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의 시의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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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의 시의성에 대하여

0 개 1,717 박건호
기차에서 피가 났다, 레일에서 피가 굉음을 내며 흐른다. 줄줄줄줄줄줄줄줄 흐른다 Medina의 You and I를 듣는다. I feel like. I’m on a high.. a new beginning that is my life.. I’m turning to the rhythm of the night. I’m alright..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상적인 것이 이상해서 나는 이상 이상으로 깊어진다. 약오르지 메롱. 미친 놈들 다 쏴 죽여버리겠다. 난 잘 모르겠다, 그런데, 머리가 아파온다, 조금씩, 답답해지고 숨이 막히고 얼굴이 거미줄에 붙어 있는데 거미줄을 아무리 떼어 내려해도 떼어지지 않는다. 내가 거미였다 거미가 싫은데 거미가 되었다.
 
거미 열네마리 거미 열다섯마리 거미 열여섯 마리. 나는 거미다. 나는 가수다는 그렇게 서로의 성대만을 자랑하며 내보이다가 결국 끝이 났다. 자극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성대는 그렇게 점점 부풀어 올라 거대한 거미가 되었다. 거미는 그렇게 목 안을 기어오르다 자본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노래가 주는 온기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는 메일을 아무리 보내도 읽지 않는다. 나는 파토스가 뿌리는 소금을 맞는다. 아! 따뜻하다 부슬부슬 따뜻도 하다.

잠시 죽어 있었다. 사는 게 그렇지 뭐. 삶은 생각보다 척박하고, 생각보다 청결하며, 생각보다 예민하고, 생각보다 가볍다 나는 기뻤다. 기뻐서 혀가 길어졌다. 별을 핥았다. 다리가 이불 속에서 부들부들 요란한 웃음을 추었다. 난 내 방 천장에 매달려 나를 바라보았다.
 
거짓정보로 가득 차 있다. 나도 할 말이 없구나. 사실 저건 내 정보인데 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모두가 갑이자 을인 사회에 진짜 정보는 없었다. 그래서 나도 할 말이 없었다.
 
초록색 식물이 분재된 하얀색 화분이 악몽을 꾼다. 누군가 자꾸 화분 위에 뜨거운 두부를 올려놓는다. 두부가 흙과 함께 타들어간다. 하얗게 으깨어진다, 식물이 땀을 질질 흘린다, 초록색 잎사귀 위에 하얀 두부 조각이 올려져 있다, 화분을 베란다로 밀어버린다, 두부가 추락한다, 식물과 두부가 추락한다.
 
하얀색 화분이 검은 아스팔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세상은 두부가 된다. 하이힐이 빠지고 구두가 빠지고 사람들은 두부 속에서 아우성이다. 요란한 웃음들과 거친 울음소리와 한숨소리가 두부를 진동시킨다.

두부가 차츰 으깨지고 달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이제 게걸스럽게 두부를 먹기 시작한다. 두부의 으깨진 틈에서 두부를 먹는다. 잔다. 담소를 나눈다. 섹스를 한다. 책을 읽는다. 잔다. 망나니짓을 한다. 두부세상 대책위원회(TFF)를 만든다. 두부가 빨리 썩으면 안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가우가 기우제를 지내기로 했다.
 
기우제의 하루가 지나고 사람들은 두부를 다 먹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살찌지 않으니까요.

두부를 다 먹고 사람들은 만세를 부른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우주에서 화분 수십억개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정보의 주인은 없다. 세상은 두부가 되었다. 그저 당사자만 멍청하게 실실 쪼갤 뿐이다.
 
사실 두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인간의 몸은 사실 두부처럼 너무도 나약하고 새하얗게 순수한 것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언뜻언뜻 햇살 속에 스쳐가고 있었다. 정보를 잃은 사형수들은 환풍기 너머의 태양을 바라보았다. 환풍기의 시퍼런 날들은 간헐적으로 그들의 눈동자에 들어오는 햇빛을 끊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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