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프루트(Summer fruit)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0 개 2,606 조병철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름과일이다. 이들 과일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겠다. 썸머 프루트, 우리에게 좀 생소한 단어지만 그런대로 쉽게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에는 살구 자두 복숭아 넥타린 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도 있는가 하면, 베리와 무화과 같은 것도 여기에 포함 시킨다. 그런데 제철도 아닌 데 썸머 프루트를 들먹이는 이유는 무언가. 이들 나무를 정원 한 귀퉁이에 준비하기에 적합한 시기로 여겨진다. 다가올 여름을 준비하자는 얘기다. 

나무를 한 그루를 키워보는 것도 일생에 한 번 해봐야하는 일중에 하나라 하지 않던가. 이들 썸머 프루트는 봄철에는 화사한 꽃으로, 여름에는 탐스런 열매로, 그리고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로 그 정취를 선사한다. 이른 봄에 탐스런 꽃은 우리 주변을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 만들며, 찾아오는 벌떼들로 시끌벅적한 계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심겨져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공간만 확보된다면 한 그루 욕심을 내 봄직하다.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어떤 과종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달렸다. 복숭아 살구 자두 그리고 넥타린 어떤 과종도 모두 문안하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나무의 키가 커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옆집의 복숭아나무가 담장을 넘어오는 것은 예사다. 그래서 왜화 시킨 묘목이나, 두 번 접을 붙여서 작게 자라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번 심으면 평생 동안 같이 하게 된다. 값이 저렴한 묘목 보다는 믿을 만한 묘목이 바람직하다. 오클랜드에서는 일찍 수확하는 품종을 선호하게 되지만 익은 열매를 먼저 맛보려는 새들에게 너그러움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늦은 품종이 맛에서 뛰어난 게 많지만 오클랜드는 여름 가뭄이 심해서 주변 여건을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 과일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으며, 바람이 막아진 곳이 좋은 데 어디 그런 곳이 흔한가. 햇볕이 잘 드는 공간만 있으면 시도해 보랄 수밖에. 

여름 과일도 아주 일찍 익는 것이 있는가 하면, 철이 훨씬 지나야 수확하는 것도 있다. 여름 가뭄이 심한 땅에는 빨리 익는 조생종이 문안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늦게 수확하는 품종도 될법하다. 우리 몸의 해독작용이 탁월 하다는 복숭아의 이른 품종에는 Elegant Lady, Paragon, Briggs, Red May, Dixie Red 등이 있고, Black Boy는 중간 빠르기다. 늦은 품종에는 Golden Queen, April White 등이 인기다. 살구 미인을 꿈꾼다면 이른 품종으로 Gold Nugget, Royal Rosa, Sundrop 등을 심도록 하고, Fitzroy, Trevatt는 중생종이다. 반면에 Moorpark는 늦은 품종으로 유명하다. 어떤 이는 털 없는 복숭아 넥타린을 즐겨 찾는다. 빨리 익는 품종에는 Snow Queen, Firebright, Early Red 등이 인기가 있고, 중간을 가는 Goldmine이, 만생종에는 Fantasia가 이름을 떨친다. 현실적으로 이런 모든 품종이 가든센터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품종을 선택할 때 평생을 같이하는 반려자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클랜드에서 과일나무를 심을 때는 겨울철이 적당하다. 날씨가 춥지 않고 땅이 얼지 않아 나무를 심는 데 알맞다. 그러나 겨울에 비가 자주 내려 좀 높게 심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그루 주변을 흙으로 산봉우리처럼 둔덕을 만들어 단단히 밟아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키가 큰 나무는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버팀목을 필요하게 된다. 

