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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고민에 어떻게 반응하세요?

0 개 1,449 이현숙

한 학부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아이의 우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도 크게 들릴 정도였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부모님의 마음에 너무 안타까웠는데, 전에 그 아이와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힘들 때 그 아픔을 몰라주었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더 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부모님도 힘드시겠지만, 울도록 해주고 옆에 되도록 있어주고 다독여 주라고 부탁을 드렸다. 많은 말은 필요 없고 때론 위로의 말을 하려고 시도하다가 오히려 아이에게는 더 상처가 되거나 할 수 있으니 감정이 격할 때는 함께 있어주고 물 한잔이나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전하면서도 같은 부모로써 받을 스트레스가 느껴지며 안타까워 전화를 쉽게 끊을 수가 없었다.

우린 자주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오히려 상처를 더 안겨주는 말과 행동들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염려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은 그 염려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신속히 제거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고, 그러다 보니 시간을 두고 상대의 아픔을 받아주고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기 보다는 다급해지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 말 저 말 끊임없이 하고는 상대가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금방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면서 감정이 섞인 말들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부모님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들이 “너 나이엔 다 그런데 지나가는 일이니 잊어버려라”, “그 까짓 것으로 힘들어하면 대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냐”, 더 심하게는 “대체 니가 그러고 다니니 그런 일이 있는 것 아니냐, 제발 행동 좀 잘하고 다녀라” 등등 힘들어 하는 자녀들에게 위로와 안정보다는 마음을 찌르는 혹은 무관심이 느껴지는 말들로 서러움이나 억울함 감정을 추가로 더하게 된다.

지금은 부모가 된 분들이라면 당연히 예전에 십대를 보내면서 자녀로써 느꼈던 그런 서러운 감정들이 크고 작게 있으리라 생각한다(그러지 않아보셨다면 정말 행운!). 그 때를 생각해보면 자녀로써 부모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혹은 나의 어려움을 상처를 알아주는 부모님일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십대에는 자신의 문제가 이 세상에서 전쟁보다 더 큰 문제로 여겨지면서 세상을 등지고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다가온다. 그건 어린아이들부터 이십 대가 되기 전까지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즉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볼 수도 없고 같은 문제를 겪어보면서 무뎌지고 강해지기 보다는 왜 나에겐 이런 힘든 일이 자꾸 생길까 원망스럽고 나보다는 상대에게 그리고 세상이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것이 십대의 특징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필자가 정말 상대의 고민을 해결해줄 조언들을 열심히 해줄 때보다 오히려 묵묵히 들어주었을 때 아이들은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남긴다. 어른들도 조언을 듣기 보다는 괴로움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사람이 있을 때 오히려 속이 시원하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그리고 때론 우린 해결책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십대의 자녀들에게도 마음껏 자신의 고민이나 힘든 일들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한데 부모 외에 누가 가장 그런 역할을 잘 할 만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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