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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 (Ⅰ) 작곡의 시작

0 개 2,633 박건호
음악 그 자체를 동경해왔었다. 이런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저런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냥 소리가 각자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책상 구석의 똑같은 곳도, 어떤 식으로 만지든지, 세게 혹은 약하게 두드리든지 모두 소리가 다르다. 이런 각각의 소리들이 합쳐져 음악이 된다는 것이 늘 신기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음악 평론을 읽은 것이 어린 시절 나에겐 큰 도움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한 직후, 그러니까 내 나이 10살 때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음반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당시의 은퇴와 그들이 남겨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고 수많은 평론집들이 쏟아져 나왔었는데, 개중에는 서태지의 이름을 빌리지 않으면 도저히 출판할 수 없었을 법한 음악의 평론도 있었다. 이를테면 서태지 음악에 대한 평론이 60%, 나머지 40%는 다른 팝음악에 대한 담론이 있는 책들. 이 음악은 베이스의 울림이 어떻고, 기타 디스토션이 어쩌고, 16비트의 쪼개진 드럼비트가 어쩌고저쩌고.. 평론가들이 말한 음악을 찾아들으며, 대체 베이스가 어떻고 기타가 어쨌다는 거야, 하며 음악을 들을 때 점차적으로 소리를 구분해서 듣기 시작했다. 즉 한 음악을 들을 때 어떤 날은 베이스 소리에만, 또 어떤 날은 보컬 소리에만 집중해서 듣기 시작하는 버릇이 생겼다.

2002년 9월. 첫 작곡을 시작했었다. 지금처럼 초보 작곡가에게 세상이 친절하지만은 않던 시절이었다. “골드웨이브”라는 프로그램으로 샘플링, 직접 녹음한 소리들을 짜깁기해서 “음악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 한 달간 쏟아내듯 총 일곱 곡의 연주곡을 만들었는데, 지금 들어보면 섬뜩할 정도로 어둡다. 그 나이에 왜 이리도 어두운 음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6분여에 달하는 곡에서 30초짜리 곡까지, 정말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던” 느낌의 음악이다. 그리고 당시 갑자기 다른 관심사가 생겼었던 건지, 그 일곱 곡의 음악은 7개의 파일만을 남긴 채 백업드라이브 속에 안치되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기타를 선물 받았지만 악기연주에는 흥미가 없었던 건지, 부모님 앞에서 뭔가 열심히 한다는 것이 부끄러웠었던 건지(그럴 나이였다) 음악은 차츰차츰 감상용이 되어갔다.

2008년 겨울. 군대였다. 흔히들 말하는 “풀린 군번”에다가, 취사병이었던 나는, 정말 할 게 없었다. 그래서 그저 하릴없이 책만 읽고 있었는데, 동기 하나가 어디서 버려진 기타를 들고 왔다. 그리고는 이 친구가 갑자기 취사장 휴게실에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곧잘 쳤다. 5살때부터 교회에서 기타를 쳤다는, 목사의 아들인 군대동기 J의 등장이었다. J는 작사는 못해도 작곡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드를 되는대로 잡으며 즉석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나는 작곡은 못해도 작사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가만히 보고 있다가 곧바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Lost Soul”이라는 되먹지않은 제목을 붙인 가사를 그에게 내밀었다. J는 10분 만에 곡을 써냈다. 그날부터 우리는 전방에 투입되기 직전까지, 매일매일 여건이 되는대로 곡을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런 식으로 만든 곡이 30곡이 넘어갔다. 제법 그럴 듯했다.

나는 J에게 곡을 쓰는 법을 배웠다. 코드를 어떻게 조합하는지, 이럴 때는 어떤 코드가 더 효과적인지. 그리고 우리는 FEBA 생활이 끝나고 각자의 전방 소초로 올라가야 했기에 잠시 작별을 했다.

전방에 올라가 기타를 산 후, 하루 종일 혼자서 기타만 쳤다. 5시에 일어나 7시까지 아침밥을 만들고, 기타를 치다가, 10시부터 12까지 점심을 만들고, 기타를 치다가, 4시부터 6시까지 저녁을 만들고, 딱히 취침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은 GOP생활이니 계속 창고에 숨어 기타를 치다가 책을 보다가 자는 그런 패턴이었다.

그렇게 살다가 전역을 한 후, 기타는 나의 새로운 취미생활이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 어쭙잖지만 - 예전에 비해 조금은 더 작곡다운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학과에서, 학교에서는 영화를 찍고 편집하고, 집에 돌아오면 기타를 잡고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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