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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0 개 2,997 박건호
담배를 피운지는 조금 되었다. 미성년자를 벗어나기전부터 피웠으니 꽤 오래된 셈이다.

내가 좋아하게 되면 으레 그렇듯, 조금은 극단적으로 파고들었다. 담배가 신제품으로 나올 때면 모조리 사서 피웠고, 그것도 모자라 이태원, 종각 등등을 돌며 정식수입이 되지 않은 담배를 구해다가 피웠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여송연 종류인데, 쉽게 말하면 향담배이다. 향담배는 깊게 빨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말 그대로 향을 즐기는 담배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구하기도 힘들었던 이 향담배를 커피, 체리, 포도, 메론 등등을 어찌어찌 구해다가 피웠다.

그 중에서 기억이 나는 것은 무역회사 사장 아저씨다. 홍대에서 밤을 새며 거리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만난 사장 엄.. 이름은 까먹었고, 성이 엄이셨다. 엄아저씨는 본인은 담배를 끊었다면서 내게는 온갖 종류의 담배를 팔았다. 어릴 적부터 무역업에 종사했던 엄아저씨는 정말 많은 세계 각지의 담배를 피웠는데, 그렇게 정말 오지게 피워대자니 끊을 때 더더욱 미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17살짜리한테 그런 말을 하며 담배를 파는 아저씨와 그 말을 듣고 좋다고 담배를 구입했던 나나, 정말 이상한 인간들이었다. 술을 마시며 들었던 엄아저씨 개인의 사연은 거짓말처럼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결론은 항상 한 가지로 집중되었다. 죽도록 해 보았을 때 그만둘 때 후회가 없다. 허허 참, 담배는 죽도록 해보다가 정말 죽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에 영향을 받아 아직까지 담배를 피우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이제는 버릇이 된 것 같다. 담배를 끊을 때 자기최면을 이용한다고 하던데, 나는 담배에게서 위로를 받는다는 최면에 걸린 것 같달까. 가끔 정말 그냥, 생각에 잠겨있다가 뜬금없이 계속 눈물이 나올 때가 있다. 그 때 담배를 물면 눈물이 그치는 것이다. 담배가 수분을 빼앗아간다, 라는 사짜과학적 지식을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이건 그냥 우는 아이한테 사탕을 쥐어주면 멈추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주 단순한 위로의 자기최면 같은 것.

그런데 그 사탕이 너무 비싸다. 가끔 이 나라는 미 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담배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다. 뉴질랜드 담배 한 갑 가격이이 한국의 다섯갑 가격이다. 애연가에게는 정말이지 미칠 노릇인지라,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담배 한 보루를 보내준다고 했다. 보냈다. 그리고 세관에 걸렸다.

건강에 대한 것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담배를 피우면 각종질병 등을 유발하는 것은 사실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장수하는 사람 중에 비흡연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담배, 각종질병유발, 그게 나일지도 몰라, 하고 담배를 끊는 것도 차가 무서워 집 밖으로 못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래서 슬프게도 돈이라는 경제적인 이유로 최근에는 담배를 아주 많이 줄였다. 돈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담배가 비싸다는 것이다. 덕분에 마치 돌잡이처럼, 손이 심심하여 자꾸 무언가를 쥐는 버릇이 생겼다. 무언가를 쥐고 꾹꾹 누른다. 아마도 내 폐의 검은 색을 꾹꾹 짜내듯이. 요즘은 정말 누군가가 폐를 꾹꾹 누르는 느낌마저 든다. 바라건대, 차라리 돈 같은 것이, 내 폐를 눌러준다면 차라리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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