고향에서 여름철에 흔했던 과일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밭두렁의 살구나무, 앞뜰에 자두나무, 산모퉁이를 장식 했던 복숭아나무 모두가 풍성한 과일을 선사했다. 고목 살구나무는 너무나 높아서 농익어 떨어지기만 기다렸는데 그 달콤함이란 형언키 어려웠고, 그래도 만만하던 높이의 자두나무는 언제나 익나 기다리다 못해 덜 익은 걸 땄다간 한 입 베어 물고 버리곤 했다. 또한 장마철 복숭아는 비바람으로 쉽게 떨어졌고, 익어가는 붉은 빛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군침을 돌게 했었다. 이웃집 논두렁의 오디를 몰래 따 먹어 입술을 검게 물들이던 추억도 아련하다. 

세상 어디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은 비슷비슷하다. 사철 꽃이 피고지고 벌 나비가 날아드는 곳이 우리의 낙원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은 낙원을 꿈꾸지만 그 걸 설계하고 실행하려는 노력은 적어 보인다. 섬머 프루트 한 그루로 이런 노력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요?

▶ 참고: Cox, D. How to grow peaches..... Organic NZ 1/2월호, 2014.

유기농산물(Organic food)과 지역농산물

댓글 0 | 조회 2,736 | 2014.08.13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못할 경우, 슈퍼마켓 농산물 코너에 넘쳐나는 그들의 라벨로 여러분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유기농산물의 … 더보기

다음 세대를 위한 식량대책

댓글 0 | 조회 2,183 | 2014.07.09
세계는 지금 넘치는 먹거리 속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일부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인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왜곡된 현상으로 … 더보기

정원수와 과일나무

댓글 0 | 조회 4,754 | 2014.06.11
세계 어디서나 시민들은 주변에 과일나무를 심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가로수로 온통 감나무나 은행나무를 심어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했던 기억이… 더보기

현재 썸머 프루트(Summer fruit)

댓글 0 | 조회 2,607 | 2014.05.27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싱그럽기 그지없다. 낮 시간이 길어 과일나무는 그 동안에 열매를 살찌울 절호의 찬스를 맞는다. 태양을 듬뿍 받아 탐스럽게 익어내는 게 여… 더보기

푸드 퍼레스트 / Food forest

댓글 0 | 조회 4,031 | 2014.04.09
고향의 뒷동산은 밤, 감 같은 과일나무로 풍요로웠다. 뒷산은 높지는 않았지만 토심이 깊어 아주 오랫동안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으며, 밤나무 상수리나무도 잘 자랐다… 더보기

처절하게 선명한 붉은색 그대, 비트(Beet)

댓글 0 | 조회 3,151 | 2014.03.12
텃밭 한 귀퉁이에서 뽑아 온 비트, 머리 베고 꼬리를 자리니 선명한 붉은색이 칼에 번진다. 처절한 핏빛 같아 섬뜻 놀란다. 비트의 한 가운데 뿌리를 자르면 나무의… 더보기

힐러리 트레일(Hillary trail)

댓글 0 | 조회 3,440 | 2014.02.12
오클랜드 서쪽에 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여기가 카우리(Kauri) 나무의 원산지로 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자라던 터전이라는 … 더보기

옛사람 상추 먹는 법 엿보기

댓글 0 | 조회 3,849 | 2014.01.15
늦은 봄 보릿고개를 경험하던 시절 농촌의 밥상은 보잘 것 없었다. 그래도 푸짐한 상추를 함께 할 수 있어 먹을 만 했던 기억이다. 텃밭에 지천으로 자라는 상추는 … 더보기

선비의 밥상에 오르던 미나리

댓글 0 | 조회 3,134 | 2013.12.11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미덕으로 선비정신을 들기도 한다. 그런 선비들이 민속채소인 미나리를 즐겨 먹었으며, 거기서 식채로써의 삼덕(三德)을 발견했다니 흥미롭… 더보기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댓글 0 | 조회 2,059 | 2013.11.13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더보기

어느 도심의 Eco-village

댓글 0 | 조회 2,084 | 2013.10.08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기를 좋아 한다. 그러다보니 주위 환경에 어울려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작은 손바닥 정원에 과일나무를 심고, 상추를 가꾸며,… 더보기

