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와인, 커피(Qahwa)의 유혹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아라비아의 와인, 커피(Qahwa)의 유혹

0 개 4,715 피터 황
524 결실.jpg

학창시절 음악다방에서 신청 곡과 사연이 적힌 쪽지를 들이밀고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신청한 곡이 나오길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인스턴트 커피와 프림, 설탕의 황금비율 2대2대3의 다방커피에 지쳐가던 어느 날, 뺨과 어깨를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 옷깃을 세우고 싶을 때 노곤한 몸과 영혼을 녹일 제대로 된 한 잔의 커피를 그리워해 본적이 있는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어부는 커피한잔을 하루의 유일한 식량으로 묵묵히 노년을 살아내고 나폴레옹은 빚진 많은 돈 대신 커피를 요구했으며 18세기의 철학자 한 사람은 오죽했으면 ‘인간의 정신력은 그가 마시는 커피의 양과 비례한다’고 까지 했을까.

전 인류의 3분의 1이 커피를 마시는 시대라고 할 만큼 커피는 우리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남미에서 커피가 유래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커피의 고향은 아랍이다. 잠을 깨게 하는 커피와 잠을 불러 오는 와인. 알코올이 늘 감상적인 슬픔을 촉진하는 데 비해 한 모금의 카페인은 눈물의 분비를 억제한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카페인이 도달하면 곧장 기력을 되찾는다. 그래서 사람들을 묵상하게 만드는 커피는 ‘사색가의 우유’로 불렸다. 서로 반대기능을 가진 커피와 와인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서 각기 이슬람과 기독교 문명을 상징하며 종교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인류의 역사를 이끌었던 문화다. 

와인이 유대 기독교의 유럽문화에 기반을 둔 음료라면 커피는 이슬람 세계의 특징적 음료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문명 어디에서나 와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아랍이 정복한 곳에서는 예외 없이 커피가 발견된다. 그런 태생적 이유로 이성과 절제를 추구하는 이슬람의 풍토에서 인간을 인사불성으로 만드는 와인은 적대시되었고 반대로 기독교는 이교도에 대한 반감으로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인 전파를 비난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졸음의 고통을 이기려 애쓸 때 천사 가브리엘이 전해 준 음료가 커피였고 반면에 포도나무는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식물이자 조물주가 인간에게 약속한 선물의 상징이었다. 예수가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라고 말했듯이 와인은 거룩한 희생의 상징이기도 했다. 와인을 즐기는 유럽인들이 정직하고 정열적인 반면 커피를 즐기는 이슬람인들은 침착하고 냉철하며 사색적이다. 이렇듯이 커피와 와인은 극명하게 다른 두 문화를 대변하는 음료였지만 인간의 역사가 흐르면서 유럽문명과 아랍문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근대문명의 원동력이 되었다.

커피는 이디오피아의 카파(Caffa)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힘’을 뜻한다. 카파가 아라비아에 와서는 카와(Qahwa, 와인이란 뜻의 아랍어)가 되고 터키에 건너와서는 카베, 유럽에 건너가 카페(Cafe)로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커피가 아라비아에서는 ‘와인’으로 불려졌다는 것인데 아마도 와인처럼 깊은 맛과 향기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 잔의 커피와 와인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풍요롭게 한다. 불화와 갈등을 해소시키는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따듯한 커피와 향기로운 와인의 자리에 진실한 사랑이 더해질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프랑스 작가이자 미식가였던 탈레랑이 노래한 커피예찬은 가히 매력적이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향기로운 커피에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우유. 와인과 우유는 현대에 와서 인간에게 매우 이로운 식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늦가을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사랑의 우유는 무엇일까? 추워지는 겨울이 오기 전에 당신의 곁에 있는 이에게 고백하라.

‘아이 러브우유’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84 | 19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19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8 | 20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7 | 20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2 | 20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13 | 20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2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3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3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2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01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6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6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1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0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4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