커피’와 ‘애프터눈 티’

댓글 0 | 조회 2,544 | 2012.11.14
아침 일과전에 커피 한컵 마시고 산뜻하게 시작해야지; 나른한 오후 차 한잔으로 차분하게 여유를 가져야지. 이건 너무 평범한 얘기 같고, 아니 좀 발랄하게, 밤세워… 더보기

[380] 김장을 하시나요?

댓글 0 | 조회 2,538 | 2008.05.13
가을이 깊어 가고 초겨울이 다가오면 '김장 하셨나요?'가 인사말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소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바쁜 … 더보기

건강한 식단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2,534 | 2011.08.09
우리는 지금 먹을 게 넘쳐 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저가 지향적 가공품, 미각을 자극하는 현란한 식품 등으로 식단의 균형이 흔들린다. 모든 걸 개인 선택의 결… 더보기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댓글 0 | 조회 2,528 | 2012.02.15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의 이용자로 태어났을까?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카슨 (Rachel Carson, 190… 더보기

선주후식(先酒後食)

댓글 0 | 조회 2,503 | 2013.08.14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특한 음식 바로 술이다. 서민들의 밥상에도, 나라간의 정상외교의 만찬에도, 시중잡배의 의기투합의 자… 더보기

퀸스타운 가든(Queenstown Gardens)의 할미꽃

댓글 0 | 조회 2,451 | 2012.01.17
퀸스타운은 남섬 멀리 남쪽에 있는 관광도시이다. 여왕의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대서 퀸스타운이라는 말이 있고, 또한 골드러쉬 시절에 황금을 찾아서 여왕 부럽지 않게 … 더보기

까치 밥

댓글 0 | 조회 2,421 | 2013.06.12
가을철 감이 익어가면서 대부분 추위가 닥치기 전에 딴다. 감이 서리를 맞으면 더 달다고 해서 아주 늦게까지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자연 그대로 자란 감나무에서… 더보기

웨스트 오클랜드 와인어리

댓글 1 | 조회 2,406 | 2012.04.12
주말 웨스트 오클랜드 와인어리는 무척 북적댄다. 포도주를 사러 들리는 방문객에다, 가족단위 외식 나들이 손님에다, 또는 클럽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도 있으리라. 비교… 더보기

밀포드사운드 유람

댓글 0 | 조회 2,405 | 2011.12.13
뉴질랜드에도 연간 강수량이 육천 미리가 넘는 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인데, 전국 평균 강수량의 다섯 배나 된다. 지구의… 더보기

[374] 유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

댓글 0 | 조회 2,377 | 2008.02.12
여러분은 유기 농산물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요?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스런 행각으로 보나요? 아니면, 사보지만 왠지 값이 비싸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생… 더보기

다이어트

댓글 0 | 조회 2,340 | 2011.11.09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거 자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이 달라진다는 의미도 된다. 송충이는 솔잎만, 누에는 뽕잎만 먹고 자란다. 그… 더보기

[366] 채소와 과일 색깔로 즐겨라

댓글 0 | 조회 2,340 | 2007.10.09
빨간 사과, 노란 레몬, 자주색 포도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여태껏 이들 원예 농산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영양원으로만 강조해 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섬… 더보기

[364] 원예작물의 품질과 제철

댓글 0 | 조회 2,332 | 2007.09.26
사과, 배, 감 같은 우리에게 낯익은 과일에서부터 브로콜리 비트 같은 낯선 채소까지 넘쳐 나는 마트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쇼핑을 하나요? 이제는 시설재배가 일반화되… 더보기

마오리(Maori) 새해

댓글 1 | 조회 2,289 | 2012.08.15
인류의 문명은 일 년을 주기로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해와 달을 포함한 우주의 운행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달력 … 더보기

해초(seaweed) 이야기

댓글 0 | 조회 2,244 | 2019.11.13
프랑스 메네즈앙 해변에서 한 여성이 바구니와 가위를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긴 장화를 신고 걸어가는 발걸음이 낯설지 않는 행동이다. 갯벌로 바다 채소로 불리는 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