고향의 질경이와 초원의 플랜테인

댓글 1 | 조회 5,045 | 2013.09.10
봄철 들판은 온통 풀들의 세상이다. 민들레 토끼풀 반지꽃 냉이 질경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풀들이 꽃망울을 터트림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알린다. 고향의 봄 들… 더보기

선주후식(先酒後食)

댓글 0 | 조회 2,502 | 2013.08.14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특한 음식 바로 술이다. 서민들의 밥상에도, 나라간의 정상외교의 만찬에도, 시중잡배의 의기투합의 자… 더보기

일백 개의 촛불을 바라보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1,762 | 2013.07.10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보통 사람의 기대수명은 80세 정도이다. 이와 달리 장수족으로 분류되는 백세족(百歲族, Centenarian)은 이 보다 이십년 정도… 더보기

까치 밥

댓글 0 | 조회 2,419 | 2013.06.12
가을철 감이 익어가면서 대부분 추위가 닥치기 전에 딴다. 감이 서리를 맞으면 더 달다고 해서 아주 늦게까지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자연 그대로 자란 감나무에서… 더보기

천하태평 농법

댓글 0 | 조회 1,906 | 2013.05.14
오클랜드는 이제 가을이 깊어 가고 김장철이 다가온다. 이번 김장을 담그는 데 갓이 한단 정도 있다면 어떨까. 김치맛이 한결 상큼해 지리라 생각된다. 손바닥 텃밭에… 더보기

강낭콩에 대한 추억

댓글 0 | 조회 2,803 | 2013.04.10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밝은/ 그 마음 흘러라./… 더보기

수퍼프루트(Superfruit)

댓글 0 | 조회 2,644 | 2013.03.13
어떤 과일을 즐겨 드시는지요? 세계에서 인기 있는 과일은 좀 엉뚱하게도 바나나와 감귤이다. 왜 그러냐 하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칼 같은 … 더보기

안경을 벗어던진 존스 할머니

댓글 0 | 조회 2,113 | 2013.02.13
안경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써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안경을 쓰던 도중에 홀연히 벗어던지고, 현재 90세에 달했지만 안경을 다시 찾지 않는 존스… 더보기

달콤한 유혹 설탕

댓글 0 | 조회 2,017 | 2013.01.16
여름철 땀나는 운동 후에는 갈증과 함께 달콤한 게 그립다. 그리고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는 데도 단음식이 인기를 모은다. 현대인은 이러한 달콤한 에너지원의 욕구를 … 더보기

기후는 변하고 있는 데

댓글 0 | 조회 2,049 | 2012.12.11
지난 10월 오클랜드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오톤 정도) 쓰러지면서 집 두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두집은 지붕이 크게 무너졌다. 그 중 한 집에서는 식구들… 더보기

‘모닝 커피’와 ‘애프터눈 티’

댓글 0 | 조회 2,542 | 2012.11.14
아침 일과전에 커피 한컵 마시고 산뜻하게 시작해야지; 나른한 오후 차 한잔으로 차분하게 여유를 가져야지. 이건 너무 평범한 얘기 같고, 아니 좀 발랄하게, 밤세워… 더보기

우리는 왜 매운 맛에 열광하는가?

댓글 0 | 조회 1,843 | 2012.10.09
고추는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컬럼버스 일행에 의해 유럽으로 처음 전파되었고, 그 후 동·서양의 무역경로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왔다. 외국에서 들어 온 … 더보기

접시 위에 올라온 꽃잎

댓글 0 | 조회 1,940 | 2012.09.12
‘진달래꽃이 피는 봄이 오면 나는 언니하고 화전(花煎)놀이 간다.’ 옛 동요에 나오는 구절이다. 화전이란 말 그대로 꽃잎을 넣어 부친 전을 … 더보기

마오리(Maori) 새해

댓글 1 | 조회 2,288 | 2012.08.15
인류의 문명은 일 년을 주기로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해와 달을 포함한 우주의 운행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달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